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UP] 수천 년간 이어져 온 화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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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3.21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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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수천 년간 이어져 온 화장의 역사

과거부터 현대까지, 그들이 화장한 이유를 탐구하다



 

 

▲ⓒ wikimedia commons

 

 
 

화장은 수천 년간 인류의 문화이자 생활양식으로 존재해 왔다. 원초적인 원시 부족의 화장에서부터 단점을 감추고 강점을 두드러지게 하는 현대 화장까지. 발전해온 화장의 역사에 대해 알아본다.


 

화장 기원에 관한 다양한 설
 

원시시대 인간은 나체 상태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과 문신을 새기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리고 이것을 화장의 시초라고 부른다. 원시 시대 화장은 사회적 지위와 종교적인 의미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위장 행위로 화장을 하기도 했으며, 신분이나 지위를 표현하거나 악을 물리치는 의미로 화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초의 화장품은 열매와 식물 염료재 또는 광물을 빻은 가루를 동물 기름 등과 섞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화장의 기원을 바라보며 학자들은 관점에 따라 장식설과 이성유인설, 보호설, 종교설, 신분표시설 등을 내놓기도 했다.
 

자연과 동물 등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보호본능으로 사람이 화장을 하게 됐다는 자기보호설은 대표적인 화장의 기원으로 꼽힌다. 신체에 색을 칠해 전쟁에서 적으로부터 신분을 숨기는 행위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신체에 장식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사냥 시 동물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다가가기 위해 동물 기름이나 배설물을 바르거나 동물의 털과 새의 깃털, 나뭇잎 등을 이용해 위장하는 등 신체 보호 방안을 마련한 행위가 자기보호설에 따른 메이크업이다.
 

타인에게 자신을 아름답게 나타내거나 돋보이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화장을 시작했다는 것은 장식설에 해당한다. 이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신체 중, 아름다운 부분을 돋보이게 하고 추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 특정한 문양을 새기거나, 문신, 색칠하기, 장식 등의 치장을 했다. 또한,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기 위해 피를 바르거나 무서운 장식을 했고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귀하고 화려한 장식과 다채로운 색상으로 치장하기도 했다. 의복을 착용하기 전 신체 전체에 행해지던 화장은 의복 착용을 시작한 후 신체 노출이 되는 부분 즉, 얼굴에 집중적으로 행해지게 됐다.

신분표시설은 공동사회 형성이 시작되면서 종족을 표시하거나 종족 내 지배자와 피지배자 등 신분이나 계급을 구분하기 위해 화장이 시작됐다는 설이다. 높은 계급의 사람은 자신의 용맹을 과시하거나 타인보다 우월해 보이려는 본능적인 욕구로 인해 타인과 구분되는 치장을 한다. 신분표시설에 따르면 동·식물 등 자연에서 채취한 장식물과 색 등으로 신체를 치장하기도 했으며, 신체의 변형과 상흔, 문신, 머리 장식 등 원시적인 메이크업 방법을 이용해 종족과 신분, 계급, 성별 등을 표시했다. 이 외에도 영적인 존재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는 영적인 존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려는 방안으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는 종교설과 이성이나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화장을 시작했다는 이성유인설 등이 화장의 기원으로 꼽히고 있다. 나라와 민족 등에 따라 각기 다른 풍습과 환경을 지니고 있는 만큼, 화장품도 다르게 발달했다. 그래서 화장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기록에 의한 화장의 역사
 

지난해 1월 PNA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화장의 기원은 5만 년 전부터 시작된다.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방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물감 찌꺼기가 묻은 조개껍데기를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화장 용기라는 결과가 밝혀졌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 파운데이션으로 추정되는 노란색 물감과 검은 광석 가루가 섞인 빨간색 파우더도 발견됐으며, 네안데르탈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색소를 가공해 얼굴과 몸에 화장을 했다. 이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이미 오래전 화장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화장의 역사는 기원전 7500년 이집트에서 시작됐다. 당시 화장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 이집트에서는 위험과 공포를 쫓기 위한 종교적인 목적과 신체 보호 이유로 화장의 역사가 시작됐다. 자연으로부터 신체를 지키고자 피마자기름을 몸에 바르거나 얼굴과 몸에 문신을 새겼고 눈에 짙은 화장을 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검은 화장 먹으로 눈매를 강조했고 광물에서 얻은 녹색과 청색 안료를 사용해 눈 주위에 아이섀도를 그렸다. 이후 아름다움을 위한 화장이 이집트에서도 발달했고, 이는 이집트 마지막 여왕으로 꼽히는 클레오파트라 시대에 정점을 이뤘다. 클레오파트라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집트 화장품을 체계화하고 세분화했다. 또한, 현대 화장품 제조업자들이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했던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는 점은 화장품의 질 좋은 성분 때문이다.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하던 화장품의 원료 중 많은 성분이 무공해적이고 무독성분으로, 당시 이집트 눈 화장품에 들어있던 소금 납은 산화질소를 만들어내 면역력을 높여주고 눈병 예방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태양 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오일을 사용했으며, 염색기술과 비듬약으로 가발이 제작되기도 했다. 한 화장품 관계자는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했던 화장품을 가리키며 “스킨케어와 액세서리, 바디·네일·헤어 케어, 향수 등 그가 사용했던 많은 아이템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완벽한 제품들이다”라고 언급했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화장의 역사는 기원전 7500년 이집트에서 시작됐고, 이집트 마지막 여왕으로 꼽히는 클레오파트라 시대에 정점을 이뤘다 ⓒ 영화 클레오파트라

 

 
 

일본의 고문헌에 의하면 한국 화장의 역사는 신라 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고문헌에는 “신라의 한 승려가 서기 692년경에 일본에서 연분을 만들었기에 상을 주었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신라 시대에는 흰 피부를 표현하기 위한 백분과 연분, 색조 화장을 할 수 있는 색분, 볼과 입술을 치장할 수 있는 홍화를 만드는 제조 기술이 발전했다. 남성 화랑들도 여성 못지않게 화려한 장신구와 화장으로 치장했다. 백분은 쌀가루와 서곡 등의 곡식 분말과 분꽃 씨, 조개껍데기를 태워 빻은 것, 백토, 활석의 분말 등으로 만들어졌다. 신라인들은 이를 토기의 분합에 저장해놓고 필요시 식물 씨 등의 기름으로 개서 사용했다.

색조 화장으로 볼과 입술, 이마를 붉은색으로 치장하는 연지·곤지는 기원전 1150년경 중국의 은 주왕 때부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기원후 5~6세기경 색조 화장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볼과 입술이 빨갛게 발라져 있는 여인이 그려진 고구려 벽화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인간 모두가 추구하는 화장
 

다수의 현대인이 여성들만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화장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남성들에게도 화장은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아프리카 니제르와 밀리 등 사하라 사막에 거주하고 있는 우다베 족에서는 남성들이 화장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워소라는 축제가 열리면 많은 남성이 한 마리의 원앙과 공작처럼 화장술로 자신을 치장한다. 같은 기간 여성들은 오히려 꾸미지 않은 본래의 모습으로 자신들을 향한 남성들의 구애를 바라본다. 부족에서 선발된 여성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은 미스터 아이시스 또는 미스터 사하라라고 불리는 최고 미남을 뽑고 이 과정에서 최고 미남으로 뽑힌 순서대로 남성들은 결혼을 할 수 있다. 우다베 족 남성들에게는 ‘추하면 잊힌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모를 중요한 가치 기준으로 여기고 있다. 부족에서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팔과 다리를 잡아 늘이고 코가 오똑하게 설 수 있도록 당기는 등 아기가 예쁜 남성으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소년들의 성인식이라고 불리는 신쀼를 앞두고 어린 남자아이들이 화려하게 치장을 한다. 10살 전후 소년이 치르는 의식인 신쀼는 ‘스님이 된다’라는 뜻으로, 싯다르타 태자가 왕위를 버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듯, 미얀마에서는 신쀼 의식을 거친 소년을 사회인으로 인정한다. 신쀼를 치르는 남성은 스님의 주도하에 가장 화려한 의식과 화장을 한 후, 행렬한다. 이후 의관에서 수행복으로 갈아입은 그들은 삭발을 하고 출가하여 단기 승려로서 수행하게 된다. 미얀마의 단기 승려제도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동안 단기 승려로서 수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화장하는 남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 남성 화장품 시장규모는 약 10억 달러로, 세계 남성 화장품 시장 중 소비 1위로 꼽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2012년 13.1%, 2013년 7.5%, 2014년 7.2% 등으로 매년 10% 안팎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남성들이 화장을 하게 된 이유로는 취업을 위해, 결혼을 위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등 다양한 답변이 나오고 있다. 화장하는 남성이 늘어나자 다수 브랜드에서는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그루밍 방법과 화장 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연구를 통해 화장품과 화장법은 지속해서 발전되고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화장의 역사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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