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성시대, 본격화되는 IT 거인들의 행보
플랫폼 전성시대, 본격화되는 IT 거인들의 행보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5.11.2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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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Platform


플랫폼 전성시대, 본격화되는 IT 거인들의 행보

 

 


미래 ICT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충분조건

 


반도체=인텔, 단말기=삼성전자, 운영체제=MS, 전자상거래=아마존, SNS=페이스북 등과 같은 분야별 절대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정보통신기술(ICT) 패권이 나눠 먹기의 시장 경쟁에서 승자독식의 플랫폼(platform) 전쟁으로 전가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을 구축하면 공장 없이 상품을 생산할 수 있고, 실체 없이 제품과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음은 물론, 직원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도 있다. 수평·수직적 플랫폼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원자재, 중간재, 최종재는 물론 지식재산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플랫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전성시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 야후 등 정보검색 엔진, 그리고 스마트 폰을 일컫는 플랫폼이 21세기 전 세계 미디어 문화산업의 생태계를 급속히 바꾸어 나가고 있다. 플랫폼은 콘텐츠의 매개자로서 콘텐츠를 저장하고 분배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확장하면서 미디어 문화시장의 지배자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카카오톡과 라인 등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흔히 정거장에 비유되곤 하는 플랫폼은 편평한(Plat) 형태(form)의 물리적 기반을 의미하여 공통으로 생산, 유통, 소비되는 장치를 표현한다. 하지만 ICT에서는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의 근간이 되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 플랫폼 단어를 붙여 복합어로 통용되고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플랫폼이 가치사슬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여 한계비용을 낮추고 플러스(+)의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전성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지난 200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모든 제품은 플랫폼이다(Every Product’s a Platform)’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됐다. 무려 10년 전 발표된 이 논문이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무엇이든 상상력만 발휘한다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은 사실 최근 들어 갑자기 대두된 새로운 개념이 아닌 것이다.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의 저자인 최병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원은 “플랫폼은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너무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형태도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무엇을 플랫폼으로 할지 선택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치를 키울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잘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본격화되는 거인들의 전쟁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뛰어든 ‘플랫폼 전쟁’. 이들의 목적은 단순히 또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거장을 국제공항처럼 거대한 시장으로 키워 내 세계를 지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은 “애플, MS,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예외 없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애플의 경우 운영체제-iOS, 웹 브라우저-사파리, 동기화 장치-아이튠즈, 어플마켓-앱스토어, 컴퓨팅서비스-아이클라우드 등 최강의 멀티 플랫폼 운영함에 따라 아이폰은 단순 단말기가 아니라 플랫폼에 연동되어 풍부한 앱과 콘텐츠로 무장된 전천후 스마트기기로 변신했으며 최고의 경쟁력으로 시장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2015년 1분기에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92%를 차지하였고, IDC 자료에 의하면 2분기의 글로벌 모바일기기 1대당 판매수익은 애플 15만 2,486원, 삼성전자 2만 8,454원, LG전자 11원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이 애플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급과 중저가 단말기, 콤팩트 폰과 대화면 폰, 가격 인하와 명품 디자인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음에도 시장성과는 암울한 상황이다. 애플의 경쟁력은 제조원가 절감과 하드웨어 성능 외에 막강한 플랫폼들이 수익모델의 중심에서 작동되어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모바일시대 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삼성전자, 애플이 IoT 플랫폼 선점에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디자인이나 기기 사양을 먼저 따졌지만, 지금은 이 기기를 선택함으로써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툴(플랫폼)이 선택의 기준이 됐다. 자연스럽게 ‘삼성·구글 안드로이드’ Vs ‘애플 IOS’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모바일기기 1대당 판매 수익의 현저한 차이로 인해 과연 이 대결 구도가 성립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나이스평가정보 CB연구소장은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 이익의 대부분을 플랫폼 업체인 구글에 지불해야 하지만 애플은 스마트폰을 파는 만큼 이익으로 남는다”며 “플랫폼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 간의 차이는 점점 더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3년 3분기 애플과 삼성의 영업이익은 56%, 52%로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새로운 멀티미디어 플랫폼인 MCN의 등장

참여자가 많을수록 더 많은 참여자가 모이게 되는 플랫폼은 한 번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오랫동안 판도를 바꾸기 힘든 특성이 있다. 때문에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벌이는 플랫폼 전쟁은 단순히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최병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이미 스마트폰처럼 플랫폼 패권이 정해진 시장도 있지만, 아직 승자가 결정되지 않은 미개척지가 많이 남아 있다”며 “플랫폼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콘텐츠 개인 창작자와 이를 후원하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플랫폼인 MCN(Multi-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이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어 미디어 제작과 이용 환경이 변화하면서 TV 대신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일반화되고 있다. 때문에 개인 창작자를 후원하는 MCN에 대해 해외 미디어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개인 창작자를 중심으로 MCN이 활성화되고 있다. 방송의 미래 형태를 제시하고 있는 MCN에 대한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탄생한 MCN.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수익을 내는 채널이 많이 생기자, 이들을 묶어 관리해주는 곳이 생긴 것이 그 출발이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에서 자라난 MCN들이 유튜브를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으로 콘텐츠 유통 경로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썸니스TV는 키즈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 세계 최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 코미디쇼 ‘리치 리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도 콘텐츠 계약을 맺었다. 자체 제작 영화 ‘익스펠드(2014)’는 넷플릭스, 아이튠스, 구글플레이, 컴캐스트, 버라이즌, X박스 등을 통해 공개하는 등 최대한 많은 경로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역시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들에게 가장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키워낸 산실은 아프리카TV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별 풍선’이라는 후원 시스템을 통해 1인 방송 진행자들에게 수익모델을 제시하며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외에도 페이스북부터 네이버TV캐스트, 카카오TV, 판도라TV, 스낵, 엠군 등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 MCN들은 이들 플랫폼에 나름의 방식으로 제각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OTT 플랫폼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기업 수익은 광고수익배분이다. 유의미한 수익은 아닌 것이다. 이들 플랫폼이 이제 막 생겨난 시장으로 아직 유튜브에 비해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스타트업 비디오빌리지의 조윤하 대표는 “유튜브를 사용하지만,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라며 “플랫폼을 최대한 다변화해야 해당 타겟층에게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 파워라는 것이 생기고 채널 파워가 생겨야 협찬 수익 및 플랫폼 유통 협상권에서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스펙 +α = ICT 패권 장악

미래 ICT 생태계에서 하드웨어 중심의 사양을 높이는 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며, 비즈니스 모델에서 치열한 전술이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는 역부족이다. 하드웨어 스펙은 기본이고 플러스알파(+α)인 유효한 플랫폼과 연계돼야 비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백약이 무효인 국내 ICT 경쟁력 저하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최선의 처방은 기술혁신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과 구축이다.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사물인터넷으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미래에는 스마트폰, 가전제품, 웨어러블기기가 연결된 사용자 기반의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ICT 패권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이디어, 기술, 비즈니스가 결합된 강력한 플랫폼들이 무수히 출시되고 있지만, 생존율은 희박하다. 플랫폼에 디지털 기술과 공유경제 철학이 심화될수록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제시한 ‘한계비용 제로사회’로 다가가기 때문인 것이다. 
 

  사용자 기반의 미래 플랫폼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공급자, 관람자, 수요자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특히, 잠재 사용자인 관람자는 어느 순간 공급자나 수요자로 전환되거나 반대로 이탈할 수 있으므로 수익과 효용이라는 인센티브의 가치사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플랫폼의 필요조건은 가치창출, 비용절감, 동반성장, 품질보증이고, 충분조건은 편리성, 다양성, 확장성, 안정성이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반드시 글로벌을 지향해야만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질 플랫폼 생태계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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