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코로나 특집 I] 바이러스에 전례 없는 위기 맞은 지구촌
[이슈메이커_ 코로나 특집 I] 바이러스에 전례 없는 위기 맞은 지구촌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3.3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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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바이러스에 전례 없는 위기 맞은 지구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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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처음 발생된 이래 3월13일 현재까지 전 세계 확진자 수만도 13만 명에 사망자도 5천명에 달한다. 피해발생국 역시 120개국을 넘어서자 3월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감염병 경보단계의 최고 등급인 6단계로 1948년 WHO 설립 이후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이후 세 번째 선포 사례가 되었다.

 

사상 세 번째 ‘팬데믹’ 선언한 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선언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이는 단순히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로, 모든 부문과 개인이 싸움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와 진단 및 방역, 치료, 전염 차단과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취득 등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환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3,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과 북미까지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이탈리아와 이란이다. 이탈리아는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처음으로 지역 감염이 확인된 후 3주 만에 확진자가 15,000여명을 넘고 사망자도 1,000명을 넘으며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6.7%로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전국에 주민 이동제한령을 내렸고, 식료품점과 약국, 주유소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소의 영업을 일시 금지했다. 전국의 식당과 술집 등도 문을 닫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트위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트위터

 

더불어 유럽 전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파리의 국제기구들의 일정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3월13일부터 제43차 회기의 남은 모든 회의를 취소한다고 밝혔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직원의 사무실이 폐쇄되고 격리 조치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확진자가 1만 명에 사망자가 400명을 넘었고,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을 비롯해 고위 관료와 국회의원 20여 명에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자 정치·경제·체육·문화 등 전 방위의 사회 활동과 기능이 줄줄이 멈춰섰다. 이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셧다운(shutdown) 하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실제 대선을 앞둔 주자들이 선거 유세 집회를 취소하고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는 모두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공연예술의 심장부인 뉴욕 브로드웨이도 잠정적으로 모든 공연을 중단했고, 대학들 역시 줄줄이 오프라인 강의를 중단하고 온라인 강의로 전환한 상태다. 아울러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에 대해 30일 간 미국 입국을 사실상 금지시키는 조치도 발표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뒤늦게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신천지에 대한 여론은 매우 악화되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이만희 총회장이 뒤늦게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신천지에 대한 여론은 매우 악화되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슈퍼 전파’ 이뤄진 신천지

국내에서는 3월13일 자정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7,979명으로 발표되었다. 사망자도 70명을 넘었다. 초기 완만한 확산세를 보이던 국내 확진자수는 2월18일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작스럽게 빨라졌다. 해당 환자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된 후 대구에서는 집단감염이 일어나 하루에 확진자가 수백 명씩 쏟아졌다. 2월28일에는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741명이나 늘기도 했다. 현재까지 총 확진 환자 중 신천지 관련 환자는 59.9%인 4,780명에 달한다.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세균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 2주간 대구에 상주하며 상황을 관리했다.

 

특히 이단이라는 끊임없는 비판에도 교세 성장을 이어와 작년 기준 23만 명이 넘는 신도를 모을 만큼 조직과 세력이 확대되었지만 신천지만의 독특한 예배와 은밀한 전도가 코로나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 속에 여론은 급속히 악화했다. 심지어 한 아파트에 집중적으로 모여 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며 해당 거주지가 코흐트 격리 조치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교인들이 계속된 독촉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진단검사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회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는 신천지 해체라는 요구로도 이어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신천지 강제해산’ 청원 동의는 120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3월2일 이만희 총회장이 뒤늦게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국민에게 사죄의 큰 절을 두 번 올리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우리가 코로나 최대 피해자’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크다.

 

이에 서울시는 신천지 예수교의 사단법인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 아울러 세무조사와 구상권도 행사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인 전수조사에 낭비된 행정비용과 방역 비용, 환자의 진단·치료 비용에 대한 구상권 행사 등 민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경북 청도대남병원과 부산 온천교회, 충남 천안 줌바댄스교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등에서도 집단 감염이 이어지며 좀체 바이러스의 기세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PC방이나 노래방 같은 곳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는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한 예방 관리 지침을 내놨다. 감염 관리 책임자를 지정해서 발열 체크나 소독 등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고, 서울시는 마스크 착용 여부까지 현장 점검을 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시설 폐쇄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마스크 대란 현상은 마스크 5부제 도입이라는 고육지책으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약국 등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손보승 기자
마스크 대란 현상은 마스크 5부제 도입이라는 고육지책으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약국 등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손보승 기자

 

마스크 대란과 온정의 손길

코로나19 사태는 ‘마스크 대란 현상’도 불러왔다. 공적 판매처마다 마스크를 구하려는 행렬이 이어졌고 수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자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해야 했고, 고육지책으로 마스크 5부제가 도입되고 재고 알림 어플리케이션까지 등장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약국 등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마스크 착용 지침이 명확하지 못했던 점에서 기인한다. 사태 초기 정부는 국민들에게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월4일 브리핑에서 “천이나 면으로 된 마스크는 젖을 수 있어 감염 예방에 제약이 있기에 수술 및 보건용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적 마스크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감염 위험성이 낮은 곳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로 바뀌어 한시적 조치로 면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고 사용지침을 변경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개정된 마스크 사용지침은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그리고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먼저 면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9일 “공직 사회는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등 솔선수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류는 언제나 전염병과 싸워 이겨왔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역시 머지않아 ‘종식’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Pixabay
인류는 언제나 전염병과 싸워 이겨왔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역시 머지않아 ‘종식’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Pixabay

 

하지만 이에 대해 마스크 수요를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불만이 여전하자 방역당국은 자체 중간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정전기 필터를 장착한 면 마스크를 실험해보니, 앞서 실시한 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과 유사한 수준에서 비말 차단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용으로 면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국난 극복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이고 있다. 실제 외신들 역시 차분한 대응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는데, 워싱턴포스트의 조쉬 로긴 칼럼니스트는 “실제로 민주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하기만 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한 국가가 있는데 바로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있다”고 평하면서 “한국 시민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수많은 의료진이 자원해서 악전고투를 펼치고, 군 장병들이 방역과 의료인력 지원에 나서고, 어린 학생들이 저금통을 깨서 성금을 기부하거나 대학생들이 마스크 생산 자원에 나서는 모습, 착한 임대료 운동 및 소비 촉진 운동 등은 우리 사회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난을 이겨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발달한 현대의학 속에서도 더욱 강력해진 바이러스 앞에 위기에 놓였지만 인류는 언제나 전염병과 싸워 이를 극복해왔다. 코로나19 역시 머지않은 시기에 ‘종식’이라는 단계에 접어들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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