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NFT’
[이슈메이커]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NFT’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1.26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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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NFT’

 

사진과 텍스트 파일에 불과해 보이는 디지털 자산에 ‘NFT(Non-Fungible Token)’라는 말만 붙으면 가치가 뛰어올라 비싸게 거래된다. 이미 관련된 디지털 미술(아트)과 수집품 시장 규모가 벌써 4억 달러에 달할 정도고, 금융투자업계를 들썩이게 하는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NFT가 무엇이라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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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거래 중심으로 성장 시작

컴퓨터 파일의 형태로 존재하는 디지털 이미지나 문서는 원본과 복제품이 똑같다. 복사 과정에서 손실되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파일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통념으로 인해 그동안 디지털 창작물은 ‘오리지널’이 우대받는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NFT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세계에서 원본이나 원화(原畵)의 개념을 가능하게 만들어 ‘디지털의 상식’을 파괴됐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함으로 조작 불가능한 ‘원본 증명서’ 역할을 하는 것이 비결이다. 블록체인은 발행과 거래를 기록한 디지털 장부를 수 십 만개로 분산시키고, 이 발행 장부가 사슬(체인)처럼 엮여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컴퓨터에 대가로 주는 것이 암호화된 ‘토큰’이다. 이를 화폐로 쓰면 가상화폐가, 공인증명서처럼 활용해 다른 파일과 연결시키면 NFT가 된다. ‘대체 불가능하다’는 이름처럼 다른 토큰 사이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창작물을 NFT에 연결하고 판매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가상화폐 지갑을 NFT 서비스에 연결한 뒤 원본 보증을 하고 싶은 파일을 업로드하고, 가격과 로열티 비율 등을 설정하면 된다. 실물 작품도 디지털화하면 NFT에 연결할 수 있다. 디지털화 과정을 기록해 공개하고, 물리적 작품을 세상에서 제거해버리면 가치는 더 높아진다. NFT는 ‘오픈씨(Opensea)’와 ‘라리블(Rarible)’ 등의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

 

 

트위터의 잭 도시 CEO가 남긴 최초의 트윗은 NFT로 만들어져 약 32억 원에 판매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잭 도시 트위터 화면 갈무리
트위터의 잭 도시 CEO가 남긴 최초의 트윗은 NFT로 만들어져 약 32억 원에 판매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잭 도시 트위터 화면 갈무리

 

NFT는 지난 2014년 P2P 금융 서비스 업체에 의해 처음 상용화됐다. 초기 단계에서는 인터넷 ‘밈(meme)’이나 팬 아트 등에 장난처럼 적용되었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함께 확산했다. 특히 비트코인 값이 폭등했던 2017년 시장의 자금이 NFT로 흘러들면서 지금의 NFT 열풍으로까지 이어졌다.

 

원본성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술품 거래에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올해 초 유명 미술 작가 뱅크시의 판화 작품 ‘Morons(멍청이들)’ 판본 500여 개 중 하나가 인터넷에서 38만 달러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초 배우 하정우의 미술작품 NFT가 5,710만원에 판매되는 일도 있었다. 이제는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의 예술인, 투자자, 일반인들이 NFT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4,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NFT시장은 지난해 3억 4,000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디지털 고양이를 육성해 사고파는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는 게임 속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받아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대퍼랩스
디지털 고양이를 육성해 사고파는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는 게임 속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받아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대퍼랩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들썩’

최근에는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NFT도 함께 부상하는 모양새다. 메타버스란 ‘가상(meta)’과 ‘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진 기존의 가상현실보다 확장된 개념이다. 이와 같이 현실처럼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 속에서 NFT의 효용 가치는 더욱 커진다. 이용자들이 NFT를 통해 메타버스 안에서 만들어낸 디지털 콘텐츠를 지키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고양이를 육성해 사고파는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가 대표적이다. 크립토키티는 고양이를 교배해서 희귀한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매우 단순한 형태의 게임인데, 희귀한 고양이가 NFT로 기록되고 보호되면서 높은 가격을 형성해 고가에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개발사 ‘대퍼랩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스포츠 분야로 눈을 들려 NBA 문화와 카드 수집 문화를 디지털로 녹여냈다. 미국 프로농구 NBA 선수들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거래되는 ‘영상 트레이딩 카드’ 시장은 등장 2년 만에 거래 대금이 2억 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두나무 송치형 의장) ⓒ하이브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두나무 송치형 의장) ⓒ하이브

 

이처럼 NFT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게임이다. 크립토키티와 같이 유저가 노력을 기울여 육성하고 획득한 게임 속 아이템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아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서다. NFT 기술을 기반으로 자산에 대한 평가와 구매,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액 거래가 이뤄져도 위·변조에 대한 걱정이 없다. 그동안 게임사가 소유하고 있던 개인의 게임 아이템을 이용자가 직접 갖게 된다는 점에서 게임업체들은 속속 NFT 시장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게임빌,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P2E(Play to Earn)’ 체계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로 인해 NFT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게임주는 주식 시장에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NFT’라는 단어가 스치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NFT 기술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꼽힌다. 실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하이브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NFT 사업 및 메타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티스트의 콘텐츠와 이를 소재로 한 상품을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 팬들에게 팔고, 또 팬들끼리 서로 거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 측은 이를 통해 팬들에게 희소성 있는 상품을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아티스트의 IP 가치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합의된 환각’ 혹은 ‘태동기’ 주장 팽팽

물론 NFT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원본’이라고 해도 디지털 파일은 컴퓨터 속의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비영리 학술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NFT 작품은 ‘합의된 환각(consensual hallucination)’이며, 희소성이라는 상호 환각 덕에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원본 그대로 복제품을 만들 수 있음데도 NFT 작품을 산다는 것에 대해 “고유성(authenticity)에 대한 아우라(aura), 그리고 그 아우라를 다른 이에게 팔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돈을 내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거품론도 제기된다. 미국의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즈 말리스는 지난해 3월부터 자신과 친구 네 명의 방귀 소리를 1년간 모아 52분 분량의 ‘마스터 컬렉션(Master Collection)’ 음성 파일을 만들었다. 말리스는 “디지털 아트와 GIF(그림 파일)도 파는데, 방귀라고 안 될 건 뭔가”라며 음성 파일을 NFT 형태로 만들어 경매에 붙였다. 당연히 돈을 벌기위한 목적이 아니라 허상을 조롱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426달러 낙찰이었다. 그는 이에 “NFT 열풍은 터무니없다. 본질에서 형체가 없는 자산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광란의 시장 이면에 투기꾼처럼 빨리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NFT는 블록체인 업계 큰손들이 주도하며 의도적으로 시장을 키우려고 비싸게 구매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원본’이라고 해도 디지털 파일은 컴퓨터 속의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NFT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극복해야 될 과제로 꼽힌다. ⓒPixabay
‘원본’이라고 해도 디지털 파일은 컴퓨터 속의 데이터에 불과하다는 NFT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극복해야 될 과제로 꼽힌다. ⓒPixabay

 

관련된 경고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애초에 NFT의 인기가 과대평가가 됐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로이터통신은 “큰돈이 유입되면서 NFT 시장이 가격 거품을 보이고 있다”며 “많은 틈새 투자 분야와 마찬가지로 열풍이 가라앉으면 큰 손실을 볼 수 있고, 사기꾼들에게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석투자분석가 수재나 스트리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NFT에 부는 열풍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면 NFT 자산은 순식간에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초기단계인 만큼 지켜보자는 주장이 점차 힘을 받는 추세다. 아틀리에의 나디야 이바노바 COO는 “기술에 대한 열풍 사이클이 그래왔던 것처럼 처음에는 투기적 움직임으로 시작했다가 결국엔 펀더멘털의 가치를 찾게 된다”며 “NFT는 2017년에 시작됐다. 당시에는 투기적 움직임이 대부분이었지만 2020년을 지나봤을 때 시장이 실제로 성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리미엄 컨셉의 NFT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클레이에이프클럽의 정웅희 대표 역시 “2017년이 코인의 태동기였다면 2021년을 저는 NFT의 태동기”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시장은 성숙하여 하나의 거래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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