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기계적으로 구현한 재활치료사의 손길
[이슈메이커] 기계적으로 구현한 재활치료사의 손길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2.0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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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기계적으로 구현한 재활치료사의 손길

사용자들과의 공감 바탕 된 의료서비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기술 덕분에 건강한 노후를 누리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무릎 관절’이다. 무릎의 건강은 생활 전반에 필요하기에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의 꾸준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무릎 건강에 적신호는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


무릎 재활 치료의 선순환 구조 형성 기대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연간 무릎관절염 환자는 100만 명 이상이고 이 중 25%의 환자는 말기관절염 진단 후 인공관절치환술을 받고 있다. 인공관절은 말 그대로 관절염으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인공구조물을 넣는 것으로서 정상관절에 비해 기능적 제한이 필연적이며, 수술 시 발생되는 경제적 부담과 수술 후 진행되는 재활치료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노력 등도 매우 크다. 때문에 실제 많은 환자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수술을 피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바쁜 현대인들이 재활을 위해 매번 병원을 방문하거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무릎 질환 환자들 중 무릎관절 수술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돕고, 활발한 라이프 스타일을 다시 영위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관절재활기기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비빔플래닛(대표 강호용)에서 개발 중인 신개념 관절재활기기(CPM) ‘Able’이 그것이다.

  Able은 무릎관절 수술 환자들이 지속적 수동운동 치료 시 발생되는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개념 관절재활기기다. 기존 관절재활기기(CPM)의 경우 무릎을 단순히 직선으로 접었다 폈다 하는 구동 방식 때문에 재활 치료 시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재활치료사가 도수 치료를 수행한다고 해도, 관절재활기기처럼 오래 사용할 수 없고 비용 역시 상당히 높다. 이 같은 어려움을 Able로 해결할 수 있다. 재활치료사가 행하는 치료 원리를 기기에 그대로 구현해 기기 이용 시 고통을 감소시켰고, 구매 후 별도의 인력 없이 스스로 치료가 가능하기에 동반되는 치료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다. 현재는 병원용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향후 가정용으로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 있음을 밝히는 비빔플래닛이다.

  강호용 대표는 “무릎관절 수술 후 관절재활기기를 사용해 재활할 때 통증이 심했던 환자분들이 Able을 활용하면 조금 더 일찍 재활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치료를 일찍 시작하게 되면 회복이 앞당겨질 것이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시간을 단축할 것입니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재활 환자가 빨리 회복하여 퇴원하면 병상 순환 주기가 빨라져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되며, 치료를 시행하는 재활치료사 역시 치료에 대한 시간적 부담과 소모되는 노동력을 덜어 더 많은 환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ble은 무릎관절 수술 환자들이 지속적 수동운동 치료 시 발생되는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개념 관절재활기기다.
Able은 무릎관절 수술 환자들이 지속적 수동운동 치료 시 발생되는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신개념 관절재활기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강점 모두 잡고파
앞으로 비빔플래닛은 Able에 빅데이터와 AI 기능을 접목할 계획이다. 단순히 첨단 기술을 도입해 ‘빛 좋은 개살구’로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기기와 연동된 빅데이터 기능을 통해 환자 자신이 얼마나 재활이 진행되고 있는지, 또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AI와 연동시켜 환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법과 운동 습관 등을 제안해주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환자는 자신의 현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어 보다 명확한 동기부여가 가능해지고, 개인별 맞춤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기에 재활 기간을 줄이고 효율적인 재활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강호용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에만 국한된 사업 아이템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 해외 진출은 필수라 생각해 팀 빌딩 때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비를 해왔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정부의 현지사업화 기관인 KIC워싱턴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했고, 현지 투자자나 기관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빔플래닛을 알리고 있다”

 

아이템은 무릎에 한정돼있나?
  “아니다. 현재 비빔플래닛의 첫 프로젝트가 무릎 관절이라는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는 인체의 여러 관절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무릎만이 아닌 다른 관절에도 확장이 가능한 제품 라인을 끊임없이 고려하고 있으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도 쉼 없이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산업군 자체가 의료 계열이다 보니 병원과의 협업을 통한 공신력 입증은 상당히 중요하다. 때문에 올해는 스스로 측정한 데이터가 아닌 의료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 인터뷰, 임상시험 등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는데 집중할 것이다”

UI/UX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비빔플래닛은 사용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해주고자 한다.
UI/UX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비빔플래닛은 사용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해주고자 한다.

이타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것
대전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진학해 화학공학을 전공한 한 청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로 성장해가던 이 청년은 돌연 의료기기 분야로의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왜 그는 자신의 전공과는 다른, 생소한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을까? 

 

화학공학과 의료기기 개발, 겹치는 부분이 없어 보인다.
  “엄밀히 따지면 겹치는 부분이 없다. 그래서 가족은 물론 주변에서도 많이 의아해했다. 하지만 저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명확했기에 여기서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해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쓰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라는 저의 강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유년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대학 생활을 하며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평소 배드민턴을 좋아했었기에 학내 외국인 배드민턴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였고, 이들 중 한국인은 저 혼자였다.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니 동아리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뚜렷한 대외활동이 전무했던 내가 어느새 청주시로부터 동아리의 후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고, 대학 내 동아리 운영비 지원제도에도 참여해 유학생활과 타향살이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동아리 외국인 학생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이때 ‘나의 적성은 학업이나 연구가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그 길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고, 좋은 인연들을 만나 기업을 열심히 성장시켜나가는 중이다”

비빔플래닛은 ‘비비다’라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 위에 글로벌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을 접목해 지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타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좌측부터 최연석 수석개발자, 송지윤 엔지니어, Thamjamrassri Punyotai UX디자인디렉터, 강호용 대표이사)
비빔플래닛은 ‘비비다’라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 위에 글로벌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을 접목해 지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타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좌측부터 최연석 수석개발자, 송지윤 엔지니어, Thamjamrassri Punyotai UX디자인디렉터, 강호용 대표이사)

두려움은 없었나?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 졸업 학기 때 창업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한밭대학교 양영석 교수님의 스타트업을 위한 특강 자리가 있었고, 그 강의를 들은 나는 곧장 교수님께 달려가 이런 질문을 했다. ‘아직 학사 신분이고,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전문가도 아닌데, 창업했을 때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말이다. 돌아온 답은 내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양 교수님은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세상에 전문가는 많지만, 이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허브 역할을 하는 기업가가 중요하다. 사업은 대표자 자신이 허브가 되어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모으고, 이들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본인이 가진 연구나 기술에 집중하지 말고 소통과 비전을 자양분 삼아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때의 대화가 내 머릿속에 두려움을 지우고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비빔플래닛을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가?
  “기업명에서 알 수 있듯이 비빔플래닛은 ‘비비다’라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 위에 글로벌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을 접목해 지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타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무엇보다 UI/UX에 높은 비중을 두고 사용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해주고자 한다. 그 첫 프로젝트가 인구 고령화를 대비한 재활기기고, 앞으로 소셜 임팩트와 플랫폼 분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실증적 솔루션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은 기업이지만 우리의 아이템을 좋게 평가해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충남대학교병원 의공학과의 공현중 교수님, 재활치료의 노하우를 열정적으로 알려주시는 김대진 박사과정님, 그리고 ETRI의 송광석 박사님, 박영호 책임님, 그리고 제우기술 김홍윤 대표님, 어썸텍 황상연 대표님 등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현재 아이템으로 피벗할 수 있도록 좋은 미국 현지 시장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줬던 KIC워싱턴의 한면기 센터장님, 김동환 팀장님, 그리고 I-corps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사업화를 위한 자금과 교육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대전세종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이종민 전담교수님에게도 감사드린다. 더불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비빔플래닛의 미래에 많은 기대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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