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보호자의 마음마저 치료하는 수의사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마음마저 치료하는 수의사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03.23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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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마음마저 치료하는 수의사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시대, 전국에는 5천여 개의 동물병원이 있다. 유대감을 쌓으며 삶을 함께 살아가는 가는 반려동물이 아프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 아프다. 이웃에 있는 동물병원을 찾지만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마음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하는 반려인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좌승민 엘 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과 반려인, 수의사의 진정성 있는 공감과 소통만이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동물병원 선택의 올바른 기준에 대해 알아본다.

 

사람이 건강해야 반려동물도 건강하다.

“반려인들 스스로가 수의사와 함께 반려동물을 치료해나간다는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힌 좌승민 동물병원 원장은 동물병원 선택의 문제에 앞서 반려인들이 가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 피력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거나 뒤늦게 동물의 사랑스러움을 깨닫고 정성으로 보살피며 반려하기를 택한 반려인 모두가 반려동물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사소한 이상 행동이라도 기억해두셨다가 언제든 찾아와 반려동물의 상태를 부담 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병원이 좋은 동물병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 볼 때, 말 그대로 반려하는 두 관계가 서로 치료받는 편안한 병원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좌 원장의 동물병원은 낮임에도 불구하고 지긋한 연세의 어머니들로 가득했다. 주상복합 건물 내에 위치한 좌 원장의 병원은 병원이라기보다는 휴게실을 방불케 한다. 차를 마시며 간호사들과 잡담을 나누는 동네 주민들과 편안하게 쉬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물과의 유대감, 사람과의 공감을 우선시해 병원 위치와 인테리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편안한 소파와 은은한 조명,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의 조경과 소품들 뒤로 반려동물들의 수술과 진료 모습을 볼 수 있는 오픈된 진료실이 존재한다. 건강한 소통이 동물치료의 핵심이라는 좌 원장의 철학처럼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열려있다.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공중방역 수의사로 3년간 복무하며 전라도와 제주도 등지에서 가축부터 길고양이까지 여러 종류의 동물들과 함께해왔던 좌 원장은 보다 다양한 수의학적 경험을 쌓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현지 동물병원의 진료 스타일과 최근의 수의학계 트렌드를 경험했다. 귀국 후에는 대전과 서울의 24시간 대형 동물병원에서 봉직 수의사로 근무하며 본격적인 실력을 쌓은 베테랑 수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사가 가져야 할 최고 덕목은 겸손과 진심으로 들어주는 낮은 자세라고 말하는 좌 원장에게 ‘반려’의 의미는 특별하다.

 

©엘 동물병원
©엘 동물병원
©엘 동물병원
©엘 동물병원

 

 

반려, 그 진짜 의미를 함께 찾아가는 동반자

“조용한 성격이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어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제가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편이었죠.”라고 말하는 좌 원장은 늘 조용하지만 사람을 좋아해 먼저 다가가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공감하니 그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들어 줄 이야기가 많아 택한 직업이 바로 수의사였다. 다양한 삶의 배경 속에서도 서로 하소연하고 위로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반려의 의미가 아니겠냐는 말을 덧붙인 그는 매일매일 만남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론적인 치료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틈나는 대로 논문과 학회를 찾으면서도,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하면 만남을 우선으로 하는 좌 원장이다.
 

“아주 사소한 부분들에서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먹고 자고 배설하고 하는 일련의 이야기들이 재미있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죠. 결국 대화와 공감 속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좌 원장은 지역 사회와의 반려를 위해 유기동물 봉사와 보호소, 길고양이 중성화, 급식소 사업 등 여러 동물 복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과거 시청에서 공중방역 수의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성숙해가는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인 노력을 보며 수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반려동물을 통해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함께하는 가치를 소중함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름다운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입원한 동물들의 일과를 빼곡히 기록한 좌 원장의 메모를 보며 감동했다는 한 반려인의 얘기를 통해 동물을 치료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수의사라는 말의 가치와 참된 반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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