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Cover Story] 심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신냉전시대의 서막이 될까
[이슈메이커_Cover Story] 심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신냉전시대의 서막이 될까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8.10.3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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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심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신냉전시대의 서막이 될까
실물경제의 파장이 현실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
 

미국 중간선거일인 11월 6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연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중국은 오랜 기간 국제질서를 이용해 이익을 취해 왔다고 비판하며 무역, 군사,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대중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민간용 원전 수출도 엄격 제한하는 등 무역전쟁의 수위가 전방위로 넓혀지고 있는 상황에 본격 무역전쟁에 돌입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인 9월에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양국 정상의 회담이 논의 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신냉전 시대로 이어질지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방위 압박을 시작한 미국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대 중국 무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10월 12일 코트라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중국 경제의 높은 수출의존도, 양국 내수시장 규모의 차이 등으로 미·중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문제 해소보단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라는 ‘신 냉전체제’를 구축해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재확인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보수 지지층 결집을 목적으로 대중 강경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미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 유권자의 63%가 대중 관세 조치를 지지하고 있으며, 백인 노동자계층의 지지율을 70%에 육박한다. 대표적 보수미디어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경제는 상당히 침체되고 있고, 내가 하고자 한다면 많다. 중국은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중국은 아주 오랫동안 잘 살았고, 미국은 무역에 있어 잘못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로 대중 무역제재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고 판단하며, 환율 카드를 꺼내 들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제재 등 미국의 연이은 고강도 무역 조치에도 불구,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통한 위안화 평가절하로 오히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확대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 등을 상대로 고강도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시점에 금리 인상은 달러 가치를 높여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는 이달 중순 발간한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향후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위안화 조작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환율조작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분야에서 미국의 성취와 상관없이 미국이 환율 부분에서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0월 11일 성명으로 에너지부가 중국을 향한 미간용 원전기술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장관은 “중국이 기존의 미-중간 민간 핵 협력 절차 밖에서 핵 기술을 취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다. 에너지부는 중국을 향한 수출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수출에 앞서 철저한 조사를 시행할 것이며, 특히 중국 국영 원자력발전 기업인 광허그룹과 연관한 거래는 불허 입장을 표준으로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허그룹은 지난해 중국계 미국인과 공모해 정부가 허가하지 않은 민감한 핵물질 유출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바 있다. 이처럼 대중국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검토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무역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회담을 재개할 뜻을 밝혔다. 급변하는 상황에 한 세계 경제 전문가는 G20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무역전쟁은 신냉전의 시대로 심화 될 수 있다며, 회담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압박에 탈출구를 모색하는 중국
 
미국의 압박과 달리 중국은 미국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의 무역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10월 12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의하면 중국은 미국에 대해 34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이미 전달 311억 달러의 대미 흑자를 기록해 6월의 신기록(289억 달러)을 경신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 전체 수출 증가율(12.2%)을 0.8%포인트 웃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산 수입증가율은 9.4%로 전체 수입증가율(20%)보다 10.6%포인트 낮았다. 위안화 기준으로도 중국의 9월 대미 수출 증가율은 16.6%지만 수입 증가율은 1.6%에 머물렀다. 리쿠이원 해관총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중·미 무역의 보완성이 비교적 강하다”며 “양국은 이미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이익 구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 대변인은 미·중 경제무역 마찰이 중국 교역 발전에 일정수준의 충격을 가하고 있지만, 직간접적 영향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미국이 관세에 이어 환율 카드를 들고 나올 경우 수세에 몰리는 중국은 환율 방어와 만일에 있을 급격한 자본 이탈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부양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시장에서 달러 보유고를 풀어 위안화를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외환 스왑 거래’를 활용 중이다. 외환 스왑은 현재 시점에 달러를 빌려 위안화를 매입하고 향후 특정시점에 달러로 되갚는 상환약정으로 이를 통해 중국은 현재 달러 보유고를 소진하지 않고 위안화 가치부양이 가능하다. 일본 교토통신은 “중국과 일본정부가 3조 엔(약 3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당국이 만일에 있을 신흥국의 금융위기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수세인 상황에도 중국은 다양한 방안을 찾으며 고립되어가는 무역 채널을 돌파하고자 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TPP 회원국들은 중국의 가입에 전반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 등 11개의 회원국은 TPP에 중국이 입성할 경우 국제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 실물경기 하강을 완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연히 중국의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중국 정부가 TPP에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중국 세계화 중심의 왕화요 이사는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무역 장벽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며 “중국의 TPP 가입은 미국과 관련된 리스크를 해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TPP 가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TPP를 공식 탈퇴했지만, 여전히 TPP회원국가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초강대국인 미국의 압박에 자유로운 국가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우려와 방안마련으로 고심하는 세계경제
 
10월 13일 국제금융센터의 ‘주요 경제지표로 보는 무역전쟁의 실물경제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주요 서베이 지표는 물론 실물경제 지표들이 무역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 7월 34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8월 160억 달러, 지난달 2,000억 달러 등 대(對)중국 수입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 달러에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중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최근 OECD는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 성장률을 0.1~0.2%포인트 낮은 3.9%와 3.7%로 제시했고, 리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 자체의 둔화는 물론 투자와 제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실물경제 지표들도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 핵심 서베이 지표들은 경기확장을 시사하고 있지만 대체로 둔화되는 추세이며, 세부 항목 중 수출 수주와 무역 부문의 기대지수가 이미 수축 영역에 진입한 상태다. JPM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경우 지난달 52.2로 70개월 연속 50을 상회해 경기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으나, 절대 수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이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항목 가운데 수출수주 지수는 49.7로,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수축을 시사하는 5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되어 수출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진입함을 말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무역전쟁의 실물경제 타격이 이처럼 점차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미 금리급등 및 국제유가 상승 등 다른 불안요인들과 혼합돼 경기둔화 우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경제 관련 전문가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무역부문 중심의 선행지수 악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미 금리상승으로 신흥국 등 여타 지역의 금융여건 악화가 성장 둔화를 부채질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관세폭탄의 파편이 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크레디스위스은행에 의하면 특히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대만 기업들에 이어 최근엔 한국 기업들이 탈출 러시에 가담했고,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선전 통신장비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최근엔 톈진 경제개발구 내에 있는 가전 생산라인도 철수 절차를 밟고 있으며, LG그룹 등도 중국 사업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가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지적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 G20 정상회의 등 국내외 중요 일정을 앞두고 미·중의 갈등이 심화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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