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r Ⅱ] 대한민국 독립영화
[Minor Ⅱ] 대한민국 독립영화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10.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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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국내 독립영화의 빛과 그림자 

 

천만 영화에 가려진 작품들, 설 곳 잃어가는 독립영화


 

 

 

바야흐로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황금기가 찾아왔다. 전국 누적 관객수가 2년 연속 2억 명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계는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대형 자본이 투자된 영화들이 아닌 소자본 독립영화들은 아직도 열악한 제작환경에 처해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이가 꿈을 펼치기도 전에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 한 편을 만들더라도 상업영화에 밀려 상영관을 찾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상영관과 제작비 부족에 시달리는 독립영화

일명 ‘인디영화’라고도 불리는 독립영화는 이윤 확보를 1차 목표로 하는 일반 상업영화와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다.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 등에서 상업영화와는 차별성을 띈다. 일반적으로 몇 분에서 1시간 이내의 단편영화가 대부분이며 소수의 관객과 독자적인 배급망을 갖고 있다. 본래는 1920년대의 전위영화를 비롯하여 실험영화, 지하영화, 확대영화 등을 총망라하는 별칭으로 사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개인이나 동호인에 의해 후원과 제작이 행해지는 모든 영화의 총칭으로 쓰인다. 

  지난해 국내 독립영화는 367편이 개봉되고 1,42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해당 수치로만 보면 독립영화도 수익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385만 명)와 ‘비긴 어게인’(343만 명)을 제외하면 독립영화 1편당 관객 수는 1만 9200명에 그친다. 상영관에 수익의 절반을 지불하게 되면, 저예산 독립영화사들의 실제 매출액은 8000만 원을 채 넘지 못한다. 실제 수익률이 이렇다 보니 국내 독립영화 제작자들은 제작비를 1억 원 미만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 예산이 그 이상으로 커지게 되면 적자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1억 원 미만의 제작비는 결국 빠듯한 촬영 스케쥴과 부족한 장비, 부실한 후반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는 상업영화에 익숙한 보통 관객들의 만족을 채워주기 어렵고, 독립영화 관람률 저하로 직결된다. 영화 마돈나를 제작한 신수원 감독은 “마돈나를 만들면서 영화의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최소 4, 5억 원은 필요하다고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감독 개인의 뛰어난 능력으로 좋은 작품들이 탄생할 수는 있지만, 그 확률은 높지 않다. 

  독립영화계가 돌파구를 차지 못하는 데는 상영관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한국독립영화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문을 연 독립영화전용관은 단 4곳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서울 광화문의 인디스페이스와 영진위 직영인 서울 강남구 인디플러스, 서울 성북구에서 운영하는 아리랑시네센터, 한국영상자료원이 운영 중인 시네마테크 KOFA 2관이 전부다. 그나마 운영되는 4곳도 모두 서울에 자리하고 있어 그 외 지역에는 독립영화전용관이 전무한 상황이다. 그나마 개봉작을 상영할 수 있는 곳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 두 곳뿐이라는 점에서 독립영화제작자들의 상영관 잡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독립 예술영화를 지원하는 ‘CGV아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CGV아트하우스 이상윤 사업담당은 “한국 극장 현장은 할리우드 영화와 대형 한국영화가 경쟁한다. 관객수가 많지만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은 부족하다”며 많은 관객수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영화가 소비될 수 있는 토대(CGV아트하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CGV아트하우스는 서울 11, 경기4, 그 외 지역 6에 전국 18개 극장을 운영 중이며, 2018년까지는 35개로 상영관을 늘릴 예정이다.

 

▲독립영화 ‘안녕투이’ 촬영현장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인들

최근 두 명의 배우가 생활고로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문화예술계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배우 판영진은 평소 생활고를 비관하고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년 전 조사했던 문화예술인 실태에 따르면 월수입 평균 월수입 100만원 이하는 67%, 50만원 미만은 25%에 이른다. 문화 예술인의 절대다수가 빈곤층에 해당하는 것이다. 

  예술인복지법 제정 3년 차에 들어섰지만, 예술인들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예술인복지재단은 생계가 어려운 문화예술인들에게 긴급생활자금이나 긴급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심사과정이 오래 걸리는 편이고, 선정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역량 강화와 생활안정을 목표로 지원금은 2013년 60억원, 2014년 81억원, 올해 110억원 등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올해는 상반기가 거의 다 지난 현재까지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지원 신청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예술인복지재단 김세영 팀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현재 활동하는 예술인과 원로 예술인을 대상으로 적용하다 보니 신인 배우나 무명배우들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경력단절이나 기준 외 신청의 기회도 있는 만큼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독립영화는 대규모 자본의 블록버스터 같은 화려함을 자랑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소소하게 담아낸다. 예술인을 위한 복지법이 보완 및 개선을 거쳐 제대로 시행되고 관객들 또한, 독립영화 제작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들의 무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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