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미국 자리 넘보는 친디아(Chindia)
[이슈메이커] 미국 자리 넘보는 친디아(Chindia)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06.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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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미국 자리 넘보는 친디아(Chindia)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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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0~30년 이후의 장기적 관점으로 중국과 인도와 같이 시장 규모가 막대하고 잠재력이 큰 국가들은 가시경제의 접근보다는 거시경제의 접근과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이들이 이뤄낼 구조적 변화, 즉 패러다임의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때문에 세계 규모의 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향후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시장 규모가 형성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가 많기에 많은 기업은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 50년 간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 보유한 중국과 인도

중국(China)과 인도(India)를 함께 일컫는 신조어인 친디아(Chindia). 두 국가의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다. 인도의 경제학자이자 정치가인 자이람 라메쉬(Jairam Ramesh)가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알려진 친디아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 분야를 다룰 때 더욱 자주 언급된다. 지난 2005년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05년도 세계경제를 전망한 ‘2005 세계 대전망 The World in 2005’에서 공식으로 처음 사용되었다고도 알려져 있다.

 

중국과 인도는 2003년 이후 각각 9%와 5% 이상의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경제규모는 곧 세계 최대가 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예상하고 있고, 인도 역시 세계 5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경제적 강점이 서로 보완적이라고 여긴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 인구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인적 자원이 매우 풍부하다. 이를 토대로 단적으로만 봐도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인도는 IT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만약 이 두 국가가 경쟁하지 않고 상대국의 장점을 살리면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협력 체제를 갖추게 된다면 세계경제에 미칠 막대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중국과 인도가 다음 50년 간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라고 브릭스(BRICS) 리포트는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간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지정학적 충돌이 존재하는데, 과거 1962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이를 대변한다. 이 때문에 아직은 이 두 국가가 서로 조심스럽고 편하지 않은 관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후와 문화, 그리고 정치적 관점에서도 큰 차이가 있고, 최근 경제 성장 추이를 보았을 때도 중국은 서비스 분야에서, 인도는 제조업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상호 보완에 대한 내용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리포트를 통해 “중국과 인도가 세대 교체로 인해 정치·사회 전반에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일부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사례에 비추어 중국도 이미 30년의 고속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수십 배나 되는 국토와 거대한 인구를 고려하면 중국이 꼭 일본과 한국의 전철을 밟으라는 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는 2030년이 되면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될 것이란 예상이 있듯이 구매력으로 경제력을 평가하면 인도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 다음가는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종교적 영향과 ‘카스트’라는 인도 사회 특유의 신분제도의 갈등을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언했다.

 

주춤한 듯 하지만 규모의 경제 해법은 여전할 것

과거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은 포스코경연연구소 ‘친디아플러스’ 100호 발간 축하 기고문에서 “이제 한국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는 해외 시장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진출은 전략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 문제입니다.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시장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느냐, 아니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느냐를 좌우하는 열쇠입니다”라며 “아시아 국가들과의 게임은 제로섬(Zero-sum)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만 이득을 보는 편향된 구도를 가지고는 지속적인 협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의 번영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향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플러스 게임(Plus game) 설계가 중요합니다”라고 전하며 인도와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친 바 있다.

 

실제로 중국 시장으로의 국내 기업 진출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인도 역시 최근 들어 매우 활발히 기업들의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과 외국기업을 포함해 인도에 이미 진출한 업체들의 투자 동기는 현지 내수시장 진출이 주를 이뤘고 저임 및 풍부한 노동력, 고객 요구에 대한 부응이 그 뒤를 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진출을 계획 중인 국내기업의 진출 동기 역시 현지내수 시장 진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저임 및 풍부한 노동력, 해외 고객 요구에 대한 부응, 인도의 IT산업 활용 순으로 조사됐다. 이를 해석하면 현지 생산 제품을 100% 인도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업체가 전체 진출 기업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인도 진출 기업의 마케팅 타깃이 수출보다 인도 내수 시장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탓에 지난 2017년에는 해외 펀드 중에서 ‘친디아펀드’의 수익률이 30%를 웃돌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친디아에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확산되며 2020년 전망에 경고등이 들어오기도 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라는 희소식도 있었지만, 코로나 이슈의 발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갈등의 고조가 겹치며 경고등의 색깔을 짙어져 가고 있는 모양세다. 인도 역시 당국 규제가 엄격한 제도권 은행을 우회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거래를 뜻하는 ‘그림자금융’으로 인해 인도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기 까지 했다. 글로벌 로펌 링 크레이터스의 데이비드 키드 파트너는 “인도가 눈덩이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중국과 인도, 즉 친디아의 움직임에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세계가 함께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미래를 발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현실에 대한 세심한 진단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야 할 것이며, 미래 전망과 연결된 구체적인 방향성 논의가 지속해서 벌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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