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최적의 근무 체계 찾고자 고심하는 기업들
[이슈메이커] 최적의 근무 체계 찾고자 고심하는 기업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6.1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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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가시화되며 새로운 업무 형태 찾는 중
생산성 입증한 재택근무, 직원 만족도 역시 높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최적의 근무 체계 찾고자 고심하는 기업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출장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던 기업들이 ‘엔데믹’ 가시화로 일상 회복에 들어갔다. 다만 고민이 큰 모습이다.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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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 근무 시스템 개발 시도 이어져

길게는 2년 이상 이어졌던 재택근무는 이미 많은 기업에서 새로운 업무 형태와 직장문화로 자리 잡은 상태다.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꼽혔다. 직원들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한 기업들은 이로 인해 거리두기 해제 이후 곧장 ‘사무실 출근’을 강요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재택근무를 당분간 더 유지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 방식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의 경우 사내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근무 형태는 ‘재택·출근 혼합’(52.2%)과 ‘주5일 재택’(41.7%) 순으로 나타났다. 40% 이상의 직원이 전면 재택근무를 1순위로 꼽은 가운데 ‘주5일 사무실 출근’을 선호한 직원은 2.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고 본인에게 최적의 업무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면 업무를 통해 가능한 효과를 고려하되 일정 부분 재택을 활용하는 근무제도를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IT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일률적인 정시 출근과 대면 회의를 강조하기보다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성과를 중시하는 자율적인 근무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아울러 ‘거점 오피스’를 마련해 임직원들의 장거리 출퇴근 부담을 덜어주는 기업도 속속 생기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을 비롯한 세 곳에 거점형 업무 공간 ‘스피어(Sphere)’의 운영을 시작했다. 출퇴근 이동 시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CJ 역시 서울시 용산구와 중구, 경기 고양시 일산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각자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을 선택해 출근한다.

 

해외 IT 기업들의 경우 보안 문제와 협업, 소통 등의 이유로 직원에게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혜택을 내걸었다. 구글은 캘리포니아 본사 근처 극장에서 직원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는 등 복지 혜택을 늘릴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음악회와 맥주·와인 시음회, 취미 클래스 등을 준비했다.

 

 

SK텔레콤은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남시 분당구 등 세 곳에 거점형 업무 공간 ‘스피어(Sphere)’의 운영을 시작했다. ⓒSK텔레콤 뉴스룸
SK텔레콤은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남시 분당구 등 세 곳에 거점형 업무 공간 ‘스피어(Sphere)’의 운영을 시작했다. ⓒSK텔레콤 뉴스룸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초점

한편 대기업들은 거리두기 해제에 발맞춰 재택근무 비율을 낮추는 식으로 완화된 근무지침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판단과 함께 장기간 이어진 재택근무를 한 번에 없앴을 경우 생기는 부작용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재택근무 비율 50%를 일단 유지하면서 그동안 금지하던 회식은 10명 이내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사에서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며 “공유 오피스 자율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 방식을 시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재택근무 비율을 종전 50%에서 30% 이하로 완화했다. 또 대면 회의, 사내 교육 및 행사, 회식 인원수 제한을 해제하고 국내외 출장과 외부 방문객의 사무실 출입 등도 허용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대면 회의를 금지에서 ‘자제’로, 행사도 ‘비대면’에서 ‘제한된 범위에서 가능’으로 낮췄다.

 

 

CJ ENM은 지난해 제주시에 ‘CJ ENM 제주점’을 열고 낮에는 일하고 일과 후엔 여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실험에 나선 상태다. ⓒ채널CJ
CJ ENM은 지난해 제주시에 ‘CJ ENM 제주점’을 열고 낮에는 일하고 일과 후엔 여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실험에 나선 상태다. ⓒ채널CJ

 

직장 내 비중이 높은 MZ세대들이 재택근무를 일종의 복지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유연근무 방식을 찾기 위한 시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는 IT 직종은 재택근무가 이직 등에서 중요한 근무 조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놀자, 직방, 라인플러스 등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무기한 재택근무를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J ENM의 경우 지난해 제주시에 ‘CJ ENM 제주점’을 열고 한적한 여행지를 찾아 낮에는 일하고 일과 후엔 여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실험에도 나선 상태다.

 

비대면 근무를 권장하는 기업들은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사내 문화가 더 나은 생산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구성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따라오는 사회적 가치도 장점으로 꼽힌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ESG)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마다 다른 경영 환경에 맞는 적합 직무 분석과 선정기준 마련이 필요하겠지만 ‘어디서 일하는가’가 아닌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들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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