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실물과 금융 간 괴리 확대
[이슈메이커] 실물과 금융 간 괴리 확대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11.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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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실물과 금융 간 괴리 확대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는 신속한 통화·재정 정책으로 금융 불안 우려는 완화됐으나 실물·금융간 불균형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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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균형의 리스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주요국은 도시봉쇄, 이동 제한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며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초래했다. 소비 심리는 위축됐고, 민간투자기 급감해 실물경제는 침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20년 경제 성장률 전망은 신흥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나마 국내의 경우 반등의 조짐을 보였지만, 지난 8월 재확산 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소비 급감과 기업실적 악화 등 실물경제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을 기존 -0.2%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고 8월에 밝힌 바 있다.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금융불균형은 무엇일까?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따르면 금융불균형은 금융자산(부채) 규모가 한 경제의 생산역량에 근거한 미래소득의 현재가치를 크게 상회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불균형이 해소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물가 상승 폭이나 금융 및 실물 자산가치의 하락 폭, 또는 과잉투자로 인해 활용되지 못한 자본의 분량을 근거로 정도를 점친다. 특히 거시경제 정책의 관점에서 금융불균형의 정도는 내수 증대에 소요된 자원이 시간을 두고 지속 가능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낭비된 부분(deadweight)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금융불균형의 존재 여부는 사전적으로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주요 현상들을 통해 금융불균형이 형성되고 있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레버리지 확대로 일부 금융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경우와 레버리지 확대로 유발된 내수 확대가 생산요소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다시 말해 미래 소득의 과대평가에 의한 소비와 특정 산업의 낙관적 업황 전망으로 경제가 흡수할 수 없는 과잉투자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구조적인 이유로 경기 선순환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금융불균형 누증은 선순환 기능을 더욱 약화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금융불균형은 부채비용대비 부채활용에 따른 수익을 과대전망할 때 발생하며, 리스크에 대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위험에 대한 보증 규모가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을 넘어서기도 한다.
 
이 위원은 “우리나라는 GDP 대비 비금융기관의 부채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비금융기관의 부채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이며, GDP 대비 총 실물자산의 가치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금융불균형 누증에 따른 잠재리스크가 점진적으로 실현될 경우 시장에 의한 자연스러운 재조정 현상으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 순환과 대출 사이클 간 역행 가능성
한편, 지난 10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도 부동산을 잡을 자신이 있는가’라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부동산 매매 시장은 굉장히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세 시장은 아직도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저희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전세가 안정화되도록 여러 가지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같은 질문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위원들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금통위 위원들이 추경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사전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현 정부가 부동산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적시한 데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이 유동성 확대보다는 주택 수급 우려, 가격 상승 기대 등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다. 위원들의 입장을 보면 “저금리 등 완화적 금융 여건이 주택 수요를 늘리는 한 요인이 된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부인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상황을 보면 주택수급에 대한 우려나 가격상승 기대 등이 크게 작용하면서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다.
 
금통위의 한 위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된 지난 3월~5월 상황을 되짚어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 것은 당연하고 불가피한 정책 대응이었다”라며 “이런 대응이 없었다면 실물경제 둔화 폭이 지금보다 더 확대됐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초저금리와 정책자금 확대로 경기 순환과 대출 사이클 간 역행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택경기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은 경기순환 사이클과 맞물려 축소와 확대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2019년부터는 주택금융 규제 및 가계부채 억제 노력이 강화되고 코로나에 대응한 통화 및 재정정책 확대로 경기순환 및 대출 사이클 간의 방향성이 역행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 및 코로나 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경기 순응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시중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이 생산적인 분야로 유입되기보다는 일부 자산시장 과열로 이어지며 실물과 금융 간 괴리를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통위 위원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금융지원 조치가 앞으로 종료될 경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고, 하나금융연구소는 ‘국내 금융불균형에 따른 리스크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코로나 2차 유행이 본격화된 가운데, 기업 도산 본격화, 미·중 갈등 확산 등 추가 충격이 발생할 시 실물 부문 충격이 금융·외환리스크로 확대되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발 비상지원조치 종료 시 금융 부문의 신용경계감이 강화되면서 다수 기업이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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