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모두가 소속감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다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모두가 소속감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1.0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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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중심으로 온라인 속 놀이터 형성

마이크로소프트(MS) 인수 제의 거절하며 IPO 준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모두가 소속감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다
 
‘디스코드(Discord)’는 음성과 채팅, 화상 통화 등을 지원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특히 게임에 특화되어 있어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마이크를 통해 상대 게이머와 실시간 소통을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며 이제는 게임용 메신저의 대명사로 불린다. 2020년 기준 2억 5,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할 정도로 게이머를 비롯한 인터넷 연결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디스코드
ⓒ디스코드

 

실패에서 찾은 기회
창립자이자 디스코드의 CEO 제이슨 시트론은 미국 ‘미국 최고의 게임 학교’로 꼽히는 게임·예술 전문학교인 풀세일대 출신이다. 비디오게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에 풀세일대 출신이 매년 30명 이상 후보에 오른다. 게임을 워낙 좋아했던 시트론은 워크래프트와 에버퀘스트 같은 온라인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해 아슬아슬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한다. 졸업 이후에는 게임 제작에 착수해 2008년 게임 스튜디오를 시작하고 ‘오픈페인트(OpenFeint)’라는 소셜게임 전용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했다.
 
오픈파인트를 2011년 일본의 인터넷 기술 기업 ‘그리(GREE)’에 1억 400만 달러에 매각한 뒤 시트론은 몇 달 동안은 그리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디스코드의 공동 창업자인 스태니슬라프 비슈네프스키를 소개받게 된다. 비슈네프스키 역시 다른 소셜게임 플랫폼을 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경력자였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비디오게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해머 앤 치슬(Hammer & Chisel)’이라는 기업을 만들어 태블릿PC 전용 게임 ‘페이츠 포레버(Fates Forever)’를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자 이들은 게임에 담기로 계획했던 SNS 개발에 집중해 게이머들의 놀이터를 만들기로 한다. 실제 페이츠 포레버는 게임은 게임 플레이 중 서로 음성이나 텍스트로 대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 ‘스카이프(Skype)’나 ‘팀스피크(TeamSpeak)’와 같은 기존 채팅 프로그램이 가진 문제 보완에 주력했다. 이는 2015년 디스코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던 서비스였다. 하지만 음질은 좋은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던 게이머는 2가지 도구를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시트론과 개발자들은 IP 주소를 여러 플레이어가 공유할 필요 없이 음성 채팅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스카이프와 팀스피크를 버릴 때가 됐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디스코드를 출시했다. 디스코드는 통화 음질이 좋다는 장점과 게임 이외의 것을 친구와 얘기하고 싶었던 많은 게이머에게 이내 널리 받아들여졌다.
 
 
게임용 메신저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성장한 디스코드는 전 세계인들이 서로 대화하고 어울리며 유대감을 쌓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디스코드
게임용 메신저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성장한 디스코드는 전 세계인들이 서로 대화하고 어울리며 유대감을 쌓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디스코드

 

게이머들을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소통 플랫폼’
디스코드는 특유의 가벼운 프로그램 속도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13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용되고 있고, 한 달 평균 100억 개 가까운 메시지가 발생한다. 게임이라는 특정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플랫폼임을 생각하면 놀라운 이용자 수다.
 
디스코드의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웹사이트에서 별도의 설치 없이 접속을 할 수도 있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C와 모바일 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후 채팅방 개념의 개별 ‘서버’를 생성해 코드를 배포하면 상대방은 이를 입력해 편리하게 채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채널에 참여한 후에는 자유롭게 채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음성 채팅이 필요할 때는 마이크나 헤드셋 등으로 참여할 수 있고, 텍스트 채팅은 물론 화상 통화와 파일 전송도 가능하다. 유료 구독 서비스인 ‘니트로(Nitro)’를 이용하면 고화질 화상채팅과 꾸미기 아이템 등이 제공된다. 가장 편리한 점 중 하나는 ‘오버레이’ 기능이다. 이로 인해 게임 실행 도중에도 화면 위로 디스코드 채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 이용이 원활하다 보니 각 게임이 자체 제공하는 채팅 기능보다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이용자는 채팅방 개념의 개별 ‘서버’를 생성해 코드를 배포하면 상대방이 이를 입력해 편리하게 채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디스코드
이용자는 채팅방 개념의 개별 ‘서버’를 생성해 코드를 배포하면 상대방이 이를 입력해 편리하게 채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디스코드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디스코드는 게이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깨끗하고 안전한 소통 플랫폼’에 대해 상당히 예리한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고 극찬한 바 있고, 포브스는 “디스코드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해 입소문만으로 숭배받았다”고 표현했다.
 
출범 이듬해인 2016년 1월 워너미디어 등으로부터 2,000만 달러를 투자받고, 2018년 텐센트 등에서 1억 5,000만 달러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며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엑스박스(Xbox)’ 라이브 사용자들이 디스코드를 통해 친구 목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휴 제안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였다. 성공 가능성에 자신이 붙자 게임 판매 수익을 위해 시작한 ‘디스코드 스토어’를 1년 만에 폐쇄하기도 했다. 이는 사용자가 디스코드에 요구하는 바가 게임에 대해 ‘얘기하는 장소’이지 게임을 ‘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세계 각지 게임사는 디스코드를 유저와의 공식 소통 채널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게이머 전용 SNS로 출발했지만 이용자 범위도 다양해졌다. 디스코드 플랫폼에서 전날 있었던 스포츠 경기나 TV 프로그램에 대해 감상평을 나누거나 외국어 학습 방법과 가상화폐 투자, 취미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소규모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시트론 CEO는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스코드
ⓒ디스코드

 

NFT 도입 가능성에 이용자 우려 사기도
성장 과정에서 큰 위기도 있었다. 2017년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의 폭력 시위 당시 이들이 시위를 모의한 공간이 디스코드였기 때문이다. 당시 디스코드는 해당 시위를 지원하는데 관련된 서버를 닫고 참여한 사용자를 차단했다. 그 과정에서 100여 개 그룹을 삭제해 몸집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이후 재발 방지는 물론 스팸 봇과 서버 공격을 막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프로그램 신뢰 및 안전을 위한 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뉴욕타임스가 “디스코드 등 플랫폼은 성적 약탈자의 사냥터”라고 보도하며 디지털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디스코드는 성인 콘텐츠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스코드가 암호화폐와 NFT(Non-Fungible Token)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시트론 CEO의 트윗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초 시트론은 자신의 트위터에 디스코드와 이더리움 대표 지갑인 ‘메타마스크’ 등 가상자산 지갑 연동을 암시하는 이미지를 ‘프로버블리 낫씽(probably nothing)’이라는 문구와 함께 올렸다. 해당 문구는 NFT 대체불가토큰(NFT) 분야에선 ‘곧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통하는 말이어서 시트론이 디스코드 콘텐츠 내 NFT 도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최근 디스코드는 암호화폐와 NFT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제이슨 시트론 CEO의 트윗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디스코드
최근 디스코드는 암호화폐와 NFT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제이슨 시트론 CEO의 트윗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디스코드

 

그러자 디스코드 커뮤니티 내에선 반발이 쏟아졌다. 암호화폐를 도입을 우려하는 사용자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니트로를 해지하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디스코드 내에서 NFT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음에도 사용자들은 암호화폐 지갑과의 통합은 디스코드에서 암호화폐 사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시트론은 암호화폐와 통합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해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매각 협상을 벌인 바 있고, 아마존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잇따라 디스코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트론은 “우리는 좀 더 작고 친밀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이른바 ‘틈새 SNS’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이와 함께 핀터레스트(Pinterest) 출신인 토머스 마르신코스키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해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틀었다. 신규 투자 조달 라운드에서 5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사용자의 욕설 메시지 등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업체인 ‘센트로피(Sentropy)’를 인수했다.
 
몇몇 구설 속에서도 시트론을 필두로 한 공격적 경영과 혁신을 통해 디스코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인 ‘거리두기’로 인해 가입자와 활성 사용자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이제는 각종 연구기관이나 대학교수들도 디스코드를 활용한다. 2020년 매출 역시 1억 3,000만 달러로 1년 만에 3배가 증가했다. 사용자당 평균 일일 사용 시간도 4시간에 달한다. 이를 두고 CNBC는 “디스코드는 이제 채팅 플랫폼을 뜻하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전 세계인들이 서로 대화하고 어울리며 유대감을 쌓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는 디스코드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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