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인권 문제로 대북 압박 고삐
[이슈메이커] 인권 문제로 대북 압박 고삐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11.0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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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군사·경제 압박에 새로운 카드 추가
대화 테이블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권 문제로 대북 압박 고삐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정부 대응도 한층 강경해지며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통일부는 인도적 이슈인 인권 등을 고리로 북한에 우회적 소통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북한의 적대 행위 중지 및 대화 재개를 위한 다각적 시도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통일부
ⓒ통일부

 

북한 억류 국민 가족과 면담한 권영세 장관
지난 10월 21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 중인 우리 국민 6명 중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2명의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정부의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직 장관이 억류자 가족과 면담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인권 문제를 앞세워 대화를 시도해 보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자리에서 권 장관은 “지금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태라 (억류자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류되신 분들을 석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사실 지난 정부에서도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노력을 했는데 잘 안됐던 부분”이라며 “북한에서 여러 얘기 나오고 있고 신빙성, 진정성 믿기 어렵다는 부분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런 거 상관없이 국민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통일부도 억류자에 대한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한 바 있으나 북한은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는 2013년 이후 총 6명의 국민이 억류돼 있다. 김정욱 씨와 김국기 씨, 최춘길 씨 등 선교사 3명은 중국 단둥을 비롯한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 쉼터를 운영하거나 선교 활동을 벌이다 북한 당국에 체포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탈북민 출신 한국 국적자로 고현철 씨와 김원호 씨, 함진우 씨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역시 중국에서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다 북한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자세한 근황이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 측은 억류자의 신분 등에 대해서는 신변 보호를 이유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월 초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문제와 독일 통일의 교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통일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월 초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문제와 독일 통일의 교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통일부

 

국제무대에서도 북한 인권 공개 지적
통일부는 이번 면담을 시작으로 억류자 생사 확인, 면회에 이어 석방 및 송환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교류 및 협력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앞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 ‘담대한 구상’과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도 불응했다. 따라서 실제 송환보다는 그에 따른 국내외 정치적 효과를 기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약한 고리인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등 공론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실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지난 10월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제77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이 한국 문화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 영상물의 유포자에게 사형을, 시청자에게는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는 법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지난해 말 제정했다고 지적했고, 또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에 대한 총살 지령을 내렸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아울러 올해 말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4년 만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황 대사는 같은 날 ‘여성, 평화, 그리고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도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한국에 온 탈북자 3만4,000여 명의 72%가 여성인데 그들 중 다수가 수년간 구금, 인신매매, 송환, 고문과 잔혹한 처벌을 포함한 위험을 견뎌낸 후에야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선전매체는 권영세 장관을 ‘대결광’이라고 맹비난하며 통일부가 더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Pixabay
북한 선전매체는 권영세 장관을 ‘대결광’이라고 맹비난하며 통일부가 더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Pixabay

 

이에 대해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서방국가들이 인권에 대해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 대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에 근거해 특정 국가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것이야말로 인권 침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인권을 최우선시하고 정치·사회적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선전매체 역시 권영세 장관을 ‘대결광’이라고 맹비난하며 통일부가 더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10월 22일 ‘죽어도 못고치는 대결병’ 제하 기사와 만평에서 권 장관이 이달 초 독일에서 귀국하면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았다. 매체는 “해외 행각(방문을 폄하한 표현) 기간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는 이 나라 언론들 앞에서 그 무슨 우려니, 도발이니 하며 공화국의 정당한 자위적인 군사적 조치들에 대해 시비 중상하는 추태도 부리였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공화국에 넘겨씌워 보려는 고약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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