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지구촌 강타하는 신종 바이러스 공포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지구촌 강타하는 신종 바이러스 공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2.1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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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지구촌 강타하는 신종 바이러스 공포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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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병)으로 번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속에 지구촌이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진원지인 중국에서만 2월13일 현재 사망자가 1,310명에 달하고 확진자도 5만에 육박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1월23일 첫 번째 확진자 발생 후 현재까지 28명이 감염되면서 코로나19가 일상의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
 
한 달 남짓 사망자 1,000명 넘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공식 명칭은 ‘COVID-19’이다.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중증폐렴이 확산되자 당초 ‘우한폐렴’으로 불렸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의 이름에 특정 지역이나 국가 이름을 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명명했다. 이후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 내 전문가들의 논의 끝에 COVID-19라는 정싱 명칭이 부여됐다.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는 질병을 뜻하며 19는 발병시기인 2019년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19’라는 별도의 한글 표현을 정했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음에도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인간이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박쥐에서 사향고양이에게 전파되어 다시 사람으로 넘어온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 2015년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MERS-CoV)’처럼 동물에서 사람으로 종간(種間) 장벽을 넘어온 동물 유래 코로나 바이러스이자 숙주가 야생동물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가오 푸 중국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야생동물을 되도록 멀리하고 먹지 말아야 한다. 이번 바이러스가 야생동물로부터 왔다는 점은 확실하다”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알려진 대로 박쥐에서 발원한 것인지, 중간 숙주로 다른 야생동물이 있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화난농업대학은 중간 숙주로 천산갑을 거론하기도 했으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멸종위기종 동물인 만큼 또 다른 숙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19는 2월13일까지 28개 국가로 전파된 가운데 세계 각국은 각각의 대처법으로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를 막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DC
코로나19는 2월13일까지 28개 국가로 전파된 가운데 세계 각국은 각각의 대처법으로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를 막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DC
 
 
특히 코로나19가 어떠한 전파 특성이 있고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도 아직까지 내려지지 못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클지도 불확실하다. 분명한 점은 사람 간 전염이 빠른 속도로 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불과 한 달 만에 확진자가 50명 남짓에서 5만여 명으로 폭증했으며 사망자도 1,000명을 넘어섰다. 2003년 사스 당시 전세계 환자가 8,098명, 사망자가 774명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전염 속도가 폭발적으로 빠른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확진자가 현재 집계된 수치보다 훨씬 많은 10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후베이성 우한과 인접 지역을 봉쇄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도 외출 금지령을 내린 상태이다.
 
과도한 불안 대신 일상생활 적극 독려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는 ‘비말’로 추정된다. 비말 감염은 호흡기계 전염병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감염자의 기침이나 대화 도중에 방출되는 비말과 바이러스가 공기와 함께 호흡기로 흡입되어 감염된다.
 
이러한 전염병 전파에 대한 공포는 국민의 일상풍경조차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23일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28명이 감염됐다. 다행히 감염자 중 중상자는 없고, 완치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와 퇴원을 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접근 자체를 안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단체 모임이나 회식도 크게 줄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도 급감하는 등 소비 위축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월호 ‘KDI 경제동향’을 통해 우한 폐렴 확산이 소비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KDI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5에서 104.2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소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 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가 어떠한 전파 특성이 있고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못한 상태라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클지는 불확실하다. ⓒScientificanimations
현재까지 코로나19가 어떠한 전파 특성이 있고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못한 상태라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클지는 불확실하다. ⓒScientificanimations
 
 
정부는 과도한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고 소비심리를 진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로한 뒤 시장 내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당연히 긴장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이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자 지자체의 역할이다”면서 “국민은 방역본부가 가르쳐주는 행동수칙이나 요령을 따르면 충분히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 한다”며 “중앙부처·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상점이 며칠 간 영업을 중지하는 것도 공중보건 측면에서 지나치다”며 “소독하고 이틀 후부터는 운영해도 괜찮다는 것이 방역대책본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진원지인 중국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후베이성 우한과 인접 지역을 봉쇄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도 외출 금지령을 내린 상태이다. ⓒHuangdan2060
진원지인 중국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후베이성 우한과 인접 지역을 봉쇄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도 외출 금지령을 내린 상태이다. ⓒHuangdan2060
 
 
다만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위생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최선의 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손씻기를 위해 시설 등에 손 소독제를 배치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총 6단계로 손바닥과 손가락, 손등, 손톱 밑을 30초 이상 씻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손에 남은 바이러스를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속도 퍼지는 바이러스, 언제 기세 꺾일까?
전 세계 곳곳에서도 코로나19와의 사투가 펼쳐지고 있다. 2월13일까지 28개 국가로 전파된 가운데 확진자수를 살펴보면 중국 다음으로 홍콩이 49명(사망 1명)으로 가장 많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47명, 태국 33명, 일본 28명, 대만 18명, 베트남과 호주 13명 등의 확진자가 나왔고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는 175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 밖에서는 독일 16명, 미국 13명, 프랑스 11명, 캐나다 7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위생관리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30초 이상의 손씻기를 강조하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위생관리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30초 이상의 손씻기를 강조하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이에 세계 각국은 각각의 대처법으로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를 막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총 127개 국가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입국 관리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2월2일 이후 14일 내 중국에서 방문했던 외국인의 입국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호주와 필리핀은 중국을 체류하거나 방문, 경유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아예 금지했고, 러시아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와 여행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유행 조짐을 보이자 국경과 철도, 항공 노선을 대부분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사실상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했는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한은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관건은 언제쯤 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일지에 대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대체로 온난한 기후가 감염병 종식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을수록 더 잘 생존한다. 사스의 경우에도 기온이 22~25도에서 38도로 올라갈 경우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드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행정부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는 일반적으로 4월에는 사라질 것”이라며 “열기가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과도한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고 소비심리를 진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관
우리 정부는 과도한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고 소비심리를 진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관

 

하지만 아직 날씨와 신종 코로나 간의 연관성을 확신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낸시 메소니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따뜻한 봄이 일반적으로 감기 시즌의 끝을 알리는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도 둔화시킬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날씨가 따뜻해져 바이러스가 줄어들길 바라지만, 그렇게 가정하는 건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피터 호테즈 텍사스 베일러의대 국립열대의약학교 학과장 역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봄·여름에 사태가 잠잠해지리라고 추정하는 건 무모하다”면서 “우리는 계절적 변동의 근거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메르스는 상대적으로 기온과의 연관성이 낮았다. 유행 양상도 2002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등장해 이듬해 여름에 소멸한 사스와 달리, 2015년 국내에서 확산된 메르스는 5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났다.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의학 지식이 크게 개선되었고 이를 관리하는 사회의 대처능력도 많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질병이 스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지역 간 교류가 늘어나면서 변형 바이러스의 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전염병의 위협은 앞으로도 세계 경제와 인류의 생활을 위협할 상수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응이다. 과도한 두려움 대신 증거에 근거한 행동이 유행의 확산을 막고 전문가들의 대응역량을 집결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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