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치열해지는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쟁탈전
[이슈메이커] 치열해지는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쟁탈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8.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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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치열해지는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쟁탈전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 하는 웹브라우저는 이용자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정보의 보고로 불린다. 그래서 글로벌 IT 기업들 사이에서 브라우저 점유율 쟁탈이 중요한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PC, 모바일을 넘어 자동차, 키오스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웹브라우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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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독점하던 IE, 내년 지원 중단 확정
밀레니엄 시기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로는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에 편승해 그동안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한때 한국인의 100명 중 97명이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정도로 지배력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구글의 ‘크롬(chrome)’에게 자리를 내주고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내년 6월 15일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의 지원이 중단된다. 숀 린더세이 MS 엣지 프로그램 매니저는 “윈도10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미래는 MS 엣지에 있다”면서 “엣지는 익스플로러보다 빠를 뿐 아니라 더 안전하며 더 현대적인 브라우저”라고 덧붙였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4월 기준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이 3.52%였다. 구 버전의 윈도우를 사용하거나 IE에 최적화된 웹사이트 접속을 해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여전히 익스플로러를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MS는 지원 중단 이후에는 IE를 실행하더라도 새 브라우저 ‘엣지(Edge)’로 자동 전환된다고 밝혔다. IE를 계속 쓰면 업데이트가 되지 않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MS는 지난해 11월 협업도구 ‘팀즈’ 지원을 중단하고 올해 8월부터는 구독형 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365’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없게 하는 등 IE 종료를 준비해왔다. 다만 IE 기반 웹사이트를 지원하는 엣지의 ‘IE 모드’는 최소 2029년까지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때 IE는 웹브라우저의 대명사였다. 1995년 출시 후 26년간 윈도우의 기본 웹브라우저로 자리매김하며 한때 시장 점유율이 95%까지 치솟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유달리 익스플로러의 의존도가 높았다. 웹 분석회사 ‘스탯카운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8월 한국의 IE 전체 버전 점유율은 매월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HTML5 호환성 문제 등이 불거지며 구글 크롬에 시장을 내주기 시작했다. 크롬이 처음 등장하던 2008년만 해도 60% 후반대를 유지한 IE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2016년 이후 10% 이하로 추락했고, MS는 2015년 엣지를 출시하며 사실상 익스플로러의 패배를 선언했다.
 
 
밀레니엄 시기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였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예정이다. ⓒGetaGaia/Wikimedia Commons
밀레니엄 시기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였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예정이다. ⓒGetaGaia/Wikimedia Commons

 

IE 제압한 크롬, 엣지의 도전에 직면
현재 시장의 지배자는 구글 크롬이다. 점유율 기준으로 2021년 5월 기준 69.8%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 과거 익스플로러만큼의 절대적 지배력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엣지가 12.83%, 네이버 웨일이 5.54%로 조금씩 입지를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2008년 등장한 크롬은 익스플로러가 가진 단점의 대체재와 같았다. IE의 경우 브라우저 엔진으로 ‘트라이던트’를 채택했는데 웹 표준 언어 HTML5와의 호환성이 떨어져 해당 언어 기반의 콘텐츠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여기에 필요한 기능 실행을 위해 액티브X와 같이 각종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여기에 MS는 2009년 IE8을 선보인 지 2년이 지나서야 다음 버전인 IE9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크롬이 2011년 한 해에만 업데이트를 8번 실시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였다.
 
반면 크롬의 기반이 된 ‘크로미움’은 브라우저 본연의 기능인 속도와 보안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HTML5와 호환성이 높아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콘텐츠 실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크롬 웹 스토어에 접속하면 수많은 확장 프로그램이 있어 본인 입맛에 맞게 브라우저를 최적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은 익스플로러에서 크롬으로 서서히 넘어가기 시작했다.
 
크롬을 통해 입증된 크로미움 오픈소스의 성능은 빠르게 글로벌 웹브라우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MS조차 2015년 IE를 대체할 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하며 크로미움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버가 2017년 선보인 ‘웨일’도 오픈소스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하고, ‘오페라’와 ‘삼성 인터넷’, ‘비발디’, ‘얀덱스브라우저’, ‘브레이브’ 등 오늘날 유명한 브라우저들이 모두 크로미움 기반이다.
 
현재 MS는 크롬을 상대로 한 브라우저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최신 브라우저 에지 91 버전을 배포하며 브라우저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기능 ‘스타트업 부스트(Startup boost)’와 ‘슬리핑 탭(sleeping tabs)’을 추가해 윈도우10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게 했다. 구글 역시 크롬이 메모리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비판을 줄이고자 최근 업데이트에서 크롬은 메모리 사용을 줄이고 성능을 높이도록 메모리 ‘할당기(allocator)’를 개선했고, 작년 마지막 크롬 브라우저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 역시 효율성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현재 웹브라우저 시장의 지배자는 점유율 기준으로 2021년 5월 기준 69.8%에 달하는 구글 크롬이다. ⓒPixabay
현재 웹브라우저 시장의 지배자는 점유율 기준으로 2021년 5월 기준 69.8%에 달하는 구글 크롬이다. ⓒPixabay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웨일
크로미움은 기본적인 뼈대만 주고 각 회사의 제작자들이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브라우저의 성격은 서로 상이하다. 이로 인해 현재 관건은 크로미움 바탕으로 각자가 어떻게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웹브라우저 엔진을 만드는지다. 그 관점에서 최근 주목받는 브라우저는 네이버에서 만든 크로미움 기반의 브라우저인 ‘웨일(whale)’이다.
 
웨일은 모바일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PC로 가져왔다는 차별성으로 승부수를 두고 있다. PC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모바일 페이지를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깨지지 않도록 그대로 구현하고, 국내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특히 네이버가 직접 만든 만큼, 국내 웹 환경에 최적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우저 시장이 이용자 중심의 로컬 맞춤화를 기반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는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여러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의 기능도 이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디바이스나 OS에 상관없이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린드랍’ 기능이나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로 번호가 전달되는 ‘PC전화’ 기능을 추가해 모바일과 PC의 연결성을 높였다.
 
또한 ‘유저 퍼스트’라는 방향성 아래 국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기 위한 ‘웨일 연구소’도 설립했다. 일종의 고객센터라 볼 수 있는 웨일연구소는 이용자 의견을 최대한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는 국내 이용자에게 적합한 환경을 바탕으로 웨일을 3년 이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려놓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는 국내 이용자에게 적합한 환경을 바탕으로 웨일을 3년 이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려놓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

 

글로벌 시장 주도권 쥐기 위한 다툼 거세질 전망
이처럼 웨일은 국내 이용자에 최적화된 기능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무기 삼아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PC와 모바일을 합친 통합 점유율 7.73%를 기록하며 크롬과 삼성 인터넷, 사파리의 뒤를 이었다. 크롬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지난해 0.12%에서 12월 8.29%까지 약 70배나 뛰었다. 네이버는 웨일을 3년 이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려놓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삼성인터넷 14.0 업데이트를 했다. 지난해 12월 13.0 업데이트를 한 지 4개월 만으로 이번 업데이트에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개선하고, 스마트 추적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스마트 추적방지는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는 제3의 도메인을 식별해 사용자 쿠키로 접근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콘텐츠가 화면을 가리지 않고 웹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필터링하는 콘텐츠 차단 기능도 제공한다. 선호하는 폰트를 기기 내부 사용자환경(UI)뿐 아니라 웹페이지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IT 기업들이 웹브라우저 시장 공략에 매진하는 이유는 웹브라우저가 빅데이터 사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인터넷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을 넘어 다양한 기기로 확장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확대로 가전기기는 물론 자동차나 공장 등 디스플레이가 존재하고 인터넷이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공간과 사물이 플랫폼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반에서 웹브라우저는 사용자와 연결되는 모든 프로그램이 된다. 결국 브라우저의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사용자들과의 접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웹브라우저의 중요성이 커짐과 함께 향후 글로벌 주도권을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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