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정전협정 68년, 여전히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이슈메이커] 정전협정 68년, 여전히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1.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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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정전협정 68년, 여전히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되며 한반도에서 전투 행위가 중단된 후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전쟁은 공식적으로는 종료되지 않은 휴전상태이다. 당시 정전협정은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평화협정을 추진한다는 조항을 담았지만 여전히 이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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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의 대안으로 부상한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대체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종전선언’이다. 평화협정 1조를 통해 종전을 법적으로 선언해야 하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일단 정치적으로 전쟁 종료를 선언해 신뢰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라는 의미는 선언 불이행에 따른 국제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선언 주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측면도 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등 정전협정을 구성하는 기구들이 해체되어야 하고, 북한과 미국의 수교, 남북 간 기본협정이 잇따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종전선언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디딤돌’로 제시한 상태다. 이미 지난 2017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합의한 바 있고, 2007년 10·4 남북 공동선언에도 이미 남·북·미 3자 혹은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선 비핵화를 내세운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원칙과 충돌하며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3년 전 북한이 종전선언 추진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배경에도 종전선언이 북미 수교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당사국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이미 1969년 수교로 ‘데탕트’ 시대를 열었고, 한국과 중국도 1992년 수교를 맺었지만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적대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한국전쟁 당사국 간 미묘한 입장 차 여전
종전선언이 다시 화두에 오르게 된 건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히면서다.
 
문제는 종전선언 당사국들의 입장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 그리고 종전선언이 다시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미국의 경우 종전선언만으로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조치 등을 들어줄 수 없고,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를 추진할 만한 정치적 구실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지난 연설에서 중국을 종전선언의 당사국으로 직접 언급하며 중국의 외교적 역할을 강조했지만 G2 갈등 국면에서 두 나라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고려할 수 있으나 그에 앞서 적대시 정책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부 수용론’을 내세우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실효성 보다 종전선언의 의미를 재확인하고 다음 정부가 계승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종전선언 이슈와 관련해 한국전쟁 당사국들의 입장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과 종전선언이 다시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Trump White House Archived/Flickr
종전선언 이슈와 관련해 한국전쟁 당사국들의 입장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과 종전선언이 다시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Trump White House Archived/Flickr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조만간 결과 있을 것”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가장 중요한 사안은 종전선언 추진에 있어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가 방법론에 관련해 이견 없이 합의하는 것”이라면서 “이 또한 조만간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최 차관은 “그리고 나서 북한에 제안해야 한다”면서 “가는 길에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북한과 합의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여해 ‘종전선언이 무난한 합의에 도달할 것 같느냐’고 묻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한미 간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실제 중대한 변화의 징후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국을 방문했던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달성과 평화 정착의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다는 데 한·미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동맹인 한국과의 협의는 긴밀하고 집중적이며 생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국제사회와 남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되고 광범위한 경제 협력 관계가 수립된다면 평화협정과 종전선언 언제든 함께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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