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신성장 동력 주축으로 ‘뉴 롯데’ 만든다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신성장 동력 주축으로 ‘뉴 롯데’ 만든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6.26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동성 위기 딛고 신사업 확대 속도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탈피 시도 주목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신성장 동력 주축으로 ‘뉴 롯데’ 만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 후 그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룹 경영시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자산총액 기준 포스코에 밀려 13년 만에 재계 서열 6위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내세우며 순혈주의 조직문화를 벗어나 그룹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롯데그룹
ⓒ롯데그룹

 

‘유통 명가’ 자부심 상처

롯데는 10대 그룹 중 전년 대비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음극재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13개의 계열사가 생기면서 12개를 늘린 SK그룹을 앞섰다. 1967년 롯데제과 설립으로 국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유통 공룡’의 입지를 다져왔다면 최근 들어 무게 중심을 배터리·화학으로 옮기면서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롯데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액 1위는 22조 2,761억 원의 롯데케미칼이 차지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롯데정밀화학을 포함해 롯데건설, 현대케미칼, 여수페트로 등을 지배하는 최대 계열사가 됐다. 유통의 핵심축인 롯데쇼핑은 15조 4,76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13개의 계열사가 새롭게 생기는 등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롯데는 지난해 13개의 계열사가 새롭게 생기는 등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올해 자산총액 129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포스코그룹(132조 1,000억 원)에 밀려 재계 순위 6위로 내려앉으며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편 롯데건설에서 촉발된 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신동빈 회장과 그룹 차원에서 자금 지원을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주요 사업인 ‘유통’에 있어서도 롯데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롯데쇼핑은 실적 하락을 겪으면서 ‘유통 명가’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 특히 맞수인 신세계에 더해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쿠팡과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의 ‘글로벌 유통업 강자 2023’에 따르면 ‘글로벌 톱 250’에 등재된 국내 기업은 이마트(60위)와 쿠팡(74위), 롯데쇼핑(91위) 등이다. 이마트는 전년 순위보다 3계단 하락했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 중 선두를 유지했고, 쿠팡은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50%에 육박하며 순위가 24계단 뛰었다. 반면 롯데쇼핑은 매출액이 3.8% 감소하며 15계단 하락했다.

 

투자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2012년 1조 2,400억을 투자해 인수한 롯데하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 적자 전환하며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함께 투자한 한샘도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자산총액 129조 7,000억 원을 기록한 롯데는 재계 순위 6위로 내려앉으며 최근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그룹
올해 자산총액 129조 7,000억 원을 기록한 롯데는 재계 순위 6위로 내려앉으며 최근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그룹

 

연이은 위기 속 체질개선 돌입

이러한 상황 속에 롯데는 체질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기업문화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혀 구태의연한 조직문화가 성장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신동빈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강조하며 젊은 리더십의 전면화를 내세우고 있다. 계열사의 수장부터 교체해 임직원들에게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주문한다는 취지다. 실제 롯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연령은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추세다. 전체 CEO들의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58세) 대비 1세가량 낮아졌고, 사장 직급은 3세가량 젊어졌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투자 확대와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2000년대 들어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간 석유화학과 렌터카 사업을 포함해 M&A 기업은 35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대형은행들과 5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맺어 앞으로 미래 핵심사업 투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향후 신사업 투자 계획에 문제가 없도록 은행과 미리 손잡아 시장에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또한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과 화학·식품·인프라에 5년 간 총 37조 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유통·관광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도 늘린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한다. 아울러 광주 ‘1호 복합쇼핑몰’ 건설을 위한 부지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1조 원을 투자해 특화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롯데그룹

 

호텔 사업군은 관광 인프라 핵심 시설인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 2조 3,000억 원을 투자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식품 사업군은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 총 2조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의 일환이기도 한 ‘원롯데’ 추진에도 신 회장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하며 일본 롯데 경영권을 확보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 각각 ‘미래 성장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한일 롯데그룹 통합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이 올해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본격 추진하고, 기존 사업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향해 지속해서 나아갈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롯데그룹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총력

아울러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6월 12일부터 양일간 부산에서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 설립 15주년 기념행사를 열어 30개국 주한 대사들과 부산 북항 등을 찾아 부산 엑스포 유치 역량을 홍보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는 신 회장이 지난 2007년 10월 설립한 단체로 출범 이래 현재까지 신 회장이 회장직을 맡아오며 각국 대사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문화·외교적 교류를 넓혀왔다. 일본 교토에서 열린 ‘소비재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에게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등 해외에서도 엑스포 홍보에 적극적이다.

 

61조 원의 경제 파급 효과와 50만 명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백화점과 롯데월드 등 부산 내 다수 사업장을 보유한 롯데그룹에게도 엑스포 유치는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 롯데는 부산 엑스포 유치 관련 전사 차원의 TF를 구성해 활동하면서 엑스포 유치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산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는 중이다. 지난 3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부산시와 엑스포 유치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활동 토대 역시 마련했다.

 

롯데의 엑스포 유치 노력은 부산과의 상생 측면에서도 평가받고 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부산은 고향과도 같은 지역이다. 창업자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울산 출신이고, 젊었을 적 부산에서 살아 실질적 고향으로 전해진다. 부산을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도 지역민의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지난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을 개장하는 등 사업적 연결 지점도 적지 않은데, 이 근방으로 국내 최대 규모 시니어 복합단지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도 마련해 롯데타운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 시민과의 약속’으로 거론되는 부산롯데월드타워 역시 부지 매입 27년여 만인 오는 8월 착공이 예정되어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성공과 함께 타워 조성이 이뤄질 경우 롯데의 역량을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롯데의 역량을 총동원해 성공적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