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의 검은 손
주가조작의 검은 손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1.12.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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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conomic Report]

 

4억 2000만 캐럿 카메룬 다이아몬드의 진실은?
고위공직자 연루된 주가조작의 냄새 풀풀

C&K마이닝은 계열사인 C&K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해 12월 4억 2000만 캐럿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4억 2000만 캐럿은 전 세계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1억 7000만 캐럿)의 2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엄청난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에 C&K인터내셔널의 주가는 3000원에서 1만 6000원대로 급등했다. 하지만 이는 주가조작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에 대한 집중 조사를 실시했다. 4억 2000만 캐럿 다이아몬드를 놓고 벌어진 보이지 않는 기득권 싸움 그리고 주가조작의 검은 손까지. 과연 4억 2000만 캐럿 다이아몬드의 진실은 무엇일까?

 

MB정부 부실한 자원외교, 누구를 살찌우는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성과로 손꼽히던 자원외교의 부실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권력실세 개입설’에 이어 청와대의 과도한 포장에 따른 ‘빈껍데기’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등장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대사관의 2009년 2월 26일자 전문에 따르면, “4조 원대의 이라크 유전개발권은 구체적인 합의가 안 된 ‘설익은(prematurely)’것이었지만, 정부는 이미 석유가 생산되는 생산광구에 대한 첫 계약이자 자원외교의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대대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정부는 2009년 5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리는 양국 간 장관급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마무리하기로 약속했지만, 끝내 이라크 정부는 개발권 부여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날 위키리크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한 ‘생색내기’ 사례라며 폭로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은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가진 오찬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400억 달러 규모 원자력발전소 사업수주가 실은 발표 한 달 전인 2009년 11월 자신의 UAE 방문 때 이미 확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UAE 측이 공식 발표 전 이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하면서 청와대는 2009년 12월 한국-UAE 정상회담에 맞춰 이를 화려하게 발표했다. 위의 사건들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는 실체는 없고 허상만 있는 보여 주기식 공언(空言)이라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 또 하나 대한민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건’이다. 이는 민간업체가 추진한 자원외교로 ‘권력 실세 개입설’과 함께 주가조작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민주당)은 C&K마이닝이 추진하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에 대해 사업타당성 평가도 하지 않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나서 홍보해 사실상 주가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외교통상부 고위 전관들이 이 회사와 관련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오덕균 C&K 회장 주가급등 차익 380억 원 챙겨
정부가 2차례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이 전혀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자료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급등했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애꿎은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봐 주가조작이라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9월 19일 “C&K마이닝(오덕균 회장)은 오직 추정매장량만 갖고 마치 사업성이 있는 것처럼 공시해 주가를 끌어 올렸다”며 “정부는 전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자료 냈고 회사는 허위정보로 큰 시세차익을 냈을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외교부가 공개한 공시엔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언론 등을 통해 추정 매장량을 이미 공개했다. 하지만 공식적 발표인 공시에는 매장량을 빼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회사 측은 올해 초 광물 평가기관인 MSA에 기술보고서를 의뢰했다. 하지만 지난 8월 공개된 기술보고서에도 매장량은 없었다. 회사 측은 “내년 생산부터 자연스럽게 매장량이 산출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최근 매장량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시간이 급해 회사 말만 듣고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 가운데 카메룬 다이아몬드 보고서를 작성했던 충남대 김 모 교수가 C&K마이닝의 이사(2007년 8월 17일 취임)였으며 그의 아내 역시 회사의 대주주(같은 해 8월 22일 유상증자 때 5만주 획득)였던 것도 새롭게 확인됐다. 김 교수는 2008년 3월 17일 '카메룬 요카도마 다이아몬드광산 탐사 연구 발표회'를 앞두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그해 2월 15일 이사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그가 그만둔 날 바로 부인은 이사로 등재됐다. 한 정계 관계자는 “매장량의 근거인 다이아몬드광 탐사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 김 모 충남대 교수가 이 개발업체의 등기이사였다”며 “객관적인 매장량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자원개발 전문가는 “추정매장량만으로 광산의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확정매장량이 나오고 또 사업여건 등을 확실하게 따져봐야 경제적인 가치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초부터 카메룬 다이아몬드 탐사에 나선 충남대 김 교수는 탐사가 완료된 2008년 10월 뇌졸중과 풍토병으로 돌연사했다. 2009년 5월 카메룬 정부에 제출된 최종 보고서는 C&K마이닝이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국무총리실과 외교부 등 정부는 사실 확인조차 없이 C&K마이닝을 전적으로 지원했다. 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C&K마이닝이 광산 개발권을 취득하는데 팔을 걷고 나섰고, 외교부는 2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를 급등시켰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C&K마이닝이 카메룬 정부기업과 공동으로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을 추진했다”며 “이 지역의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은 최소 약 4억 2천 캐럿”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사실관계 확인 없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지적의 언론사 기사가 나오자 올해 6월 27일에는 “카메룬 정부도 탐사과정에서 엄격한 대조검토를 했다”며 “C&K마이닝의 개발권은 미국에 이어 카메룬 역사상 2번째로 부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차례 보도자료는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자원 대사가 주도했고, C&K 계열사엔 이명박 정부 첫 총리실장이었던 조중표 씨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이성남 의원은 지난 8월 권재진 법무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이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답변한 것을 상기시키며 “민정수석이 일개 기업의 주식 불공정거래를 보고하진 않는다. 결국 박영준 전 차관과 청와대 직원 등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보고한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메룬은 국제 분쟁지역의 무기구입 자금원이 되는 '피의 다이아몬드' 유통을 막기 위한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하지 않아 다이아몬드 반출이 불가능한데도 회사는 2009년 2월 20일 이를 국내로 반입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사업이 오는 12월이면 생산물이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비논란에 더욱더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8월 29일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C&K인터내셔널 오덕균 회장은 “4억 2000만 캐럿이라는 매장량 근거가 어디 있느냐, 사기에 가깝다”는 의원들 지적에 “직원 40명이 현재도 카메룬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고 12월이면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생산물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 회장은 “카메룬 광산법에 따라 14단계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개발권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과는 브리핑 요청을 받고 국무총리 차장실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친밀한 관계일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부인했다. C&K 회사관계자도 “기업설명회에서 오덕균 회장이 솔직하게 밝혔듯이 저희 C&K는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의 향방에 일희일비하는 것이나 일부 언론인과 정치인이 나쁜 의도로 비난하는 데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조만간 상업생산에 착수하게 되므로 다이아몬드가 매일 매일 산출되는 그 날이 오면, 이러한 음해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C&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에 대대적인 반기 들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던 C&K인터내셔널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자료를 공개했다. C&K는 카메룬 모빌롱 광산을 탐사했던 UNDP보고서와 광산의 역사 등 자료를 올리면서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논란들에 대해 반박글을 게재했다. C&K는 9월 3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95년도 카메룬 정부와 UNDP 합동보고서에 의하면 모빌롱 지역에 있는 역암층을 '다이아몬드 저장소'라고 표현하고 있고 그 면적도 50km x5km에 이른다”며 “앞으로 허위사실 유포 등에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C&K인터내셔널과 오덕균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다이아몬드 광산의 경제성과 주가조작 의혹, 외교통상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의 관계 등에 대해 국회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추궁을 받았다. C&K는 UNDP 보고서, 정부 보고서, C&K 탐사보고서, MSA 기술보고서 등을 통해 광산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C&K 측은 “소통의 부재로 오해가 쌓이면서 국정감사에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난까지 받았지만 국감은 주주들과 소통하며 성숙할 수 있는 계기”라며 “지금은 탐사단계가 아닌 상업생산 단계로 추정매장량과 관련한 학술적 논의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덕균 C&K 회장은 “카메룬 광산은 지난 6년간 땀 흘려 얻은 어려운 개발권”이라며 “당초 개인과 카메룬 정부가 합작했기 때문에 주주들을 통해 광산을 지키고 싶어 상장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및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의 관계와 관련, C&K는 “외교부 보도자료는 C&K와 관련이 없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영권 C&K 대표이사는 “추정매장량은 생산과 함께 확정매장량으로 점차 증가해 나갈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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