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물리적 이해 바탕으로 물질의 본질 이해하는 연구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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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2.1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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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물리적 이해 바탕으로 물질의 본질 이해하는 연구그룹

많은 것을 알고 지식을 키워나가는 연구실 만들고파
 


주로 Si(실리콘) 기반의 웨이퍼 상에서 구현되며 발전해왔던 전자소자. 이 전자소자가 최근 들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과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가 나타나며 기존 Si 기반의 반도체 소자가 감당할 수 없는 응용 분야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투명전자소자 분야다. 이는 투명한 특성을 이용해 기존의 전자기기가 가지고 있던 공간적·시각적 제약을 해소하고자 하는 소자인데, 아직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단계기에 많은 연구자들은 물론 기업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이에 분자설계(molecular engineering) 및 공학설계(interface engineering)를 기반으로 flexible 혹은 신축전자(stretchable electronics)와 투명전자(transparent electronics)에 집중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해내고 있는 국내 연구팀이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실내조명으로 전기 생산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 개발
지난해 12월 1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화학 분야 SCI급 국제저널인 ‘다이즈 앤드 피그먼츠’(Dyes and Pigments/인용지수 3.767/해당분과 내 인용순위(JCR, Journal Scitation Reports) 상위 2위)에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게재되며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저널의 우수성도 있지만, 논문의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로서 대부분 실외환경에서 전기를 얻는 기존의 태양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내조명으로 전기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고됐기 때문이다. 배진혁 교수가 이끄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MENLAB을 주축으로 경상대 김혁 교수, 동국대 심재원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경북지역본부 이수웅 박사의 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지난해 2월 해당 분야 상위 1위의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 학술지인 ‘응용표면과학(Applied Surface Science/인용지수 4.439)’에 게재된 논문의 후속연구로서 연구의 연속성에 의한 결과 도출이라는 의의도 가진다. 

  에너지 변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에너지의 손실이다. 변환 단계가 복잡해질수록 에너지 손실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변환 단계가 적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태양광 발전은 전기 생산 시 뛰어난 에너지 효율이 있다는 장점을 갖지만, 10만~20만 lux에 달하는 태양 빛 정도의 빛이 아니면 전기를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태양 빛이 약한 이른 아침이나 저녁, 흐린 날 등에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에 배 교수 연구팀은 유기반도체라는 신규재료를 광흡수 재료로 사용한 후, 광학적 설계를 최적화해 실내조명 수준인 수천 lux 정도의 낮은 조도에서도 빛 에너지를 흡수, 전기로 변환할 수 있게 했다.

  배진혁 교수는 “실내조명을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는 그 생산량이 센서 하나를 구동하기에 적합한 정도의 전원입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며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쌀과 같은 존재가 바로 센서인데, 이 센서를 24시간 상시 구동할 수 있도록 전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 말할 수 있습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물리·화학·시뮬레이션·분석 등 각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가진 연구진들이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던 연구입니다. 함께 연구에 매진해준 동료 연구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덧붙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소자에 대한 근본적 의문 제시
배진혁 교수는 박사과정 3명(권진혁, 김도경, 프렘쿠마르)과 석사과정 3명(정현석, 박지환, 박준익), 학부연수생 2명(강민형, 박주성) 등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MENLAB을 이끌며 기존의 전자소자와는 다른 휘어지거나 늘릴 수 있는, 그리고 투명한 전자소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 주제가 다소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배 교수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단순히 성능이 좋은 전자소자를 개발하기보다는 소자의 특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물리적 현상에 관심을 가진 후 현상을 이해·분석해 더 좋은 성능의 전자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그들이다. 때문에 전자공학부 소속의 연구실이지만, 도출된 연구 결과 중 상당수는 물리학 기반의 저널에 출판되고 있기도 하다.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연구를 펼쳐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MENLAB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이 궁금하다.
  “최근 전자공학, 바이오,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 융합, 응용의 일환으로 피부와 같은 인체에 적용 가능한 휘어지고 늘어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및 센서 관련 기술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어 피부에 근접한 신축성과 인간 활동 반경 내 노출 가능한 환경 인자들에 대한 내성을 함께 지닌 박막트랜지스터 개발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시류에 맞춰 현재 산업에 사용되는 진공 기반의 공정에서 탈피, 차세대 전자 소자 분야에서 저가 대면적 공정을 위한 용액공정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수행하며 ‘계면-벌크 결함 동시제어를 통한 동적 다복합성 환경 안정성이 확보된 용액공정 기반 스트레쳐블 박막트랜지스터 개발’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펼쳐나가고 있다. 이 연구로 인체 적용 디스플레이 및 센서 등 다양한 응용 분야 및 IT 시장 창출을 통해 차세대 나노전자소자의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의 스펙트럼이 한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최근의 연구 동향은 자신의 분야만 잘한다고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다. 저 역시 이 같은 흐름을 잘 이해하고 연구진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연구에 옮겨 제약 없는 연구를 펼쳐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기존 연구의 향상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융합연구를 바탕으로 전자공학부 소속의 연구실이지만, 도출된 연구 결과 중 상당수를 물리학 기반의 저널에 발표하고 있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MENLAB. (좌측부터 박준익 석사과정, 김도경 박사과정, 프렘쿠마르 박사과정, 권진혁 박사과정, 박지환 석사과정, 정현석 석사과정, 배진혁 교수)
융합연구를 바탕으로 전자공학부 소속의 연구실이지만, 도출된 연구 결과 중 상당수를 물리학 기반의 저널에 발표하고 있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MENLAB. (좌측부터 박준익 석사과정, 김도경 박사과정, 프렘쿠마르 박사과정, 권진혁 박사과정, 박지환 석사과정, 정현석 석사과정, 배진혁 교수)

지도교수는 관리자가 아닌 조력자
과거 교육부 소관 한국연구재단의 지역대학 우수과학자 지원사업과 기본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자발적 나노분자제어 기술개발과 이를 통한 크로스토크 현상이 억제된 무패터닝 유기집적회로 개발’ 과제와 ‘상압기반 다층박막의 물리적 전기적 양립성 확보 기술개발을 통한 금속산화물 전투명 구동소자 구현’ 과제 등을 수행하며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 배진혁 교수. 현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안정된 연구 환경을 조성해 연구진들과 함께 불철주야(不撤晝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이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그들이다.

 

연속성 있는 연구 과제를 이어가고 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모든 연구자들이 느끼는 점이겠지만, 인력의 부족과 장비의 한계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다행히 경북대학교에는 학부연수생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어 학부생의 연구 참여와 여기서 얻는 만족도를 통해 석·박사 과정까지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로 인력 문제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또한, 실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 수급의 문제도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동국대학교, 경상대학교, 한밭대학교, 한림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은 물론 미국과 프랑스, 영국, 체코 등과 국제적 융합 연구를 펼쳐나가고 있다. 국내·외 대학마다 보유한 장비와 필요한 장비의 수요가 다르기에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연구자로서의 신념은 무엇인가?
  “연구자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신념은 ‘지도교수는 관리자가 아닌 조력자’라는 것이다. 연구는 학생이 스스로 하는 것이기에 지도교수에 의해 관리되는 연구실을 지양한다. 때문에 자생력 있는 연구원이 연구자로서의 첫 번째 덕목이라 생각한다. 이를 충족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많이 배워나가는 연구실’이 아닌 ‘많은 것을 알고 지식을 키워나가는 연구실’을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연구자로서 펼쳐나갈 미래는 어떻게 구상했는지 궁금하다.
  “연구자로서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는 전자소자를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실내조명을 활용, 언제·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한 휴대폰 전원을 개발할 것이다. 나아가 교육자로서 인력 양성에도 보다 더 박차를 가할 것이다. 최근 대기업 및 국가연구소 취업을 비롯하여 연구실 졸업생이 영국의 명문대학인 Durham University에서 3.5년간 약 2억 원을 지원받는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박사과정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post-doc 자리까지 예약이 되어있는 등 인력 양성 측면에도 매우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MENLAB의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는 교육자를 양성해내는 것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교수에게 연구와 교육 모두 대단히 중요한 소임(所任)이기에 초심을 잃지 않고 바른길을 걸어 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다듬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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