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날개 없는 추락, 탈출구는 AI?
[이슈메이커] 날개 없는 추락, 탈출구는 AI?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8.0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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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으로 주가도 하락 추세
연이은 정치권 압박도 부담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날개 없는 추락, 탈출구는 AI?

 

국내 ‘투톱’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속에 주력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주춤하면서 주가까지 흔들리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두 회사는 경영 효율화와 함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여 반등을 노릴 방침이다.

 

 

ⓒPixabay
ⓒPixabay

 

위상 흔들리는 포털 ‘양강’

흔들릴 것 같지 않던 국내 포털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양강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는 중이다.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네이버의 점유율도 하락한 상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의 월간사용자수(MAU) 점유율은 1월 64.5%에서 4개월째 하락해 5월 55.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26.48%에서 34.8%로 8.4% 증가했다.

 

국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가장 많은 월간 실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인 카카오톡도 유튜브(구글)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카카오톡의 MAU는 4,145만 8,675명을 기록하며 집계를 시작한 2020년 이후로 줄곧 1위를 지켜오곤 있으나 2위에 오른 유튜브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같은 기간 유튜브는 MAU 4,095만 1,188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소 격차까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이용자의 이탈 추세가 계속되면 유튜브에 추월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침체의 주요인으로는 Z세대의 외면이 꼽힌다. 젊은 세대의 경우 글보다 직관적인 영상이나 이미지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엔진을 강화하고 이용자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마련에 나서는 등 플랫폼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3년 만에 네이버 PC 버전을 개편했으며 하반기 검색 화면과 모바일 앱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환경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검색 결과에서 숏폼,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노출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서비스 내에 ‘오픈 채팅’을 별도 탭으로 분리하고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역할을 강화했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국내 포털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양강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는 중이다. ⓒ네이버/카카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국내 포털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양강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는 중이다. ⓒ네이버/카카오

 

주가 약세도 지속 중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는데,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5.2% 줄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영업이익은 3,305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5% 늘었으나 매출의 핵심인 검색 플랫폼 분야의 이익이 작년보다 0.2% 느는 데 그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편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정치권 압박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이른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은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을 사전 규제하는 ‘온플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지난 5월 도입한 ‘디지털시장법(DMA)’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온플법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행위가 적발되면 높은 과징금이나 사업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규제안이다.

 

공정위는 1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플랫폼 독과점 규제 개선 필요성을 검토해왔다. DMA의 규제 내용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가 의무사항 위반 시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래서 규제를 받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과 달리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규모를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 5월 입장문을 통해 “온플법이 법제화될 경우 국내 플랫폼 기업의 혁신 시도는 위축될 것”이라며 “지금 정부와 국회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사업 구조 및 인력 감축으로 안간힘

여러 악재 속에 네이버와 카카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네이버는 인력 효율화 대신 사업 구조 개편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던 영화 정보 제공 전용 웹사이트 ‘네이버 영화’를 종료했고, 주문형 비디오(VOD) 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서비스 ‘네이버 시리즈온’도 스트리밍 위주로 시장이 바뀌면서 PC 다운로드 서비스를 중지한다. 보험 사업을 위해 출범한 NF보험서비스 역시 정리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네이버TV’는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 나우’와 합쳐 분산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원화할 계획이다. 경쟁력이 낮은 사업을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사업부 정리 없이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12일부터 2주 동안 10년 차 이상의 고 연차 직원들에게 이직 및 전직을 권했다. 회사는 인력 선순환을 위한 조처로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플랫폼 업계에선 희망퇴직으로 본다. 이로 인해 투자유치와 기업공개(IPO) 위주의 카카오식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외형을 확장한다는 이유로 신사업 추진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어느 정도 묵인됐다면, 적자 행진이 거듭되고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편 생성형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둘러싼 미국 빅테크들의 초격차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두 기업은 하반기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출격시키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도 이어나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급변하는 업계 분위기를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최대한 모델 완성도를 높인 다음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의 AI 사업을 맡은 카카오브레인은 하반기 AI 모델 코GPT를 개선한 코GPT 2.0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일두,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 ⓒ카카오
카카오의 AI 사업을 맡은 카카오브레인은 하반기 AI 모델 코GPT를 개선한 코GPT 2.0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일두,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 ⓒ카카오

 

네이버는 차세대 AI 검색 챗봇 ‘큐:(CUE:)’의 출시를 여름 이후로 미뤘다. 내부적으로는 서비스 기술력 고도화를 위해 매일매일 긴박하게 돌아가는 형세이지만, 공개 시점과 관련해선 서두르지 않을 방침이다. 오픈AI의 챗GPT가 최근 들어 관심도 면에서 다소 기세가 꺾였기 때문이란 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B2B 영역에선 상황이 다르다. 실제 실무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은 챗GPT에 열광하고 있는 분위기라 네이버는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큐:(CUE:)보다 먼저 내놓는 방향으로 정책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시장에 내놓기에 앞서 스타트업에 먼저 공유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산 AI가 앞다퉈 자체 생성형 AI 모델에 올라탈 기업들을 빠르게 확보해 나가는 추세라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국내 AI 생태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AI 사업을 맡은 카카오브레인은 하반기 AI 모델 코GPT를 개선한 코GPT 2.0을 내놓을 예정이다. 코GPT를 기반으로 하는 AI 챗봇 ‘코챗GPT’ 출시도 예고했다. 코챗GPT는 연내 출시가 목표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를 고도화한 ‘칼로 2.0’도 3분기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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