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Trend] 새로운 문화 성장을 이끄는 웹툰 산업
플랫폼 성장과 함께한 웹툰 시장의 성장
수익성 다각화 부재를 우려하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
어린 시절 만화방은 우리에게 소중한 공간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자신만의 문화생활을 영유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여가 생활의 활성화 등으로 만화방은 점차 쇠퇴하고 그 자리를 웹툰이 차지하게 되었다. 2000년부터 본격 시작된 한국 웹툰 시장은 이제 해외에서도 주목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며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 중이다.
원소스멀티유즈에 적합한 웹툰 콘텐츠
대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박지원 씨(31세)는 웹툰을 접하게 된 후 지루한 출퇴근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만화책은 좋아했지만 작은 스마트 기기로 보는 웹툰에는 흥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보게 된 웹툰이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라며 “예전 만화책이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었다면 웹툰은 스크롤을 내리며 다음 장면을 기대하고 상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라고 웹툰의 매력을 설명했다. 박 씨뿐 아니라 최근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스마트 기기 속의 웹툰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창기 웹툰이라는 말은 인터넷에서 형성된 모든 만화 형식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였지만, 현재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긴 세로 이미지 파일 형식의 만화를 뜻한다. 웹툰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된 시기는 초고속 인터넷이 급속히 보급된 2000년대 전후이다. 당시에는 만화가들이 ‘마린 블루스’ ‘스노캣’ ‘파페포포 메모리즈’ 등의 작품을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본격적 한국 웹툰 시대의 개막을 2003년 3월 다음의 ‘만화 속 세상’으로 본다. 특히 그해 10월 연재를 시작한 강풀의 ‘순정만화’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인터넷을 통해 연재된 만화들이 기존 출판 만화처럼 각각의 칸을 갖고 진행된 데 비해 ‘순정만화’는 칸을 없애고 화면 스크롤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효과나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을 활용한 웹툰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10년 529억 원에서 2015년 2,95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닐슨코리안 클릭 집계에 따르면 2014년 2월 기준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사이트의 방문자는 각각 470만 명과 16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다. 전문가들은 웹툰의 성공 요인으로 무료 콘텐츠, 접근이 쉬운 포털에서의 연재, 다양한 종류의 작품, 모바일 기기 보급, 댓글 등을 통한 의견 공유 등을 꼽는다. 이렇듯 웹툰은 탄생 10년 만에 한국의 독특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매김 중이다. 인기 웹툰 중 상당수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유료 콘텐츠로 재탄생하며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대했다. 2012년에 강풀 원작 영화 ‘26년’(300만 명)과 ‘이웃사람’(240만 명)이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에는 HUN 작가의 웹툰 원작을 영화화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700만 관객을 모았다. 지금도 패션왕, 미생, 목욕의 신 등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 중이거나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