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음원 시장의 생태계 변화 가능할까?
[이슈메이커] 음원 시장의 생태계 변화 가능할까?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6.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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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음원 시장의 생태계 변화 가능할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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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두고 음원 유통업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정산 방식을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스트리밍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된 ‘음원 사재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저작권자 등 이해당사자와의 협의가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새로운 화두 던진 네이버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뮤직’과 ‘바이브’ 등의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멜론과 지니, 플로에 이어 점유율 4위권이다. 연내 바이브로 플랫폼 통합을 진행할 예정인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시간차트를 폐지했고, 이번에는 이용자가 들은 음악 저작자에게만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결제시스템을 발표하는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가 구상 중인 ‘인별 정산(VIBE Payment System, VPS)’은 아티스트 중심의 정산제이다. 소비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음원 유통업체에서 통용되던 모든 곡의 단가를 동일하게 매긴 뒤 재생횟수 비중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금액을 나눠주는 ‘비례 배분제’와는 다른 방식이다.
 
네이버는 비례 배분자 방식은 이용자의 구독료가 즐겨 듣는 음악과 상관없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저작권자 위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음원 사재기’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브로커들이 ‘매크로’를 통해 순위를 올려 수익을 챙긴다는 의혹도 많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이와 같은 수입 배분 방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되어왔다. 콜드플레이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 유명 가수들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한동안 일부 음원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본인들의 음원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4월 ‘음원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음원 정산 방식의 개선방안’ 포럼에서 지난해 하반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재생 횟수에 비례해 배분되는 ‘비례 배분 방식’과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을 비교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태훈 네이버 뮤직비즈니스 리더는 “많은 유저들에게 폭넓게 사랑받는 아티스트일수록 대체로 정산 금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인별 정산 방식은 반복재생에 의해 사용료 정산이 특정 곡에만 편중되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재기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아티스트 중심의 ‘인별 정산’ 방식을 통해 소비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네이버
네이버는 아티스트 중심의 ‘인별 정산’ 방식을 통해 소비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네이버

 

실제 도입까지 넘어야 할 산 많아
업계 1위인 카카오의 ‘멜론’과 KT의 ‘지니뮤직’ 등의 음원플랫폼은 기존 비례 배분제를 고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지금의 방식은 사업자와 저작권자, 소비자단체, 외부 전문가 등이 수년간 협의를 거쳐 정한 것”이라며 “글로벌 기준에 따른 정산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비례 배분제는 정산 방식이 단순해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사용료의 주기가 빠르고 음원의 가치 책정에 대한 논란이 적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네이버가 주장하는 비례 배분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와 비례배분제의 명확한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채 새로운 정산 방식부터 들고 나오는 것은 동의를 얻기 힘들다”며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각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이미 형성된 시장의 판을 흔들기 위해 ‘착한 정산’을 앞세우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한다.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은 지난해 연간 1조원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인데, 바이브의 월간이용자수는 멜론에 비해 1/15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마케팅 의미가 더 큰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VPS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용자 중심으로 음원 수익을 정산할 시 이용자 청취 습관에 따라 음원 스트리밍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불공평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 구독료 1만원인 서비스에서 똑같은 곡을 한 사람은 한 달 동안 1번만 듣고, 다른 사람은 100번 들었다면 스트리밍 가치가 전자는 1회당 1만원이지만 후자는 1회당 100원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스템 전환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높아진 운영비가 되려 아티스트들에게 분배되는 수익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네이버의 독자적인 정산 방식은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승인 없이 시행은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음악 저작권자나 신탁 단체 등과의 합의는 필요하다. 네이버는 VPS 적용을 위해 저작권 단체와 유통사 등과 협의 중인데 일부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승인을 받는 신탁단체 음원사용료 징수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최저 재생 단가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까지 문체부에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 요청을 한 단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이견이 커 협의와 시행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의 새로운 시도가 음원 시장 왜곡으로 인한 비판과 불신이 팽배해진 현실 속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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