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힙합 문익점, 가수 현진영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힙합 문익점, 가수 현진영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2.0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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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제2의 '흐린기억 속의 그대'를 꿈꾸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데뷔 30년 대중과의 소통을 ‘소리쳐봐’
지난 몇 년간 트로트가 음악 예능의 대세가 된 가운데, 최근 추억 소환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이 등장해 대중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고 보존해 보자는 취지로 탄생한 SBS ‘전설의 무대 – 아카이브K’도 그 중 하나다. 지난 3회 방송에서는 1990년대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댄스 음악 열풍을 다루며 ‘당대의 춤꾼’들이 실력을 갈고 닦던 이태원 클럽 ‘문나이트’를 조명했다.
 
문나이트 출신의 가장 대표적인 스타는 현진영이다. 언더그라운드의 소문난 댄서로 통하던 그는 1990년 SM엔터테인먼트 1호 가수로 데뷔해 ‘흐린 기억 속의 그대’와 ‘슬픈 마네킹’, ‘두근두근 쿵쿵’ 등 숱한 히트곡을 냈다. ‘너는 왜(현진영 GO 진영 GO)’는 지금까지도 그의 춤사위를 따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수 현진영을 이슈메이커가 만나보았다.
 
 
 
©FUN한 엔터테인먼트
©FUN한 엔터테인먼트
 
 
최근 근황을 전해준다면?
“지난 2019년 가을에 싱글 앨범을 냈고, 최근 들어 음악작업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팬들과 호흡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2010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던 시점이라 접근성이 좋은 유튜브의 가능성을 읽었던 것 같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구독자에 얽매이기보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유익하게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한다”
 
어떤 얘기들로 다가가고자 하는지
“세상사는 이야기 속에 현진영의 ‘본캐’와 ‘부캐’를 담아내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양면성이 있는데 겉과 속이 다르면 보통 실망하게 되지 않나. 나 여기 노래할 때의 모습과 예능에 출연했을 때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차이가 커서 누군가는 좋아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이를 싫어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을 콘텐츠에 녹여내 사람들이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고자 한다. 유튜브 영상에서 ‘갑질’과 관련해 풍자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FUN한 엔터테인먼트
©FUN한 엔터테인먼트
 
 
소통에 열심인 이유가 있을까?
“내가 열심히 활동하던 시절에는 ‘신비주의’가 대세였던지라 방송에 출연해도 되도록 말을 적게 하는 게 미덕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세월이 지나며 풍파를 겪었고, 세상도 변화하며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궁금증을 유발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엄청나게 많아진 요즘 세상에서는 숨는 게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활발히 소통하면서 대중들이 ‘나 현진영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거나 ‘현진영이 나한테 댓글을 달아줬어’라고 자랑할 수 있게 되면 그 사람은 이전보다 내 노래도 더 좋게 들릴 것이다. 팬클럽을 ‘가족’이라 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함께하는 느낌을 전해주면 가수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SNS를 잘 활용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표적으로 몇 년 전에 발표한 ‘무념무상’이라는 곡이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한번도 노래한 적이 없는데 재즈 차트에서 거의 6주가량 1위를 유지했다. 재즈힙합 장르가 생소하다보니 소속사의 힘이 아닌 내가 직접 SNS 채널을 통해 홍보를 한 결과였는데, 새삼 그 위력을 느낀 기억이 있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아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에 내가 무언가를 기념하는 건 도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를 출간하는 것으로 다른 부분을 대신했다. 그동안 내가 겪었던 고난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음악과 관련해 30주년이 지났다면 31주년에 하면 되는 것이고, 이런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한다”
 
 
©FUN한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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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팬들은 나에게 ‘두근두근 쿵쿵’
‘힙합 선구자’로 유행을 선도하며 최절정의 인기를 달리던 현진영은 이후 불미스러운 일로 좌절을 겪게 된다. 방송 출연 금지를 당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이어졌지만 음악적 성취를 이뤄내기 위한 열망은 시들지 않았다.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허병찬)의 영향 속에 ‘재즈 힙합’으로 장르 변신과 재기에 성공했고, 공익활동을 꾸준히 하며 이미지도 쇄신할 수 있었다.
 
댄스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미군 부대에서 음악을 하는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 유엔빌리지에서 성장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동네에서 만나던 흑인 친구들과 춤을 추며 어울렸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에 막 브레이크 댄스가 도입되어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초적인 춤을 구사할 때, 나는 이미 완성된 춤을 보여주니 또래들과 실력차이가 컸다. 15살부터 대한민국 1세대 비보이팀인 ‘스파크’에서 댄서로 활동하게 되는 기회로 이어졌다”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과정도 궁금하다
“아버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피아노도 치고 음악에 대한 꿈은 항상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집안환경이 기울게 되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댄스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댄서로 이름을 알리다보니 ‘슬픈 마네킹’을 만들어 토끼춤을 출 수 있는 가수를 찾고 계시던 이수만 사장님께 스카우트가 된 것이다.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우면서 가수가 된 건 아니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이후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그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어떤 기분이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지금 그때의 위치를 존중해주시는 분들이 전설이라고 칭해주시는 걸 보면 그래도 내가 사람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만큼 열심히 활동했다라고 새삼 느끼게 된다”
 
실수로 인해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후회가 될 때도 있지만 되도록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당시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한 감정은 크다. 하지만 당시에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떤 위치에 있었지 않을까와 같은 상상은 하지 않는다. 항상 스스로 풍파를 겪으면 ‘제로’에서 시작하고자 했다. 그래서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FUN한 엔터테인먼트
©FUN한 엔터테인먼트

 

재기 과정에서 재즈힙합이라는 장르로 변신했는데
“힙합을 나름대로 선도하고 활성화 되서 이제는 많은 후배가수들이 등장해 차트를 점령하고 있지 않나. 이후 내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르를 변신했던 것이고, 되도록 한국정서에 맞게 음악 작업을 하려고 했다. 재즈는 스스로의 삶이 묻어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줄 수 없는 장르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한 것을 재즈에 담기 위해 서울역에서 한 달간 노숙을 경험하기도 했고, 그렇게 탄생했던 노래가 ‘무념무상’이다. 재즈는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표현하면 대중들도 공감하고 눈물 흘리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현진영이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내가 불러서 내가 행복한 것이다.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좋지만 먼저 스스로가 행복하고 좋아야 한다. 창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를 울고 웃게 만드는 감성의 음악을 만들어야 나와 같은 감성을 가진 사람이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나를 먼저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화목한 가족이 만들어지고 지금의 현진영도 있게 된 것 같다”
 
현진영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팬은 거울과 같은 존재라고 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게 되고, 본인은 또 이를 보며 스스로 실수한 점은 없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팬들이 있어 지금까지 자신이 방송활동을 하고 노래할 수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한 그는 2021년에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언젠가 다시 가수로서 활동할 날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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