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Problem] 돈과 정보가 오가는 취업시장
[Social Problem] 돈과 정보가 오가는 취업시장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5.3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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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돈과 정보가 오가는 취업시장

취업 사기, 절박한 취업 준비생을 두 번 울리는 범죄


 

 

 

 

고용절벽과 N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취업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속해서 높아지는 청년실업률
 

20%가 넘는 청년실업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형 고실업이 한국에서도 고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실업률이 2010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월 23일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전체 실업률은 3.6%를 기록했고 이는 2014년도에 비해 0.1% 증가한 수치이다. 연령별로는 2002년 7%로 저점을 찍은 후 7~8% 사이에서 유지되던 청년층 실업률이 2012년 7.5%에서 2013년 8.0%로 반등했고 2014년에 9%로, 2015년에 9.2%로 지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60세 이상 고령층 실업률도 2013년 1.8%에서 2014년에는 2.3%, 2015년에는 2.5%로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 고용동향의 실업률은 학생과 같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아닌, 경제활동인구 중 미취업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1주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정의하며,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으나 미취업 상태에 있는 자를 실업자라고 말한다. 즉, 단기 아르바이트생은 취업자로 분류되며, 구직 포기자나 구직 활동 전인 취업준비생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계속해서 높아만 지는 실업률 속에서 다수 청년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현상도 생겨났다. 이러한 배경이 바탕이 돼,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예정 인원이 지난해보다 420명 늘어난 4,120명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지난 1월 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에 51.6:1이었던 경쟁률에 비해 올해 경쟁률이 54:1로 더 높게 나타났다.
 

고용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현재, 취업난은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출 부진과 대외 경기 둔화는 고용 창출 여력을 떨어트리고 있으며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같은 형태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은 점도 실업률 증가율에 한몫하고 있다. 비정규직 및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현재 경제활동인구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올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1980년대에 태어난 ‘에코 세대’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2020년대 초반까지는 현재 상황과 같은 넘치는 노동력 공급에 비해 수요 정체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는 점도 지속해서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취업 사기 사례
 

절박한 취업준비생의 심리를 악용한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에 허위로 구직자 채용공고를 내 개인정보를 털거나 취업을 미끼로 청탁 비용을 요구하며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범죄가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온라인 취업 포털 조사 결과, 47.1%의 구직자들이 취업 사기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 준비를 하며 겪은 사기 유형으로는 연봉 등 고용조건을 허위·과장한 경우가 56.1%로 가장 많았으며, 입사 후 공고와 다른 자격조건을 제시하거나 채용할 것처럼 속이고 채용하지 않은 경우, 채용공고와 달리 다단계 영업을 강요당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월 아산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임용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주도자 A 씨는 2015년 2월 26일부터 2016년 3월 3일까지 피해자 D 씨에게 아산시청 공무원으로 임용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4억여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에 결과, A 씨는 친구 B 씨와 C 씨를 시청 회계팀장과 교육 담당이라고 속인 뒤 아산 시청 채권 공무원 임용에 필요한 보고서 작성비와 연수비, 피복비, 출장비 등에 필요하다고 요구해 249차례에 걸쳐 4억여 원을 편취했다.

취업 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한 마당에 범죄자 누명까지 쓰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를 모집하는 거짓 구인 광고가 인터넷에 게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실제 취업이 된 것처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후 급여통장이나 업무용 통장을 만든다는 명목하에 보안카드 등의 금융정보를 요구한다. 또한, 회사 출입카드 기능을 개인 카드에 넣는다며 속인 후 개인정보를 도용해 대포통장을 만드는 사기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본인 명의의 통장이 범죄에 악용된 경우, 피해자는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 통장 명의자는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피해자 명의의 통장으로 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가장 먼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다. 자신의 개인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 접근 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동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 의거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정규직 모집 구인광고를 한 후, 면접 시 프리랜서 근무형태로 유도하며 물품 판매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 단편영화 블라인드

 

 

 

정규직 모집 구인광고를 한 후, 면접 시 프리랜서 근무형태로 유도하며 물품 판매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피해자인 E 씨는 “구인업체가 실제 제시한 근로조건과 제가 경험한 근로조건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수습 기간 성실하게 일하면 정직원을 시켜주겠다는 처음 말과는 달리, 실적이 없으면 정직원 전환이 어렵다며 회사 제품을 산 뒤 나중에 거래처에 팔아 보상받으라고 했습니다” E 씨는 대출까지 받아 2,000만 원어치의 흑삼을 산 뒤에야 정직원이 될 수 있었지만, 정직원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등의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취업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출자금을 편취하는 사례와 윤락행위 사업을 목적으로 허위 사업장 명칭과 업무 내용을 게재하며 구직자를 모집하는 경우, 창업 후 직전 근무회사 명의로 구인광고를 하며 구인광고에 기재된 임금보다 근로자에게 낮게 제시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취업 사기가 이어지고 있다.
 

뒷돈 거래를 통해 직원을 채용해 구직자들을 허무하게 만드는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 2013년 한양대병원은 신입간호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모집 공고와 인사 규정을 임의로 바꿔 간호사 여러 명을 부정 채용했다. 지난해 한 직원이 채용 비리와 은폐 의혹이 있다고 내부고발을 했지만, 대학 재단과 병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더욱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3월에는 대전도시철도공사의 비리 채용도 밝혀졌다. 대전시가 3월 24일 발표한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 부정채용 의혹에 관련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부정 채용은 3월 3일에 치러진 신규 직원 채용 때 특정 응시자 2명에 대한 면접시험 점수를 조작하라는 차준일 사장의 지시로 발생했다. 차 사장이 부탁한 2명 가운데 1명은 필기점수가 너무 낮아 면접점수를 조작했음에도 불합격 처리 됐으며, 나머지 한 명은 부정 합격을 했다. 이는 인사관리 총괄 담당인 황재하 경영이사의 내부제보를 통해 밝혀졌으며, 해당 사건에만 도시철도공사 직원 7명과 민간 면접위원 1명 등 모두 8명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피해 예방이 중요
 

취업 사기 피해를 겪은 피해자가 해마다 늘어나자, 구직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많은 회사는 면접자가 입사하기 전까지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입사하기 전 회사에서 금융정보를 요구한다면 사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입사 예정된 회사에 자신의 금융 정보를 알려줬을 경우 즉시 경찰서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하며, 은행 영업점에도 알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 통장을 넘겨주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자신이 넘겨준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경우 범죄행위 방조죄로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

악성코드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소액결제 사기에도 주의해야 한다. 구직자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합격통보 메일 또는 문자를 발송하는 사기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이 무심코 누른 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소액결제로 돈이 출금되기도 한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이나 문자를 함부로 눌러서는 안 되며,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의 신원과 연락처가 확실한지 체크해야 한다. 또한, 이력서를 제출하기 전 기업에서 모집하는 직종과 자격 조건만 확인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회사 설립일과 직원 수 등 정확한 회사 정보도 점검해야 한다. 입사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유사 업종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문의하거나 노동부 고용안전센터에서 해당 회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직활동 중 취업 사기 피해를 겪은 사례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 번의 취업 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은 사회에 대한 불신과 취업의욕 상실, 자기비하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입사지원 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꼼꼼히 숙지하고 피해를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구직자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많은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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