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와이어리스 사회를 선도할 ‘인공광전지’
완전한 와이어리스 사회를 선도할 ‘인공광전지’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1.11.3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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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은 장소는 바로 ‘건물’이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에너지의 40% 정도가 건물에서 소비된다고 하니, 건물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탄소 중립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한정적인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손꼽힌다. 동국대 이재준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인공광전지’가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 될 것이라며 자신 있게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위기를 기회로
‘태양광’에서 ‘인공광’으로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다

“제가 연구자로서 시작한 첫 연구가 차세대 태양전지인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입니다. 2001년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며 시작했고,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연구해오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큰 연구 줄기를 설명한 이재준 교수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대기업들이 사업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한 아이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학자 입장에서 연구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장점이 많은 태양전지라고 생각해서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다양한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패널로 주목받아 다양한 건축물 또는 인테리어에 융합될 수 있는 에너지 변환 소자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외에서 구동되어야 하는 특성상, 외부환경이나 날씨에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가 사업화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이재준 교수는 역발상으로 ‘그렇다면 실외가 아닌 실내의 광을 이용하는 광전지로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차세대 스마트 조명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자립형 센서 및 IoT 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인공광전지의 개념과 구동을 실현했고, 인공광에너지 하베스팅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물질도 개발했다. “희토류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고에너지의 빛을 낮은 에너지 빛으로 바꿔주는 새로운 소재입니다. 그리고 인공광전지의 적용성과 응용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색깔을 구현하는 기술과 50% 이상의 투과도를 보이는 기술도 확보했습니다” 사업화 실패로 연구까지 묻힐 뻔 했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태양광에서 인공광으로의 패러다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인공광전지’ 개념 정립
이재준 교수는 2004년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에 교수로 부임해 눈에 띄는 연구 활동을 펼쳤고, 2016년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로 자리를 옮겨 연구의 깊이와 폭을 더하고 있다. 동국대에 부임하자마자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와 유기태양전지’ 관련 기후변화대응사업(도심 분산전원용 유기물 기반 태양전지 원천기술개발)에 선정되며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큰 동력을 얻었다. 이 연구 과제를 통해 그가 결과적으로 탄생시킨 것이 바로 ‘인공광전지’다. 영어로는 ‘Artificial Light Cell(ALC)’로 명명했다. 전기화학적 작동 특성이 내재된 가장 화학적이고 독특한 태양전지이자, 만들기 쉽고 심미성까지 갖춘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장점을 실외가 아닌 실내를 포함한 다양한 인공광 환경에 적용한 것이다. “다양한 인공조명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에, 태양광과 차별화되는 인공광으로 정의하고, 인공광전지라는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염료감응형이 태양전지로는 사업화가 어려웠지만, 인공광전지로 탈바꿈하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광전지라는 용어를 만들고 초기개념을 세운 사람이 바로 이재준 교수고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이끌어온 연구자도 이재준 교수다. “하나의 실험실이 집중적으로 인공광전지라는 주제하에 다양하고 체계적인 적용 연구를 하는 경우는 저희밖에 없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그는 인공광전지의 연구 성과와 사업화에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이 하루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인공광의 새로운 시장성을 확보했다고 봅니다. 또한, 급격히 늘어나는 다양한 IoT 소자 및 시스템에서 낮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소형 디바이스들이 많이 사용되고 특히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는 인공광전지가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실내에서 충전이 된다면 특별히 충전시간이 필요 없고 더 나아가 완전한 와이어리스 생활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죠”

이재준 교수는 완전 무선형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인공광전지가 무선충전 시스템의 핵심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사진=임성희 기자)
이재준 교수는 완전 무선형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인공광전지가 무선충전 시스템의 핵심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사진=임성희 기자)

“완전 무선형 미래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조명을 다시 활용한다는 개념이 정말 신선하다. 전기를 소비해 조명을 쓴다고만 생각했지 그 조명이 다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것이다. “전 세계 에너지 중에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 건물인데, 40% 정도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그 중 1/4이 조명에 쓰입니다. 조명을 재활용하는 개념을 도입할 경우 우리는 상당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라며 이재준 교수는 “미래사회는 메타버스 시대로 가고 있는데 가상현실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며 이를 위한 선행조건이 무선충전 시스템 구축입니다. 완벽한 와이어리스 사회가 되기 위해서 인공광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전달과 충전시스템 구축이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재준 교수는 완전 무선형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인공광전지가 무선충전 시스템의 핵심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재준 교수는 “저와 같이 연구하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 가장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될 것입니다”라며 연구그룹과 함께 세계를 선도할 최첨단 기술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밝혔다. (사진=임성희 기자)
이재준 교수는 “저와 같이 연구하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 가장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될 것입니다”라며 연구그룹과 함께 세계를 선도할 최첨단 기술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밝혔다. (사진=임성희 기자)

“튼튼한 기초과학이 최첨단기술의 발판될 것”
이재준 교수는 광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에서 현재 개발 중인 인공광전지와 연계된 에너지자립형 또는 자가구동형 나노바이오 센서 구현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확장하는 중이다. “중견연구자로서 지금의 생각은 기초연구도 중요하지만 내가 했던 연구가 인류나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하나의 성공 사례로 확산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남은 기간 저의 연구기술이 구현된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라며 그는 “하지만 처음부터 사업성을 염두에 둔 연구에는 반대입니다. 기초과학은 기초과학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며 그런 풍토가 조성되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준 교수는 지난 10월 대한화학회에서 2년에 한 번 전기화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최규원 학술상’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부터는 한국태양광발전학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태양광발전학회장을 하면서 한국의 태양광전지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또한, 태양광소사이어티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저와 같이 연구하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 가장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대응사업 과제에 참여해서 공동연구를 진행해 온 다수의 교수님과 연구자분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인터뷰를 통해 마음을 전한 이재준 교수는 “우리 연구그룹은 인공광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딩그룹으로 우뚝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사업화는 실패했지만 관련 연구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저는 사업화를 100% 확신하며 인공광전지의 확산과 발전을 선도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여 년 화학자로서 뚝심의 연구를 해 온 이재준 교수는 기초과학의 힘을 믿는다. 은근과 끈기로 지켜온 연구가 오늘날 세계를 선도할 최첨단 기술이 되기까지, 그의 불굴의 연구가 이제 찬란한 빛을 발할 시기가 왔다.

가을이 깊어진 동국대 캠퍼스에서 광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 연구진들과(사진=임성희 기자)
가을이 깊어진 동국대 캠퍼스에서 광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 연구진들과(사진=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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