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로 압타머 연구의 새 지평 연다
혁신 기술로 압타머 연구의 새 지평 연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7.01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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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압타머 발굴 기술 보유
압타머와 항체 기술의 공생 통한 파이프라인 구축 도모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혁신 기술로 압타머 연구의 새 지평 연다

 

‘압타머(Aptamer)’는 3차원 구조를 유지하면서 특정 분자에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핵산을 뜻한다. 1990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 래리 골드 박사팀에 의해 처음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뒤 2004년 첫 신약이 등장하는 등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왔다. 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압타머 시장 규모는 1억 5,1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오는 2026년까지 약 3억 4,2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압타머 분야 글로벌 No.1 기업을 꿈꾸다

압타머가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항체(Antibody)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다수의 바이오의약품이 항체를 이용해 개발되는데, 항체가 가지고 있는 표적 특이성을 압타머 역시 지니고 있다. 여기에 항체보다 분자 크기가 작아 약물을 세포에 잘 전달할 수 있고,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또한 항체가 특정 부위에만 결합하는 반면, 압타머는 입체 형태라 표적 물질을 감싸듯이 결합해 응용 범위 역시 넓다. 이를 바탕으로 압타머는 감염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원인 병원체 규명을 위한 검출법에 사용되거나, 암 치료제나 조직염색, 바이오 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된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이와 같은 압타머 자체 발굴(H-SELEX)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기기와 신약 개발을 도모하며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기업의 염규호 대표는 압타머가 항체를 대체하는 게 아닌, 동시에 사용 가능한 공존이 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R&D의 콘셉트라고 전한다. 염 대표를 만나 회사의 활동과 향후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아주대에서 생명과학을 학사 전공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으로 넘어가 화학 분야 석사와 동일 실험에서 박사 학위를 마쳤다. 생명과학에서 화학 쪽으로 진로를 변경한 건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아내이자 현재 우리 기업의 기술이사인 강주영 CTO의 영향이 있었다. 그렇게 GIST에서 저는 박진주 교수님 연구실에서 단백질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강 CTO는 진단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우리 두 사람이 가진 기술과 연구 분야를 접목해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출원하게 되면서 이를 공학적으로 활용해보고자 창업 동아리를 만들어 경진대회 수상까지 이르게 됐다. 이 과정까지 이르게 되자 점차 창업에 대한 꿈이 서서히 생기게 되었다”

 

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설립은 어떻게 진행하게 된 건지?

“GIST 내에서 창업경진대회 수상을 한 이후 GIST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가 공동 주최하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공동 창업경진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면역진단신호증폭기술로 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내로라하는 국내 과학대학들의 창업 팀과 경쟁해 수상을 하자 우리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진보되어 있고 유의미한 연구를 통해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졸업과 함께 GIST 창업진흥센터의 ‘외부 전문가 참여 프로그램(IPP)’에 참여해 과제 선정이 되어 2020년 기업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창업 활동을 시작했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압타머 자체 발굴(H-SELEX)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기기와 신약 개발을 도모하며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압타머 자체 발굴(H-SELEX)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기기와 신약 개발을 도모하며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기업의 핵심 키워드인 ‘압타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준다면?

“압타머는 RNA·DNA로 이뤄진 단일 핵산 물질을 의미하는데, 표적 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항체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작은 크기로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등 항체가 갖고 있지 못한 장점들도 있다 보니 미래형 바이오소재 기술로 각광받으며 항체를 대체할 물질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압타머를 이용해 신약과 진단 분야의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회사이다. 다만 엄밀히 말씀드리면 우리 기업은 항체를 대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와 같이 쓸 수 있는 압타머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의 기술력도 궁금하다

“앞서 언급했듯 압타머와 항체가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기에 발굴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자체 기술 ‘H-SELEX(Heterogeneous SELEX)’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 H-SELEX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중복되지 않는 결합 부위를 가지는 항원 특이적 압타머를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질병 발생 시 빠른 시간 내에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압타머를 확보할 수 있고, 항체 신약을 보조할 수 있는 ​압타머 선별도 가능한 기술이다. 또한 압타머 기반 진단기술에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신호 증폭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 등록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진단 키트 대비 정확도를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공공기술 활용 청년기술창업 경진대회에서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지난 3월 개최된 공공기술 활용 청년기술창업 경진대회에서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

 

특허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지

“선별된 압타머를 통해 기존 진단 대비 뛰어난 민감도를 가지는 진단 기기를 개발하고자 한다. 현재 면역 진단이나 신속 항원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별도의 형광 물질이나 골드 나노입자 사용 방식을 채택하는데, 우리 기업은 압타머를 통해 육안으로도 높은 정확도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성공한다면 아마 전 세계 최초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집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분자 진단 키트 개발까지 진행하고자 한다”

 

파이프라인 구축에 대한 목표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어떤 바이오 기업이든 자사의 가치를 높이려면 결국 신약이 필요한데,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압타머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뒤 신약이 한 차례 등장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항체 신약의 아성이 공고한 상황인데, 우리는 항체 신약의 영역은 인정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시장에 진입해보고자 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항체 기술과 압타머 기술의 공생이 우리 기업이 가진 목표이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에 입주해있는데 이곳의 인프라와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염규호 대표는 압타머 분야의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회사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좌) 강주영 CTO, (우) 염규호 대표 사진=손보승 기자
염규호 대표는 압타머 분야의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회사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좌) 강주영 CTO, (우) 염규호 대표 사진=손보승 기자

 

회사의 인적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압타머 전문가들만 모인 것이 아니라 단백질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시작한 기업이라 기술에 대한 마음의 문이 열린 회사라는 점이다. 그래서 향후 팀 빌딩을 계속해나가는 과정에서 항체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GIST에 있던 당시 박진주 교수님의 첫 제자로 실험실 빌딩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연구 경력이 다소 부족한 분이라도 배울 자세만 되어있다면 잘 성장시켜 드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기업가이자 과학자로서 가진 철학이 있다면

“연구자로서는 거짓말을 하지 말자는 신념이 있다. 사실 실험을 하다보면 잘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많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그럴 때 데이터에 솔직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조직 문화에 있어서도 지나친 압박과 주인의식을 강요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소통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가진 가치를 억지로 부풀려 투자를 받고 사업화를 진행하는 건 제 ‘결’과는 맞지 않다. 기술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인허가를 받아 매출 성과를 증명하면, 또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과 같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등 점진적으로 회사의 밸류를 높여나가고 싶다”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물론 단기적으로는 자금 확보를 통한 사업화 진행이다. 그렇게 에스비바이오사이언스의 첫 제품 인허가와 출시가 목표이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신약 개발에도 나서면서 압타머 분야의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이와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해 함께 헌신해주고 있는 강주영 CTO를 비롯한 회사 구성원들, 사업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와 같은 기관들에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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