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신물질인 ‘포스포린’ 특성 발견
2차원 신물질인 ‘포스포린’ 특성 발견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5.10.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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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2차원 신물질인 ‘포스포린’ 특성 발견

새로운 꿈의 신소재 개발 가능성을 열다

 

 

 



대한민국 전자 산업을 이끄는 중심축 중 하나인 반도체는 지난 50년 이상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실리콘 반도체를 더욱 작게 만들기 위한 개발비와 성능 개선의 어려움 등으로 이는 더 이상 소형 반도체 제작에 적합하지 못하다며 학계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우수한 전자 소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탄소 원자 한 층 두께의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그 물성이 우수하여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 최근 10년간 실리콘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 손꼽혔다. 그럼에도 그래핀 연구는 10년째 답보상태에 빠지며 또 다른 신소재 개발의 요구가 끊이질 않았기에, 최근 포항공대 물리학과 김근수 교수팀이 발표한 ‘포스포린’의 특성 발견에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학계의 주목을 받는 신진 연구자
 

포항공대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최형준·이연진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고성능 반도체 소자의 후보 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포스포린’을 도체 또는 절연체로 자유자재로 조절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도 발표됐다. 이처럼 학계의 중심에 선 김 교수에게 연일 언론에서는 인터뷰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 물리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물론 반복되는 연구와 최근 집중된 언론과의 대면으로 그는 몸이 여러 개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될 정도로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이슈메이커에서도 김근수 교수의 최근 연구 성과를 조명하기 위해 포항공대로 향했다. 늦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의 어느 날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그를 만나게 되었다. 김 교수의 연구실에는 몇 명의 제자들이 그와 면담을 나누고 있었지만 동시에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사이에서 김근수 교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성과를 발표한 연구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앳된 모습 때문이었다. 또한 그는 교수로서의 권의 의식보다는 제자들과 편하게 학업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 교수는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진 중에서도 제가 가장 어립니다. 이는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줄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으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선배처럼 이들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때문인지 많은 학생들로부터 면담 신청을 받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김근수 교수가 속한 포항공대 물리학과는 2015년 현재 학사과정 119명, 석사과정 1명, 통합과정 136명, 박사과정 2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설립 취지에 맞게 학부생에 비해 대학원생을 더 많이 선발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리학과 전임교원 1인당 학생 비율은 세계적 유수 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렇기에 밀착형 교육, 소수 정예 교육이 가능하다. 또한 선택하여 특성화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전문 고급인력을 양성하며, 전략적 분야 외에도 물리학의 균형적인 교육과 탐구 지향적 연구를 위하여 고체, 광생물 복잡계, 입자, 전산물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그룹 형성에도 힘을 기울인다.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한 포스포린
 

포스포린은 인(P) 원자로 된 흑린에서 표면 몇 개 층을 떼어낸 2차원 평면구조의 나노 물질이다. 이는 탄소(C)로 이루어진 그래핀과 원자 배열이 유사하나 규칙적으로 주름진 구조를 갖기 때문에 외부 스트레인이나 전계 효과로 물성 조작하기에 용이하다.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이와 같은 포스포린의 구조적 특징에 주목하여 포스포린 표면에 알칼리 금속 원자를 흡착시켜 강한 전계 효과를 유발했다. 그 결과 ‘슈타르크 효과’로 포스포린 밴드갭을 폭넓게 조작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반도체 소재로 많이 쓰이는 실리콘의 밴드갭이 1.1eV인데 김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포스포린의 밴드값을 0∼0.6eV까지 폭넓게 변환시켰다.
 

조작 가능한 밴드갭의 범위는 두겹층 그래핀의 세 배가 넘으며, 포스포린의 전자 물성은 반도체로부터 도체에 이르기까지 자유자재로 변환 가능하다. 이러한 밴드갭 조절의 원리는 이미 상용화된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에 비교적 쉽게 적용이 가능하며, 다른 2차원 반도체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활용 범위도 매우 넓다. 또한 김근수 교수는 “밴드갭이 0에 이를 때 그래핀의 우수한 물성의 근원에 해당하는 ‘디랙준도체 상태’가 포스포린에 나타나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로 2차원 반도체 물질 연구의 중심이 그래핀에서 포스포린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향후 불과 원자 몇 개 수준의 두께를 갖는 얇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 컴퓨터 칩 등을 만드는 초소형 전자소자 실현에 중요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김 교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저명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인내심과 집중력이 동반된 강한 연구 그룹을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잠재력있는 신진 연구자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창의적인 연구가 장려되고 보호되는 연구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소신 있는 발언이 대한민국 기초 과학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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