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자!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자!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7.3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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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자! 

최덕현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나노에너지 및 나노센서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최덕현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나노에너지 및 나노센서 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마찰전기 메가 리뷰 논문 발표
차세대 발전기술로 주목받는 ‘에너지 하베스팅’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에너지 하베스팅, energy harvesting, 영문 그대로 에너지를 수확한다는 뜻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일상의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우리 일상 어디에서든 에너지가 흐른다. 하지만, 그 양이 불규칙하고 다양해서, 의식하지 못하고 버려질 때가 많은데, 그 에너지들을 모아 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신재생 에너지 원천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우연이 필연이 된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해 처음엔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다고 한다. 나노 에너지로 무엇을 구동시킬 수 있겠냐며…. 하지만 이젠 소형화된 스마트 디바이스 자가발전의 핵심기술로 주목받으며, 4차산업혁명의 차세대 발전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최덕현 교수의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 입문기가 흥미로웠다. 박사과정 때는 나노 구조 물질에 대한 기계적/윤활적 특성 연구를 수행했고, 미국 UC-Berkeley 포스닥 때는 나노 플라스모닉스 연구를 진행하며 관련 연구성과로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할 수 있었으나, 조직개편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과제를 맡게 되며, 처음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를 접하게 됐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연구였는데, 이제는 제 연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구주제가 됐습니다” 그의 첫 교수 임용지는 2010년 경희대였다. 경희대에서 나노 플라스모닉스와 에너지 하베스팅이라는 두 개의 큰 틀을 유지하며 연구에 임했고, 2012년 조지아텍 종린왕 교수가 마찰전기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에 관한 첫 논문을 게재하며 최덕현 교수도 마찰전기에 관심을 두고 어디서든 일어나는 마찰이라는 버려지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성균관대로 이직해, 그는 연구 인생 2막을 열었다. “10년 전에는 소재, 구조라는 기초연구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이용한 에너지와 센서 응용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자 합니다”라며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소재, 소자, 시스템 연구와 이를 응용하는 나노 에너지, 나노 센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최 교수는 밝혔다. 그는 마찰전기를 활용하기 위해선, 소재나 소자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불규칙한 움직임으로부터 일정한 에너지를 생산하게 하는 기계적인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특히 관련 연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참여 연구자 80명, 130쪽에 달하는 
마찰전기 10년을 아우르는 ‘메가 리뷰 논문’ 

종류가 다른 두 물질이 만났을 때 전하의 이동으로 생기는 정전기의 일종인 마찰전기는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며 소재 선정의 자유도가 높아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연구 분야이다. 이론부터 시작해서, 소재, 소자, 기계적인 에너지 변환 시스템, 회로시스템, 그리고 마찰전기를 이용한 응용 분야(웨어러블 전자장치, 보조에너지원, 센서, 로봇, 사물인터넷, 바이오 등)까지 연구 분야가 방대한데, 최근 최덕현 교수가 종린왕 교수 논문 발표 이후 10년의 전 세계적인 연구를 정리해 리뷰 논문을 게재하며 ‘메가 리뷰 논문’이라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나노코리아 ‘나노 에너지 하베스팅’ 세션의 위원장을 맡아 세션을 부흥시키며 주목받은 그는 ACS Nano 저널의 제안을 받아 마찰전기 리뷰 논문 작성에 착수했다. “약 10년이 넘는 마찰전기 전 분야에 대한 리뷰로, 그동안 어떻게 연구가 진행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마찰전기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지난 10년의 요약과 향후 10년의 발전 방향을 제안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제별 80여 명 연구자의 참여로, 130쪽에 달하는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본 연구 결과가 게재된 후 국내외 주변 연구자들의 축하가 이어졌으며, 엄청난 정리로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제 최 교수는 주변의 축하와 고마운 마음을 뒤로하고 자신 또한, 이 메가 리뷰 논문을 발판삼아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덕현 교수는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며 “100시대가 되면서 스스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학생들이 주저하지 않기를 바랐다.(사진=임성희 기자)
최덕현 교수는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며 “100시대가 되면서 스스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학생들이 주저하지 않기를 바랐다.(사진=임성희 기자)

“공학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연구 이제 시작”
최덕현 교수는 현재 환경문제 개선 및 개인 안전문제와 관련된 응용성을 위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인 이슈인 탄소 중립과도 연결되는 트렌디한 연구성과가 예상된다. “결국, 에너지와 센서가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될 것입니다. 소프트 로봇 분야의 액추에이터,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정전 집진 장치, 바이오 분야의 셀프힐링을 위한 패치형, 착용형 에너지 생산 시스템 및 신체 모니터링 센서 개발 등이 도전하고자 하는 연구목표입니다. 또한, 타이어 미세플라스틱과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플라스틱 제거 그리고 제거된 미세플라스틱의 업사이클 관련 연구에도 관심이 높아 최근 새로 추진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는 공학자로서 그동안 갈고닦은 과학적 성과를 응용하는 도전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나노 표면을 이용한 맴브레인 구조의 유수 분리 등 나노기술 응용에 관한 연구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있어 최근 유수 분리 기술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덕현 교수는 낙천주의자다. 그에겐 실패도 전진을 위한 에너지원이 된다. 그래서 그는 인터뷰 내내 웃으면서 즐겁게 연구 일상을 소개했다. 그가 우연히 만난 에너지 하베스팅도 시련의 연속이었겠지만, 이젠 그의 연구 인생을 갈음하는 연구주제가 됐다. 최덕현 교수가 어떻게 에너지를 수확해, 일상생활이라는 우리 밥상에 어떤 반찬으로 올려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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