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독일 16년 만에 정권교체, ‘숄초마트’ 왔다
[이슈메이커] 독일 16년 만에 정권교체, ‘숄초마트’ 왔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2.23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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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연정’ 유지부터 시험대 오를 듯

메르켈 前 총리 “몇 달간 아무 약속 안 할 것”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독일 16년 만에 정권교체, ‘숄초마트’ 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했던 독일 사회민주당의 올라프 숄츠가 총선 73일이 지난 12월 8일 정식으로 선서를 하고 독일의 9대 총리에 취임했다.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이른바 ‘신호등 연립정부’가 공식 출범된 것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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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좌파’로 교체된 독일 정치 주도 세력
전후 독일의 9번째 총리이자 네 번째 사민당 소속 총리가 된 숄츠는 내성적 실용주의자로 통한다. 1975년 고등학생 때 사민당에 입당해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노동 전문 변호사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1998년 연방의회 의원이 된 그는 메르켈 정부에서 노동사회부 장관과 함부르크 시장, 독일 연방 재무부 장관 겸 부총리를 거쳤다. 좌파 정당에서 입지를 다졌으나 실용적 목소리를 내온 점이 특징이다. ‘정치인은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철학’으로 인해 ‘로봇’ 같다는 얘기도 듣는다.
 
숄츠 총리의 선출은 독일 정치의 주도 세력이 16년 만에 기민·기사연합(CDU/CSU)의 중도 우파에서 사민당의 중도 좌파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총선에서 사민당이 1위를 하고, 기존 연정 파트너인 기민·기사당연합 대신 자민당과 녹색당을 선택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이 3당은 각 당의 색깔이 빨간색(사민당), 노란색(자민당), 녹색(녹색당)이라 ‘신호등 연정’이라고 불린다.
 
17명으로 구성된 독일 내각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았다.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내무장관과 외무장관, 국방장관 등 요직이 모두 여성이며, 숄츠 총리를 제외하고 여성 8명, 남성 8명의 남녀 동수 내각이다.
 
 
독일 정치사에 처음인 ‘신호등 연정’을 이끌게 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만만찮다. ⓒ독일연방내각/Steins
독일 정치사에 처음인 ‘신호등 연정’을 이끌게 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만만찮다. ⓒ독일연방내각/Steins

 

코로나19 대응과 외교 문제 현안 가득
숄츠 총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적지 않다. 독일 정치사에 처음인 ‘신호등 연정’이 성공할지가 우선 관심이다. 일반적으로 녹색당은 사민당과 노선 차이가 크지 않지만, 자민당은 구(舊)여당인 기독사회당(CDU)과 이념적 지향이 비슷하다는 평가다. 이질적 성향을 한데 묶어 융합하는 게 필수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숄츠가 독일 역사상 초유의 ‘정치 실험’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과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오는 2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터라 이른바 ‘G2’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취임 당시 숄츠 총리는 “유럽과 세계의 파트너들과 숙고할 계획”이라며 즉답을 피한 상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문제도 과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예측 속에 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여 온 사민당의 태도가 연정 유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결도 남아 있다. 현재 독일의 백신 접종률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데,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만을 넘어서는 등 지난해 가을에 비해 치솟아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마비로 경제 전망이 어두워진 데다, 물가도 급상승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정권 안정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숄츠 총리는 첫 출발부터 근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탄소배출 감축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신호등 연정은 우선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퇴출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비율을 80%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 16년간 총리를 역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자연인의 신분으로 돌아갔다. ⓒRaimond Spekking/Wikimedia Commons
지난 16년간 총리를 역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자연인의 신분으로 돌아갔다. ⓒRaimond Spekking/Wikimedia Commons

 

16년 유산 남기고 떠난 메르켈
숄츠 총리의 취임으로 16년 16일에 걸친 메르켈 총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이는 1982년부터 1998년까지 16년 27일간 총리를 역임한 헬무트 콜 전 총리에 이은 독일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총리 재임 기록이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본회의장에서 숄츠 총리의 선출 장면을 지켜본 뒤 이임식에서 “총리실을 이어받고 나라를 위해 일하라”고 당부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 기간 유럽과 세계의 지도자로서 활약했다. 또한 취임 당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을 경제 대국으로 변모시켰다. ‘10년 안에 유럽 최대 경제국의 지위를 탈환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에 대해 독일 국민은 메르켈에게 마지막까지 80%라는 높은 지지율을 보내며 화답했다.
 
향후 메르켈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메르켈 전 총리 측은 “정치 생활에서 물러나며 몇 달 동안은 어떤 약속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베를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고문으로서 국정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교적 젊은 나이(67세)를 고려하면 정치 일선에 언젠가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메르켈 전 총리도 크게 부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CDU 소속 의원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조언하지는 않겠지만, 동료들의 자문에는 응하겠다”며 정치 활동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못 박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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