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영원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윙크보이’ 이용대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영원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윙크보이’ 이용대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4.14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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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다시 한번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마지막 불꽃 태울 도쿄올림픽 도전기
누구에게나 인생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당장 눈앞의 시련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언젠가는 이 역시도 인생이라는 긴 선의 작은 점일 뿐이다. 물론 말은 쉽다. 시련을 이기고 다시 반등하기가 쉽지 않음은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박수칠 때 떠나기보다 인생의 내리막을 차근차근 잘 내려오는 것 역시 중요한 이유이다.

  중학교 3학년 당시 배드민턴 역사상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될 성부른 떡잎의 자질을 보여줬던 이용대. 성공적인 시니어 무대에 안착한 그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남겼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그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인기를 견주었다. 국제대회에서도 연이어 좋은 성격을 거두며 다음 올림픽의 기대도 높였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과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이제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용대. 그가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맨다. 코로나 19로 개최가 연기된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다. 사실 이번 올림픽 역시 개최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올림픽이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그가 출전권을 따내리란 확신도 없다. 모든 것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도쿄올림픽. 그럼에도 그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사실 올림픽 개최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그럼에도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서는 다가오는 5월에 개최되는 대회가 중요하다. 해당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다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5월 대회를 목표에 두고 몸 상태를 끌어 올리며 훈련에 집중한다. 올림픽에 진출하려면 세계랭킹 8위 안에 올라야 하는데 현재 20위 권이다.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 다시 올림픽 도전에 나선 이유는
“2008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당시와 지금은 당연히 몸 상태가 다르다. 선수 생활의 전성기도 지났음을 인정한다. 그래도 아직은 코트 밖보다 코트 위가 좋다. 지금도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에 만약 배드민턴을 그만둔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올림픽은 하나의 목표이다. 목표가 있기에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만약 이번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은퇴는 생각하진 않는다. 다음이 됐든 그다음이 됐든 이용대의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위해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국가대표의 무게감이 궁금하다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를 것이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 하나 달았을 뿐인데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진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나도 모르게 애국자가 되며 꼭 애국가가 코트에 울려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책임감과 부담도 뒤따르지만, 태극마크와 함께하면 평소보다 집중도도 높아지는 등 남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올림픽은 어떤 의미인가
“배드민턴이 아니더라도 운동선수들의 대부분은 올림픽 출전과 금메달 획득이 최종 목표이지 않을까?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배드민턴을 시작한 이후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는 신념으로 그 힘든 과정과 훈련을 이겨냈다. 특히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는 대회이기에 기회를 놓치면 이후 4년을 기다려야 한다. 또다시 긴 시간 고된 훈련의 반복은 물론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랭킹을 올리며 인고의 시간이 버터야 한다.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허락된 자리가 아니기에 올림픽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

이제 선수 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도 준비해야 하지 않나
“앞서 언급했듯이 전성기가 지났음은 인정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의 대회가 취소됐다지만 성적도 부진했다. 돌이켜보니 이는 마음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전성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운동의 집중도와 열정이 현저히 낮아졌다. 그러나 이렇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았다.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둔 이유다. 금메달 획득이나 순위는 연연하지 않는다. 국가대표 이용대 커리어의 마지막은 올림픽 진출이다. 이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지만, 선수 생명이 짧은 배드민턴계에서 오랜 선수 생활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며 좋은 선례를 남기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외모보다 실력, 국가대표 이용대의 발자취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용대의 주 종목은 정재성과 함께한 남자 복식이었다. 올림픽 직전 이들은 세계랭킹 2위에 오르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으나 결과는 충격적인 1회전 탈락이었다. 그럼에도 이용대는 마음을 추스르고 이효정과 호흡을 맞춰 김동문과 길영아에 이어 12년 만의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차지한다. 금메달의 환희보다 그 이후 그가 선보인 세레머니로 이용대는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다.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그가 카메라를 향해 선보인 윙크에 대한민국 여심은 대동단결했다. 당시 국민 동생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가수 이승기의 아성을 넘볼 정도였다. 이후 이용대는 배드민턴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스포츠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국가대표 이용대가 대한민국 배드민턴계의 남긴 독보적 발자취는 오히려 그의 외모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본인의 인기에 외모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됐나
“어딜 가나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잘생겼다고 인정하면 잘난 척하는 것 같고 반대의 경우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개인적으로도 어디서나 크게 뒤처지는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렸을 때 제 사진을 본다면 지금과 달리 통통한 모습의 평범한 아이였다. 운동을 시작하고 젖살이 빠지며 외모가 조금씩 나아졌다. 제 인기의 지분 역시 외모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 이 얼굴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이용대도 없었겠지만 실력이 부족했더라도 지금의 이용대는 없었을 것이다.”

외모와 실력 중 하나를 선택하자면
“고민할 것도 없이 실력이다. 대중은 외모 덕분에 실력이 과대 포장됐다고 오해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있다. 실제로는 얼굴 때문에 실력이 묻힌 경우다. (웃음)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대한민국 배드민턴 남자 복식 최다승, 최다 토너먼트 우승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8년 올림픽 이후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며 실력을 의심하지만 이후 복식 파트너는 매번 바뀌어도 세계랭킹 1위는 줄곧 유지했다. 세계랭킹은 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꼭 기사에 넣어줬으면 한다. (웃음)”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인기는 어느 정도였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금은 거품처럼 사라진 인기지만, 당시에는 어딜 가도 팬들과 플래카드가 가득했다. 방송 스케줄과 광고 섭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금메달 획득 당시 윙크 세레머니가 준비된 것인가
“이 부분도 지금까지 오해하는 분이 많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중계가 되는 줄도 인지하지 못했고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니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 흥분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인데 그 윙크 하나로 인생 역전을 경험했다. (웃음)”

본인의 인생 경기를 꼽자면
“당연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그러나 올림픽 직전 개최된 전영오픈 4강전 역시 잊지 못할 경기다. 어려운 경기를 이어가다 역전승을 거뒀는데 이 경기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올림픽 금메달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의 상황과 올림픽 결승전 상황이 비슷했다. 이전 경험을 떠올리며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좋은 경기를 펼치며 실제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

 

중요한 시합에서 긴장을 떨칠 수 있었던 비결은
“저도 사람인지라 중요한 시합에서는 당연히 떨린다. 더욱이 조금만 훈련을 게을리하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수많은 연습과 훈련의 반복으로 이를 이겨낸다. 승부처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고 과감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이용대의 인생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다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선수로서 지난 시간의 필름처럼 지나가지만, 만약 제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지금까지의 순간보다 앞으로의 순간이 클라이맥스가 되길 바란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던 순간보다 마지막 올림픽에 출전하는 제 모습이 더 의미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서 이를 꼭 현실로 이루겠다.” 

마지막으로 이용대는 다시 한번 자신의 외모보다 실력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제가 오랫동안 운동하고 싶은 이유도 최다승이나 우승 횟수 등에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은퇴를 하는 순간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먼 훗날 이용대는 잘생긴 배드민턴 선수가 아닌 대한민국 배드민턴 역사에 독보적 커리어를 남기고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라는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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