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인플루언서 I] 시장 움직이는 신흥 권력
[이슈메이커_ 인플루언서 I] 시장 움직이는 신흥 권력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02.25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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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시장 움직이는 신흥 권력
 
 

 

영향력을 뜻하는 ‘인플루언스(influence)’에서 파생된 인플루언서(influencer). 최근에는 ‘연변인’(연예인 같은 일반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브랜드와 제품 홍보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콘텐츠로 대중들에게 즐거움과 웃음,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며 소통의 폭을 넓혀가기도 한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SNS 세상의 저변을 바꾼 이들, 인플루언서가 바꿔가고 있는 마케팅 시장의 변화를 살펴봤다.
 
선과 고리로 연결된 SNS 세상, 그 속의 인플루언서
국내에서 인플루언서가 마케팅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수많은 매체에서 다뤘듯, 인플루언서의 활약상은 수없이 많다. 중국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왕홍을 보면 이들은 이미 드라마, 영화, 광고, 뷰티, 패션, 경제,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고, 여기에서 창출되는 수익 역시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샤넬, BMW, 코카콜라, 맥도날드, 프라다, 켈로그 등 다양한 글로벌기업에서 왕홍을 광고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왕홍 자신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여느 기업 못지않게 성장한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의 왕홍처럼 메가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이 도드라지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도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이미 다수의 마케팅 기업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두고 마치 엔터테인먼트의 형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으며, 다수의 연구기관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이 대한민국 경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조사한 보고서를 출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셀 마켓’(Cell Market)이라는 영역도 생겨났다. 기존 마켓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1인 마켓의 모습을 세포(cell)로 표현한 이 셀 마켓은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포스팅하고, 댓글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등 판매의 모든 절차를 혼자서 해결하는 형태를 띤다.
 
한 디지털마케팅 전문가는 “일부 자료에서는 인플루언서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변화를 유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소셜미디어의 모든 이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표현하고 있기에 그들의 생각에 노출된 모든 사람을 인플루언서라 표현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SNS라는 세계는 모두가 선과 고리로 연결되어 있고, 이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에 이같이 표현될 수 있다고 보인다.
 
 
2019년 전 세계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출한 금액은 지난 2015년보다 8~16배가량 늘었지만, 객관적 지표를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pixabay.com
2019년 전 세계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출한 금액은 지난 2015년보다 8~16배가량 늘었지만, 객관적 지표를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pixabay.com

 

선한 영향력과 창의적 캠페인 동반돼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SNS 사용자가 인플루언서의 행위에 친숙함을 느끼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거부감 없이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에 기인한다. 실제로 인플루언서는 수많은 고정 팔로워들에 의해 자신의 영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때문에 기업 단위에서 제공하는 일방적 전달에 의한 마케팅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쌍방향적 마케팅이 이들의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어도, 이를 적시 적소에, 그리고 정확한 기획과 분석력을 갖추지 못하면 날 선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일례로 미국의 한 온라인 뷰티용품 판매회사가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매출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는 사례가 있었다. 또한, 미국의 한 광고회사의 대표는 “우리는 (소셜미디어) 포스트에 지불하는 금액을 줄이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거품의 단면을 드러내는 작은 시발점에 불과하다.
 
미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 미디어킥스(Mediakix)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 세계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출한 금액은 지난 2015년보다 8~16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오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영향력이나 KPI(핵심성과지표), ROI(투자자본수익률)에 대한 지표를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한, 인플루언서가 광고주로부터 제품을 후원받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함에 있어 이를 숨기거나 명확히 하지 않아 이에 대한 불신이 사회적으로 커지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반응이 포착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파워블로거 사태와 유사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기도 한다. 당시 정부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심사지침’을 개정해 인기 블로거 등이 대가를 받고 추천 글을 올리면 해당 글 안에 경제적 대가·현금·상품권·수수료 등 구체적인 표현을 반드시 적게 만들었다. 수많은 블로거가 이 지침이 개정된 후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이 인플루언서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를 노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게시물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행위로 판단,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마케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SNS에서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에게도 과거 파워블로거와 유사한 형태의 마케팅 방법론이 득세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법론이 지속될 경우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신뢰도와 효율성에 관한 의문이 시장에 팽배해질 가능성이 높고, 인플루언서 자체의 신뢰도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플루언서가 시장을 움직이는 일종의 권력으로 성장했다는 데 이의는 없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맹목적인 돈벌이나 어그로(aggro)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한 영향력과 창의적 캠페인을 통해 인플루언서의 순기능이 더욱 부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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