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업계의 우아한 야전사령관으로 거듭나다
국내 패션 업계의 우아한 야전사령관으로 거듭나다
  • 고주연 기자
  • 승인 2019.08.05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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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고주연 기자]

 

국내 패션 업계의 우아한 야전사령관으로 거듭나다

'마담 엘레강스 by 김혜정'은 어떻게 사모님들 마음을 사로잡았나     

      

ⓒ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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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없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세대에게 쇼핑 플랫폼은 즐거운 놀이터일 수 있다. 반면 리모컨이 친숙한 대부분의 중장년층에게 즐거운 쇼핑 매장은 스마트폰이 아닌 TV 스크린이다. 이와 같은 중장년층의 소비 패턴과 취향을 공략하는 마케팅으로 국내 패션 업계에서 중장년층 여성이 가장 많이 찾는 SPA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기업가가 있다. 3대 전통을 지켜가면서 성장해나가는 사모님들의 패션 브랜드 마담 엘레강스의 김혜정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참고로 회사명은 (주)네오킴(New Elegance Origin by KimHyehJung, 이하 네오킴)이다.

 

마담 엘레강스 by 김혜정의 반짝 데뷔 
어떤 엄마와 딸의 인생 스토리는 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얼마 전 공영홈쇼핑의 새 토크쇼 ‘스토리 스토리 나잇’에서 브랜드 마담 엘레강스의 창업자 김혜정 대표의 어머니 백영도 회장의 인터뷰 영상이 방영되었다. 이날 방송 사전촬영을 앞둔 자신의 엄마를 위해 김혜정 대표는 일일 스타일리스트를 자처했다. 왕년의 오너 디자이너인 82세의 엄마는 꼼꼼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딸이 디자인한 시폰 블라우스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모니터하던 방송 작가가 녹화 중간 저에게 어머님이 너무 젊어 60대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특별한 날, 좋은 날엔 80대 할머니도 60대 아줌마로 만들어 준다는 측면에서 패션의 가치가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을 동시에 선호하는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서 이름나 있는 마담 엘레강스는 김혜정 대표의 외조부가 중구 회현동에서 ‘신흥 양장점’을 시작한 1948년부터 3대째 이어오고 있는 패션 하우스 브랜드다. 김 대표의 어머니가 대학 시절 그의 아버지 매장에서 일을 거든 경험을 바탕으로 1962년 의상실을 시작하면서 바톤을 이어받았으며 1980년 롯데쇼핑 본점(소공점)을 입점하여 기성복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1981년에 롯데쇼핑 선정 우수협력업체 공로패를 수상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1986년에 ‘마담 엘레강스’라는 브랜드명으로 리뉴얼하면서 부인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롯데 본점의 부인복브랜드 매출 순위 넘버 쓰리(3) (마담 엘레강스, 마담포라, 미세스 로라)가 롯데 매장 전체의 3대장일 정도로 부인복 전성시대를 누렸다. 김혜정 대표 또한 성심여대(현 가톨릭대학교) 의류직물학과와 일본문화복장학원 복식 연구과를 마치고 1988년 5월, 회사에 디자이너로 합류하여 부인복 전성시대를 함께 견인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국내 패션 시장은 국민소득 수준 증가로 패션 수요가 늘어나면서 더 없는 호황기를 맞았었다. 이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도 제품 라인의 다각화 전략으로 신규 세컨드(second) 브랜드를 개설하려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엘레강스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김 대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신규 브랜드 론칭을 기획하게 된다. 김 대표는 1993년 네오킴(New Elegance Origin by Kim)을 시작하면서 기존 엘레강스가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우아함과 젊은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을 담아내고자 했다. 캐주얼한 디자인이지만 엘레강스의 기본 철학에 맞는 품격의 수준은 유지하고자 한 것이다.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새로움(New)과 근원(Origin)이라는 뜻을 넣은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처럼 김 대표가 가진 당시의 시장 전망과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 도전정신은 그가 이후 홈쇼핑 패션 시장에 큰 밑천이 없이도 두려움 없이 출사표를 던진 배경이 됐다.  
 

김 대표는 1994년 상표 등록을 했고 오프라인 매장도 5개로 늘리며 브랜드의 가능성을 감지했다. 그런데 1997년 국제금융위기가 터졌다. “순식간에 브랜드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결국 두 개의 브랜드 중 마담 엘레강스를 살리기로 하고 네오킴의 모든 매장을 철수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힘든 사회적 현상이긴 했지만 자식 같은 브랜드를 접는 그 시기에는 충격과 상실감이 상당했습니다”고 떠올렸다. 촉망받던 미시캐주얼 네오킴의 반짝 데뷔는 그의 가슴속에 회한을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됐다. 당시의 미시캐주얼 브랜드명은 현재 네오킴 이라는 회사명으로 명맥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다.

 

ⓒ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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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와 TV 홈쇼핑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다
김 대표는 패션사업에서의 유통 다각화를 시도하는 차원에서 무점포 시장의 큰 가능성을 보고 2006년 국내 대기업 카탈로그에 입점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머니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당시 시장조사를 해보니 기존 카탈로그 홈쇼핑에 예쁘고 편한 중년 여성복이 거의 없다는 걸 느꼈고, 백화점 디자이너 브랜드의 감각과 퀄리티, 다양한 사이즈 전개와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으로 중년 여성 고객에게 다가가면 분명히 좋아해 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업력 31년 차인 지금에도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이때를 손꼽는다. 브랜드명은 김혜정 디자이너가 신선한 감각으로 홈쇼핑 시장에서 선보이는 마담 엘레강스라는 의미를 담아 ‘마담엘레강스 by 김혜정’을 내세웠다. 전국의 각 가정에 100만 부 가까이 배달되는 카탈로그 입점은 첫 달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서 이듬해 방송 판매 스카우트를 받기에 이른다. 
 

마담 엘레강스 by 김혜정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화에 있어 방송 사업을 빼놓을 수 없으며 TV 홈쇼핑은 자사 매출 기여도가 가장 크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간 국내 주요 케이블에 입점을 경험하며 현재 네오킴은 공영홈쇼핑 채널에서 매출 1위 브랜드로 전국 안방과 거실에 있는 사모님을 찾아가고 있다. 김 대표는 “히트 제조기가 되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클 때도 있습니다. TV 홈쇼핑을 경험하다 보면 실적 부담감으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다행히 공영홈쇼핑에서 2015년 10월 첫 발매 상품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현재 패션 부문 1위라는 수식어를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더욱 겸손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에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 고객이 좋아하실 옷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저 또한 중년의 여성이기에 제가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꼼꼼하게 입어보고 살피면서 고객이 만족해주실 아이템 위주로 제품 기획에 힘쓰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마담 엘레강스 by 김혜정 중심 타깃은 50대 중반의 여성이며, 40대 후반에서 50대, 60대, 70대, 80대까지도 커버하는 디자인과 폭넓은 사이즈(55, 66부터 시중 오프라인에선 찾기 어려운 100, 110까지)를 전개하고 있다. 50대 후반인 김 대표가 중장년층의 취향을 잘 짚어내고 상품화하는 능력은 그의 나이와 신체적인 공감에서 비롯한다. 대부분의 중년 여성은 50대 중반을 전후로 폐경기가 찾아와 피부톤과 신진대사에 변화를 겪게 된다. 또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체지방 분해가 잘 안 돼서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고 여러 곳에 군살이 붙는 중년체형으로 바뀌게 되어 기존에 입던 옷을 전혀 못 입게 되는 어려움이 찾아온다. 김 대표는 이러한 “고객의 고충을 함께 공감합니다. 그래서 마담엘레강스의 상품 컨셉인 ‘보다 더 편하게, 더 럭셔리하게, 더 젊어 보이게’를 가장 중요시하면서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부티크 디자이너 출신답게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소재에 강점이 있는 김 대표는 팔뚝, 목 뒤, 옆구리, 뱃살 등 불편할 수 있는 패턴은 모두 짚어내고 실용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어떤 모임 자리에서도 빛날 수 있는 럭셔리한 외출복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둔다. 전문 패션 디자이너로서 좋은 옷은 인물의 품위를 유지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김 대표는 옷은 입었을 때 일단 예뻐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그는 얼굴이 환해 보이는 착시 효과나 레이스, 모피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홈쇼핑에선 ‘가성비’와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실천 전략을 지켜낸다. 이 때문에 2017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부모님 선물용으로 찾는 고객층이 많다고 그는 전했다. 김 대표는 더 많은 전국의 사모님들이 젊고, 편하고, 우아한 차림으로 일상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향후 모바일 시장으로 유통 영역을 확대할 의지를 내비쳤다. 

 

ⓒ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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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동행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고파 
성심여자대학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문화복장학원 복식연구과를 나온 김 대표는 자신의 꿈을 따르기보다는 효심을 따랐다가 자신의 전문성을 찾게 된 케이스다. 어린 시절 김 대표는 의상 디자이너보다 유치원 선생님이나 연극배우,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의상실을 운영하시는 게 힘들어 보여 어린 그는 스스로 집안일을 맡아하기도 했다. 그 덕에 음식솜씨가 늘었다고 귀띔해 주었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 부모님의 큰 사업 실패를 지켜봤던 때와 아버지가 옷을 예쁘게 만들어준다며 자신만 카라 모양이 색다른 교복 재킷을 입고 다녔던 일을 떠올리며 웃었다. 김 대표가 디자이너가 된 결정적 계기는 재수생 시절에 찾아왔다. 그는 “엄마와 늘 함께 의류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가 45세의 이른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맏딸인 제게 ‘우리 엄마 이제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혼자 4남매를 키워야 하는 엄마를 도와드리기 위해 의상과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그때 확실하게 마음을 먹게 되었고. 대학 진학해서도 4년 내내 장학금을 타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습니다. 어려서부터 의상실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패션 공부가 남들보다 쉬웠던 것 같습니다”고 회상했다.
 

김혜정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총괄 MD(Marketing Director) 같은 실무형 CEO다. 또한 매주 신구대학교 겸임 교수로 20년째 강의를 하고 있다. 학교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젊은 학생들과 함께하다 보니 좋은 기운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또한 패션 전공 학생 중 취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실습생으로 시작해서 입사의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는 진솔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옷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면 채용의 문은 열려있다며 현재 재직 중인 신구대학 학생도 3명이고 방학 중이라 현장실습생도 와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주력 사회활동으로 (사)패션봉제아카데미의 등기이사로서 SMQT(Sewing Master Qualification Test:봉재명인자격시험)의 위원장직을 7년째 수행해오고 있다. 20년 이상의 봉제 경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테스트를 통해 자격증을 발급하고 사회적인 자존감을 고무하는 것으로 패션 후학 양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네오킴이 뿌리 깊은 나무가 모여 이루어진 아담한 숲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와 저희 임직원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한 나무로 자리매김하는 그런 숲 말입니다. 나무의 그늘은 뜨거운 햇빛과 비를 피하게 해주고 과일과 시원한 바람으로 휴식을 주기도 합니다. 공기를 맑게 하는 기능도 있고요. 그런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룬 네오킴이 사회적으로는 많은 사람의 생계를 해결하고 자아실현을 하는 터전이 되며 의미 있는 공헌 활동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고, 마담 엘레강스 by 김혜정이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실력으로 승부하는 업계최강의 중년여성복 리딩(leading) 브랜드로 계속 성장해나갔으면 합니다. 저는 이 숲을 지키는 큰 나무가 되기를 자처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김 대표는 “패션 산업은 순환이 핵심입니다. 제조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홈쇼핑사, 매장, 택배, 물류, 원자재, 부자재 등 많은 협력업체가 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의 위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주위를 둘러보고 함께 동행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좋은 동반자가 되려면 저희 회사 임직원 모두가 강한 나무가 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무 한 그루가 강해지면 더 깊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는 것처럼 저희 네오킴도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줄 수 있고 중년여성 고객의 의생활을 책임지는 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경영 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고 다짐했다.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네오킴은 법인으로 전환한 2008년 유니세프, 애서원 등 6곳을 시작으로 적십자사, 국경없는 의사회로 확대하여 2019년 현재 사회봉사단체 10곳에 매달 각 20만원씩 연 2,400만원의 소소한 기부를 실천해 오고 있다. 경영상 이익과 상관없이 회사의 이름으로 막내 디자이너 1명의 연봉만큼은 기부하자는 결심을 실천에 옮긴 지 11년, 주변을 살피자는 마음으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고자 했던 김 대표의 작은 다짐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을 김 대표는 어떻게 바라볼까. 이에 김 대표는 “76세까지 의상 제작과 경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셨고 지금도 딸이 운영하는 회사의 회장님으로 매일 기쁘게 출근하시는 저희 엄마가 고목이시라면, 제 꿈은 조금 더 크게 나뭇잎을 펼치고 깊이 뿌리를 내리는 거목이 되는 일입니다. 물론 매 시즌 쉬지 않고 홈쇼핑 사 패션 부문 1등 부인복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한다는 일이 때로는 무섭고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때마다 함께하는 동행을 생각합니다. 네오킴이 단지 매출액만을 생각하는 회사가 아닌 좋은 옷의 가치를 널린다는 본연의 목적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혜정 대표는 “이 자리를 통해 마담 엘레강스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고객님, 공영홈쇼핑을 비롯한 여러 거래유통사, 협력 업체 관계자들, 저희 회사 임직원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31년간 중년여성 패션디자이너라는 한 우물을 팔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주신 엄마, 애정 어린 조언과 격려로 늘 힘을 주는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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