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국정 현안 뒷전, 분란과 정쟁만 계속
[이슈메이커] 국정 현안 뒷전, 분란과 정쟁만 계속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9.2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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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이준석 ‘치킨게임’ 절정
‘사법 리스크’에 강경 노선 펼치는 야당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국정 현안 뒷전, 분란과 정쟁만 계속
 
정기국회가 시작됐음에도 여야는 ‘사법 리스크’에 몸살을 앓으며 연일 정치 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몇 달째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분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한 정치 공세에만 빠져 있다. 경제와 안보 위기 속 중대한 국정 현안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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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으로 치닫는 국민의힘과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접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9월 20일 “공소시효가 임박한 알선 수재 등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대표가 받는 “증거인멸 및 무고 등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던 2013년 7~8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게 성 접대와 함께 900만 원어치 화장품 세트 등을 받았으며, 2013~2015년 김 대표에게 250만 원 상당의 추석 선물을 수수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번 불송치 결정에 따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예고한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혐의가 앞선 이 전 대표 징계의 주요 사유였던 만큼 당시 징계 자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리위가 추가 징계에 나서게 되면 이 전 대표와 윤리위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추가 징계를 예고한 윤리위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제 남은 수순은 ‘제명’일 것으로 분석한다. 이 전 대표가 지난 7월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당헌·당규에 추가 징계를 할 시 이보다 더 높은 수위의 징계는 ‘탈당 권유’ 또는 ‘제명’ 처분만 남은 상황이라서다. 앞서 윤리위는 성 상납 의혹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성 상납 무마 의혹에 대해 “각서를 모른다는 이 전 대표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몇 달째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분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몇 달째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분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 수사 결과 발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필귀정’이라며 “무고하게 한 사람을 담그려 했던 검사장 출신 윤리위 부위원장은 당장 책임질 것”이라며 앞선 윤리위 징계와 윤리위 부위원장이던 유상범 의원을 겨냥했다. 최근 유 의원은 이 전 대표 의혹과 관련해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는 문자메시지를 정진석 당시 의원에게 보낸 것이 확인되면서 윤리위원에서 사퇴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가입하기 좋은 화요일”이라며 당원 모집을 촉구하는 짧은 메시지로 대응했다. 경찰이 향후 수사 여지를 남겨뒀고, 자신의 추가 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민생 드라이브’ 거는 주호영
이러한 상황 속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로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선출했다. 주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당헌상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중도 사퇴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는 여당으로서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생활을 돌보는 일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원군’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선 당정 간 소통 채널인 ‘실무당정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이처럼 민생을 기치로 내걸고 한 달 만에 원내사령탑으로 복귀했지만 주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과제가 만만찮다.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당 내홍을 수습하고, 거대 야당을 상대로 원내대표로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준석 전 대표의 갈등 봉합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투톱’으로 하는 지도부 재정비 작업이 진행되었지만, 비대위가 좌초되면 주 원내대표는 사실상 ‘원톱’으로 당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당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결정을 내릴 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선 당정 간 소통 채널인 ‘실무당정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선 당정 간 소통 채널인 ‘실무당정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국민의힘

 

여기에 원내대표 경선에서 경쟁을 펼친 이용호 의원의 선전 역시 주 원내대표에겐 부담이다. 당내 기반이 전무한 것으로 평가받던 이 의원이 주호영 추대론에 반기를 들며 40%의 지지를 얻은 것을 두고 ‘친윤계’가 역풍을 맞았다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선거는 복합 요인이 결합돼 구분이 어렵고 몇몇 분은 너무 일방적이 될까봐 (이 의원을) 선택했다고 얘기해줬다”며 말을 아꼈지만, 이 의원은 “이변이 아니라 바닥에 깔린 민심, 의원들 마음이 이미 그렇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공세를 막는 것도 과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 과정에서 점에서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등의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 감사와 대통령실 국정감사 등을 수용할 것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민생 행보에도 고전하는 이재명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지난 8월 28일 취임한 뒤 전국을 훑으며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현장최고위원회의와 타운홀 미팅, 식사 정치 등에 집중하고, 원내지도부는 대여 공세를 펼침과 동시에 민생 입법 드라이브를 통해 이 대표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의 이 대표 기소와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대여 공세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직전 윤석열 대통령 고발(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및 장신구 재산 신고 누락 의혹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과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허위경력·뇌물성 후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당론 발의’ 등을 통해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취임 후 전국을 훑으며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취임 후 전국을 훑으며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노력에도 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대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사법 리스크가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가 방송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기소한 상황이다. 검찰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한 사건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과 백현동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협박했다’는 발언 등 크게 두 가지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의 입장과 달리 변호사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판단했다. 이 대표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방송에 출연해 네 차례에 걸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발언을 나열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피고인(이 대표)으로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 처장 등과의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는 경우 관련 비리 의혹의 최종적인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고,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으므로 연관성을 차단해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국토부 협박’ 역시 허위라고 판단됐다. 이 대표는 경기 성남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성남시를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줬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고발돼 기소됐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에 따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당에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약 434억 원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향후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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