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치후원금’
깨끗한 정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치후원금’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03.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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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깨끗한 정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치후원금’
 

소액 다수의 후원 활성화와 정치자금 투명화 노력 필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초선 의원들이 정치후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인이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가장 깨끗한 돈'으로 불리는 정치후원금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의원들에게 필요한 '실탄'일 뿐만 아니라 한도를 초과할 경우 다음 해로 이월되기 때문에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 탓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초선들은 정치후원금이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합법적인 정치자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재와 군부정권으로 상징되는 현대사의 긴 암흑기를 지나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했다. 또한, 1980∼90년대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복지의 향상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과 의식 수준이 높아졌으며, 이는 정치에 대한 참여와 관심으로 이어져 과거에 비해 선거풍토를 한층 깨끗하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불법으로 비자금을 챙기는 잘못된 선거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낙마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종종 매체들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악습을 막으려면 우선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감시자 역할을 하며, 검은 돈과 눈먼 돈의 유혹을 받지 않도록 깨끗한 돈이 정치권에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이 깨끗한 정치를 위해 국민이 직접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정치인에게 후원을 하는 이른바 ‘정치후원금’을 제공하는 일이다. 

 
정치후원금은 정치자금법상에서 개인이나 후원회 등이 제공할 수 있는 합법적인 정치자금이다. 정치자금법상의 합법적인 정치자금 이외의 일체의 음성 정치자금 수수는 처벌을 받게 된다. 합법적인 '정치자금'이란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후원회의 모집금품과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기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물건을 말한다. 이 중 '후원금'은 후원회의 회원이 후원회에 납입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을 말하며, 개인은 하나 이상의 후원회를 통하여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고 법인이나 단체는 일절 정치자금을 기부나 기탁을 할 수 없다. 개인은 자유의사로 후원회의 회원이 될 수 있으나, 정치자금 기부제한자와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자는 후원회의 회원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법인이나 단체는 후원회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

 
후원회의 후원금의 경우, 연간 기부 가능 한도액을 정하고 있으며 법인 또는 단체는 기부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다. 후원인이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후원금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후원회가 연간 모금할 수 있는 한도액은 대통령후보자등후원회·대통령선거경선후보자후원회는 각각 선거비용제한액의 5%에 해당하는 금액, 국회의원·국회의원후보자등 및 당대표경선후보자의 후원회는 각각 1억 5,000만원, 지방자치단체장후보자후원회는 선거비용제한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정치후원금은 국민이 합법적으로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자 깨끗하고 더 나은 정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정치후원 문화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아 특히 초선의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치후원금 한도를 다 채워 계좌를 폐쇄한 국회의원은 전체의 10%인 불과 3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30명 중 비례대표는 홍종학 의원 단 1명이고, 19대 국회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초선 의원으로 쳐도 5명에 그쳐 정치후원금이 초선·비례대표들에게 정치후원금이란 남의 일이나 다름없다.  

 

성완종게이트 부른 우리나라 정치계의 부끄러운 민낯


지난해 정치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정치계의 이슈 중에 하나는 ‘성완종게이트’였다. ‘성완종 게이트’는 정국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는데 그 중심에는 정치권의 검은 거래, 정경유착의 어두운 이면이 자리하고 있고,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금 문제도 내재해 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청구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공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년 국회의원 후원회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99명의 국회의원은 총 504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1인당 평균 1억 7,000만 원 가량(연간 1억 5,000만 원 한도, 작년처럼 선거가 있는 해는 3억 원까지 가능)을 거둬들인 셈이다.

 
그런데 연간 300만 원 초과 후원자(연간 총 2,000만 원, 국회의원 한 명당 500만 원 후원 가능) 명단을 살펴보면 고액 기부자의 직업이 모호하게 기재돼 있어 신원 파악이 어렵다. 후원자의 신원이 모호한 비중은 전체 모금액의 80% 가까이를 차지, 정치 후원금의 투명성을 의심하게 한다. 또 일부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구 기초의원이나 같은 당 기초의원들에게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갑을관계 후원’이란 눈총을 사고 있다.

 
성완종 게이트에 연루돼 국무총리 직에서 물러나게 된 3선의 새누리랑 이완구 국회의원(충남 부여·청양)의 경우 당시 충남도의원이었던 A 씨 등 지난해 6·4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지역구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에게 후원금을 받았다.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2013년 말부터 이 의원은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4명으로부터 4500만 원(캠프 관계자 후원금 포함), 광역·기초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4명에게 2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후원자 리스트에는 A 씨를 제외하곤 직업이 ‘자영업’, ‘회사원’ 등으로 기재돼 있어 정당인,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임을 은폐했다.

 
초선인 새누리당 이장우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B 대전시의원에게 50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건설 관련 단체 임원인 C 씨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논산·계룡·금산)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공주)에게 880만 원을 기부했다. 대전의 경제인 단체 임원 C는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기업인들에게 정치인 후원금은 사업 영위를 위한 일종의 ‘보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차명의 쪼개기 후원’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으로 정확한 실태를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 후원금의 출처를 파고들어가면 국회의원에게 흘러들어간 특정인의 후원 규모가 선관위 자료에 명시된 것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매년 국회의원 후원금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300만 원 초과 고액 기부자 인적사항이 제대로 기재되고 있지 않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더구나 현행법에는 정치자금 후원자 인적사항 기재 위반 시 처벌조항이 없어 ‘익명성 후원’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후원금은 정당한 정치활동의 일환이므로 그 자체를 비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출처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자금 전반의 투명성을 확보해 올바른 정치후원금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후원금은 합법적 정치참여 수단이다. ⓒ경인지방우정청

 

 

다수 국민의 소액 정치후원금이 해답될 수 있어


아직까지 국내 정치계에서는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후원금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후원금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정치후원금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정당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정치후원금의 마구잡이식 모금행태, 지역적 편중성, 현직프리미엄은 문제로 지적된다. 그렇다고 현재 시스템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업과 법인단체의 후원금을 합법화하기에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정치계에서는 현행 시스템에서 금지되어 있는 기업의 정치자금을 합법화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일인당 1억 5,000만원을 모으기 어려운 현실에서 어떻게든지 많은 모금액을 모아보자는 데서 나온 모색이다. 그러면서도 공적인 업무를 표방한 정치후원금 사용내역 공개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올바른 정치풍토 구축과 정치후원금의 확보를 위해서는 투명성 있는 정치후원금의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정치후원금의 투명성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며 “정치후원금 모금과 사용내역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조진만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후원금의 문제점에 대해 “모금과정과 사용과정이 투명한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치자금의 모금과정과 사용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치후원금제도가 양성화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정치후원금이 투명해지게 되면 정치후원금의 고액 방지 및 대가성 정치자금을 차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올바른 정치후원금 문화의 정착을 위해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오바마 후보는 풍부한 선거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 가지 눈 여겨볼 것은 그의 정치후원금 중 많은 부분이 소액다수의 후원금이라는 점이다. 그의 후원자 가운데 200달러 미만의 소액 후원자는 전체의 4분의 1일에 달했고, 400만 명이 넘는 기부자 가운데 3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기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모인 정치후원금으로 TV시청자 5,300만 명에게 천문학적인 돈이 소요되는 슈퍼볼 결승전의 프라임 시간대에 정치광고를 주요 채널에 30분간 내보낼 수 있었다. 이렇듯 유권자는 투표로써도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고 정치적 지지를 보내지만 정치후원금을 통해 또 다른 정치적 지지를 보내게 된다. 정치후원금은 금전 기부를 통한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 이렇듯 정치후원금은 ‘가진 자’의 소수가 중심이 되면 정치는 부자들의 전유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수 서민들이 소액으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한다면 정치는 훨씬 서민지향적이고 깨끗하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에 2004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소액다수 후원의 활성화를 통해 정치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정치자금의 조달과 수입, 지출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하여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였다. 정치후원금에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개인으로부터 이를 받아 일정 기준에 따라 정당에 지급하는 ‘기탁금’과 자신이 후원하고자 하는 정치인의 후원회에 기부하는 ‘후원금’이 있다. 선관위에서 모금하는 기탁금의 경우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도 기부가 가능하다. 또한 정치후원금을 기부한 경우 10만원 이하 소액 후원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시 전액 세액을 공제하고 있다. 제 20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국민 모두가 정치후원금으로 깨끗한 선거문화가 될 수 있도록 믿음의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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