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선제적 예측 및 대응 가능한 레그테크 3.0 시대 개막
[이슈메이커] 선제적 예측 및 대응 가능한 레그테크 3.0 시대 개막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12.1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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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선제적 예측 및 대응 가능한 레그테크 3.0 시대 개막
 
규제를 뜻하는 ‘레귤레이션(regulation)’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리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AI를 활용해 복잡한 금융규제를 기업들이 쉽게 이해하고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일컫는 레그테크(RegTech). 금융 서비스 부문의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기술로 제2의 핀테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주목받아왔지만 이렇다 할 적용 사례가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레그테크를 접목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늘어나며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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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의 변화의 움직임 본격화
2015년 영국 금융행위감독청은 ‘기존 기능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규제 요구사항을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에 중점을 둔 핀테크의 하위 집합’을 레그테크(RegTech)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핀테크는 ‘금융회사와 고객 간 첨단 금융서비스’ 기술인 반면, 레그테크는 ‘금융회사 내부 업무’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이용 주체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레그테크는 기존 금융사업을 영위하거나 핀테크 등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운용할 때 금융혁신의 필수조건으로 꼽히지만 엄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레그테크는 적용 대상에 따라 컴프테크(CompTech)와 섭테크(SupTech)로 분류된다. 컴프테크(Compliance + Technology)는 금융기관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규제를 효율적으로 준수하는 기술을 말하며 섭테크(Supervision + Technology)는 금융감독기관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규제를 효율적으로 감독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 둘을 보다 쉽게 나누자면 ‘감독’과 ‘준수’의 차이다. 레그테크는 넓게 섭테크와 컴프테크를 포함하는 상위개념으로도 쓰이기도 하지만, 좁게는 레그테크를 컴프테크에 한정 지어 표현하기도 하는 게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레그테크 투자는 컴프테크에 집중됐지만, 싱가포르 통화청(MAS)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당국이 섭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나 해마다 규제 위반으로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는 늘어나고 있고, 금융환경의 다변화로 규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필수 불가결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짐과 동시에 금융시장의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레그테크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019년 공시 의무위반 관련 건수가 전년 대비 129.2% 증가한 총 149건을 조치했고, 이중 과징금으로 8.4억 원을 추징했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환거래 법규 위반 관련 행정제재 부과 건수의 경우도 2016년 567건에서 2017년 1,097건, 2018년 1,279건으로 부과 건수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우리은행의 경우 고액 현금거래 및 의심 거래보고 의무를 어겨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받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19년에 미국의 금융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11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의 벌금을 물었고, 골드만 삭스는 지난 10년간 정확한 거래보고를 하지 않아 영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약 4,6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사례가 있기에 글로벌 테크기업에서 레그테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 미국 등 주요국 금융당국 중심으로 레그테크를 통해 규제 및 기술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중국 등 아시아 지역도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디지털 인증관리 분야에서 핀테크 기업과 협력을 확대 중”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은 “금융의 디지털화는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은행산업 내 디지털 채널의 선점을 위한 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고 지난달 5일 개최된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피력한 바 있다.
 
도입 위한 보다 적극적인 준비 필요
우리나라도 금융감독원의 주도로 레그테크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국내 최초로 MRR(Machine Readable Regulation)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AI 약관심사 등과 같은 섭테크를 활성화하는 시도를 펼쳤다. 이듬해 6월에는 국내 12개 은행과 함께 금융소비자와 은행직원이 외국환거래법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레그테크를 활용해 ‘위규 외국환거래 방지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곽 연구위원은 “비대면 채널 중요성이 부각되며 금융권은 차세대 전략을 수립할 때 AI 기반 업무 자동화 부문, 채널 시스템 혁신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인인증서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고, 편의성 좋고 안전한 차세대 금융 보안수단이 필요할 때인 만큼 생체인증 등 바이오 보안의 활용이 가능해져 지능형 보안시스템도 고도화 중”이라고 첨언했다.
 
현재의 레그테크에 대해 글로벌 종합 회계·재무·자문 그룹인 KPMG는 ‘레그테크 3.0’이라고 정의했다. 레그테크 1.0과 2.0이 도입 및 적용·발전 시기라 하면 3.0 시기는 예측 및 관점으로 접근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는 규제 준수와 모니터링을 넘어 신기술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위험을 선제적으로 예측 및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레그테크가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감독 당국의 규제 점검에 대응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컨설팅 경험, 기술력 있는 종합 정보보안 컨설팅기업이 시장 공급자 포지션 선점이 용이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전문가인 조창훈 박사는 “아직까지 레그테크에 대한 국내 법적 정의와 감독 당국의 검토 및 시장에서의 검토 사항 등 레그테크 도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레그테크에 대한 등장 배경과 실무적 의미를 자본시장의 법규 준수(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업무 측면에서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본시장연구원(KCMI)은 “레그테크를 활용하면 장기적으로는 규제준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레그테크 도입을 위한 투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금융회사들이 레그테크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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