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암흑기 속 ‘비주류’ 머물다 화려한 부활
[이슈메이커] 암흑기 속 ‘비주류’ 머물다 화려한 부활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4.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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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암흑기 속 ‘비주류’ 머물다 화려한 부활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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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체기를 겪으며 대중들에게 잊혀져가던 트로트가 제대로 ‘봄’을 맞이했다. TV와 라디오를 틀기만 하면 트로트가 들리고 새롭게 떠오른 스타들은 강력한 ‘팬덤’으로 무장해 문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음원 차트 순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트로트가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공연계와 광고계는 물론 지역경제까지 산업 전반을 움직이고 있다. 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다.
 
100년의 굴곡진 역사 지나 주류 장르로 부상
1920년대에 등장한 트로트는 한국에서 100년이란 역사를 쌓아온 음악 장르이다. 초기에는 ‘엔카’와 닮았다는 이유로 왜색이 짙은 음악으로 배척당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내며 많은 사랑 속에 명맥을 이어왔다. 1964년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필두로 1970년대 배호, 하춘화 등이 등장해 전성기를 누렸고, 남진과 나훈아라는 세대를 망라한 라이벌 구도도 형성되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선 경쾌한 분위기의 장조 트로트가 새롭게 인기를 모으며 주현미와 현철이 인기 가도를 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며 트로트는 암흑기를 맞이한다.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 등 댄스 음악과 힙합, R&B, 발라드 장르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트로트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흥을 돋우는 데에 적합한 노래로 희화화되면서 외면받기 시작해 ‘성인 가요’로 전락하게 된다.
 
2005년 혜성 같이 등장한 장윤정의 ‘어머나’가 트로트의 기사회생을 가져왔다. 어깨를 펴기 시작한 트로트는 박상철과 박현빈, 홍진영 등 인기가수를 연이어 배출하면서 저변을 넓혔나갔다. 다만 몇몇 개별 가수의 성공에만 그친 한계도 분명했고 스타의 탄생이 멈칫하면서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큰 물결을 일으키진 못했다.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역대 종합편성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 열풍에 쐐기를 박았다. ⓒTV조선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역대 종합편성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 열풍에 쐐기를 박았다. ⓒTV조선

 

‘송가인’ 밀고 ‘유재석’ 끌더니 ‘미스터트롯’이 화룡점정
비주류에 머물던 트로트 장르에 다시 불을 지핀 건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다. 가창력과 스토리를 두루 갖춘 스타들의 등장은 중장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최고 시청률 18.1%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우승자 송가인의 인기는 독보적이어서 프로그램 종영 후 각종 예능 섭외 1순위로 떠올랐고, ‘미스트롯’ 전국투어 공연은 물론 단독 콘서트까지 연일 매진시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미스트롯이 불을 지폈다면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열풍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 8회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했으며, 결승 경연이 치러진 11회에는 35.7%의 역대 종합편성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음원차트에서도 인기가 이어져 우승자인 임영웅이 부른 ‘배신자’를 비롯해 영탁의 ‘찐이야’, 이찬원의 ‘18세 순이’ 등이 트로트 차트를 넘어 종합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이에 발맞춰 미디어는 트로트 관련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MBC의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다루는 여러 포맷 중 트로트 가수 ‘유산슬’ 캐릭터가 등장하는 ‘뽕포유’ 편은 유독 높은 화제를 부르며 유재석의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부르기도 했다.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트롯신이 떴다’, MBN ‘트로트퀸’ 등은 열풍에 더욱 불을 지폈다.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 형성하며 문화계 활력 불어넣어
트로트가 주류 장르로 부상하면서 문화계에 일으킨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 특히 소비력 있는 ‘오팔 세대’가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며 침체됐던 공연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고 음원 서비스 업체들도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과거 트로트 가수 팬클럽은 규모도 작고 활동도 활발하지 않았지만 트로트 열풍 전후로 속속 결성된 신진 스타들의 팬클럽은 대규모 조직을 바탕으로 후원금을 통해 모은 예산과 회칙을 두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송가인과 홍자,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부상한 가수들의 팬카페 회원 수는 1만여 명에서 6만여 명에 이를 정도다. 60대 주부 A씨는 “처음에는 빼어난 가창력과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에 가수를 응원하게 되었다가, 팬들끼리 소통하며 마음이 맞는 친구도 사귈 수 있어 헛헛한 마음을 달래게 된다”고 전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이다. 트로트가 다시 대중문화의 전면에 나섰지만 차별화 된 콘텐츠가 없다면 다시금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문화평론가는 “현재 트로트 열풍은 과거의 ‘듣는 트로트’에 머무르지 않고 ‘보는 트로트’로 장벽을 허물어 낸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이끌어가기 위해 진부함을 벗고 시대에 맞춰 더욱 대중에 다가갈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부흥의 물꼬를 튼 트로트가 뿌리를 내리며 주류 장르도 완전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트로트에 주어진 또 다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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