‘뇌 오가노이드’로 정밀의학 새 장을 열다
‘뇌 오가노이드’로 정밀의학 새 장을 열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8.25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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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뇌 오가노이드’로 정밀의학 새 장을 열다

 

박종찬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 / 오가노이드 기반 물질대사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박종찬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 / 오가노이드 기반 물질대사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최첨단 ‘뇌 오가노이드’ 연구 기술 보유
오가노이드 기반 정밀의학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기대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현 시대는 첨단과학기술의 시대이지만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인간의 질병 중 하나는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진단예측도 어렵고, 치료도 어려워 인간의 최대 난치병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이 대표적인데,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이 질병을 정복하고자 다양한 관점에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줄기세포 기반 삼차원 조직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성과를 내며 2023년 3월 성균관대에 부임한 정말로 따끈따끈한 신진연구자 박종찬 교수를 만나봤다.

역분화줄기세포로 뇌 오가노이드 배양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용어가 오가노이드다. oid(유사한)라는 접미사가 붙은 휴머노이드(humanoid)는 인간을 닮은 로봇을 지칭하고, 오가노이드(Organoid)는 유사장기를 말한다. 신약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과 인간의 유사장기로 실험을 하기에 정밀의학이 가능하다는 점 등의 장점이 주목받으며 바이오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박종찬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던 2017년 박사과정 중 오가노이드라는 신학문, 그중에서도 뇌 오가노이드를 시작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5년 MIT는 10대 미래 유망기술에 ‘뇌 오가노이드’를 선정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기전연구와 진단을 위한 혈액 바이오마커 연구, 뇌혈관 장벽 연구 등을 하던 중 오가노이드를 접하며 연구들을 서로 접목했습니다. 당시에는 오가노이드도 생소한데, 뇌 오가노이드를 하는 연구자는 국내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스타팅 그룹은 개척자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는 “당시 훌륭한 안목을 가지신 지도교수 묵인희 교수님 덕분이다”며 겸손을 표하면서도 “제 연구가 조금이나마 세상에 도움을 준다는 자체가 큰 힘이고 자부심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2021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뇌 오가노이드 기반 알츠하이머병의 정밀의학 기반 약물스크리닝 플랫폼 연구성과를 게재하며 주목받았다.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정밀의학 약물 스크리닝 연구는 거의 최초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인간의 여러 장기 중 뇌를 배양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이차원적인 세포 배양보다 삼차원으로 배양된 두꺼운 뇌 오가노이드이다보니, 대량화와 정량화 그리고 고속 스크리닝까지 가능하게 하는데는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극복해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제시했던 논문이었습니다” 이 성과를 기반으로 박 교수는 거대 난치성 질환의 정밀의학적 해결을 위한 첨단 생명공학, 의학, 생명물리학, 양자생물학 등의 융합학문을 추구하는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에 부임하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시간 추적, 관찰, 공간오믹스로 질환 유발 세포 찾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 제시
2023년 3월 부임한 신진연구자지만, 그는 최근 같은 학과의 김인기, 박별리 교수와 함께 2023년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며, 신진연구자답지 않은 연구성과를 보였다. 그가 연구책임자로 공동연구팀과 사업체가 참여하는 연구과제이다. “본 연구과제는 뇌 질환 오가노이드 기반 정밀의학을 위한 시공간적 통합형 분석 파이프라인 개발을 주제로 합니다. 고도화, 균질화된 오가노이드를 개발한 후, 이미징, 바이오센서 기술을 활용해서 실시간 추적시스템을 구축하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공간오믹스 기법으로 분석해서 정밀의학적인 약물을 찾는 플랫폼 개발이 주요 연구내용이며, 최종적으로는 이 플랫폼을 갖춘 통합형 디바이스를 개발해 시장성까지 확보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정말 물 샐 틈 없는 융합연구 시스템으로 정밀의학의 결정체를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관련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이 장착된 디바이스까지 개발되면, 신약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 예상한다.

역분화줄기세포로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과정은 굉장히 까다롭다. 고도화된 작업과정이 필요해 숙련공과 견주어볼 수 있다. 숙련공은 쉽게 이뤄지지 않기에, 박종찬 교수는 학생들이 인내, 끈기와의 힘겨루기를 잘 이겨내주길 바랐다. 그리고 그는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역분화줄기세포로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과정은 굉장히 까다롭다. 고도화된 작업과정이 필요해 숙련공과 견주어볼 수 있다. 숙련공은 쉽게 이뤄지지 않기에, 박종찬 교수는 학생들이 인내, 끈기와의 힘겨루기를 잘 이겨내주길 바랐다. 그리고 그는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했다.(사진=임성희 기자)

For Our Better Life
오가노이드 기반 물질대사 연구실(Functional Organoid-based Biometabolism Lab)은 약자로 FOBL인데, 박종찬 교수는 부제로 For Our Better Life를 달았다. 고민의 흔적이 역력한 그의 네이밍은 정말 기가 막혔다. 우리가 정밀의학을 추구하는 것도 100세 시대, 더 건강하게 삶의 질을 높여보자는 것인데, 그의 연구그룹의 취지와 정말 맞아떨어진다. 현재는 엑소좀 안의 치매 유발물질 연구와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의 증가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성과를 내며 면역세포와 뇌 질환의 상관관계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인체 통합 오가노이드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 전에 철저히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온 학생들에게 ‘나만 믿고 따라와’라는 믿음을 준다고 밝혔다. “인간의 장기를 배양해야 하니 긴 시간이 필요하고, 고도화되고 민감한 작업이라 연구자의 함양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험에 필요한 줄기세포 시약이 매우 고가라 학생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데, 실수해 사색이 되어 저를 찾아온 학생들에게 저는 항상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겪은 과정이기에 학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합니다” 박종찬 교수가 앞으로 정밀의학 시대를 이끌 오가노이드 연구의 차세대 리더연구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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