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대마 산업의 거침없는 질주
[이슈메이커] 대마 산업의 거침없는 질주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4.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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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대마 산업의 거침없는 질주
경제 성장과 공공의 안전이라는 양날의 가치 충돌 없어야…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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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 금광을 찾아 ‘골드러시’(gold rush)가 일어났던 것처럼 최근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대마(大麻) 시장에 뛰어들며 그린 러시(green rush)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은 이미 30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했고, 워싱턴DC와 9개 주의 21세 이상 성인은 기호용 대마초까지 구입할 수 있다. 캐나다는 지난해 10월부터 기호용 대마를 전국적으로 허용하며 최근 캐나다의 대마초 펀드는 55%가 급등, 소위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같은 그린 러시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도 의료용 대마 합법화 국가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처럼 세계가 그린 러시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그 이면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린 러시의 질주, 어떻게 이어질까?
 
합법화 움직임 본격화된 대마 산업
지난 2018년은 대마 산업의 부흥기였다. 많은 이들은 ‘대마’의 ‘부흥’, 즉 불법의 부흥이라는 인식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마 산업의 면면과 세계 산업의 동향을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해는 대마 산업의 합법화 움직임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캐나다와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의료용에 이어 기호용 대마 사용을 합법화하기 시작했고,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처음으로 대마 치료제를 승인하기도 했다. 대마 관련주들의 인수합병이나 신규 상장 등 다양한 이슈도 있었다.
 
캐나다는 2001년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이후 지난해 10월 대마초 전면 합법화라는 초강수를 택했다. 대마와 관련된 암시장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도 한몫을 했다.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 두 번째며, G7 국가 중에서는 최초다. 올해 캐나다 대마초 시장은 연내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캐나다와 미국에 상장된 주요 대마 기업 34개 업체의 투자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의 대마초 회사 캐노피그로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콜로라도 기반의 마리화나 연구 기업인 에부(ebbu)의 자산을 2,500만 캐나다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고, 캐나다 정부의 대마 전면 합법화를 앞두고 4조 4,00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대마 생산 스타트업중 하나인 플로우카나(Flow Kana)는 지난해 2,2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고, 의료용 대마 배달업체 이즈(Eaze)는 연간 1,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로라, 틸러리 등 대마 관련 대기업들도 생산법 개발과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시류에 발맞춰 세계 마리화나지수는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조사에서는 3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규모 역시 2023년에는 23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성장세에 비례해 시장 규모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대기업은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로 인해 대마초 사업 진출을 꺼려왔지만, 최근 들어 앞다퉈 대마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송승연 연구원은 “합법화 추세에 따라 대마(마리화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합법적 대마 시장은 33%나 성장했고, 그 질적 팽창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이 통과되며 대한민국 역시 그린 러쉬 열풍에 몸을 실었다. ⓒ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공식 블로그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이 통과되며 대한민국 역시 그린 러쉬 열풍에 몸을 실었다. ⓒ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공식 블로그

 

성장 이면에 드리운 위험의 그림자
그동안의 대마는 범죄에 악용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대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은 물론 합법화의 움직임이 많아지자 각 분야의 기업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이 같은 그린 러쉬 열풍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은 ‘의료진은 치료 목적으로 대마를 처방할 수 있고, 환자는 처방받은 대마를 소지할 수가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신경질환·면역질환·신경정신질환·통증·불면증 등 다양한 질환에 대마 성분이 약으로 쓰이는데, 1970년대에 대마 단속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마 자체가 일종의 가정상비약으로 쓰였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마 등 마약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던 대마는 최근 의료용 대마 합법화법 통과 이후 다시 주목받는 산업이 되고 있다. 다국적 대마 기업들이 국내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다시 주목받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마 산업의 확대에는 많은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2017년 대마초 합법화 이후 대마초 중독자가 1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우루과이의 사례가 있고, 미국 역시 대마를 합법화한 이후 일부 주에서는 환각 증상으로 인한 운전사고가 급증하기도 했다. 대마를 전면 합법화한 캐나다는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대마초를 판매하고 있지만, 현지 한 언론사의 취재 결과 처방전이 없어도, 심지어 대마초가 포함된 음료나 씨앗과 같은 불법 제품도 어려움 없이 구할 수 있다고 밝혀졌다. 약물 중독이나 안전사고 등 사회문제가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의 교토대학교 약학대학원 가네코 슈지 교수는 “과자 등을 통해 대마를 섭취하더라도 환각 등 증상은 나타난다. 대마의 합법화로 인해 ‘대마=마약’이라는 저항감이 약해져 문제가 커질 수 있기에 섣불리 대마를 접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교수는 “의료용 대마의 효능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 등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효능은 인정되는 분위기”라며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의약품이나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라도 제한 확대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마의 합법화가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효과 이상의 공공 안전 위협이 우려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경제 성장과 공공의 안전이라는 양날의 가치 사이에서 정부의 중립적 입장과 대중의 성숙한 수용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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