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세대의 새로운 문화대안, 新문화중심지가 뜬다
청춘세대의 새로운 문화대안, 新문화중심지가 뜬다
  • 이정원 기자
  • 승인 2014.06.24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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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정원 기자]

[Social Issue] 문화중심지의 대이동




청춘세대의 새로운 문화대안, 新문화중심지가 뜬다


자본의 습격 피해 이동하고 있는 서울 속 문화공간






2000년대 초반 홍대 ‘클럽데이’는 젊은이들이 라이브 클럽과 댄스 클럽 등을 즐길 수 있는 문화였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밤에는 홍대입구역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고 클럽데이는 해외에까지 소개되는 문화 브랜드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음악 축제였던 이 문화는 현재 찾아볼 수 없다. 초창기의 순수한 모습을 잃고 지나친 상업화와 클럽간의 수익 배분 문제, 퇴폐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대한 비난 여론 속에 지난 2011년 폐지되고만 것이다.





순수함 잃고 자본에 잠식된 문화공간


홍대, 대학로, 가로수길과 같은 지역을 문화의 메카로 만든 사람들은 언더그라운드와 인디에서 활동하는 가난한 예술가들, 감성적 컨셉의 소규모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문화공간의 아늑함과 감수성을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어김없이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곤 했다. 주목받는 거리로 입성하려는 사람들의 증가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개성 넘치던 가게와 상가가 거대 자본에 인수된 것이다. 홍대 예술거리의 10년 전 모습과 현재의 모습은 다른 지역이라고 느껴질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상업화의 홍역을 앓은 것은 대학로도 마찬가지이다. 1980년대부터 연극의 메카로 인식되던 대학로는 임대료의 급등과 흥행에 집착한 연극의 지나친 상업성과 대중성, 뮤지컬 등 대형 기획사의 거대자본으로 인해 과거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독특한 분위기의 소규모 가게와 카페가 늘어서있던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국적인 분위기로 인기를 끌던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 역시 대기업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몰려들어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터줏대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로수길의 한 매장은 2년 사이에 월세가 8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할 정도로 금전적 문제는 심각하다. 거액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가게들은 그동안 지켜오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듯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감수성과 이국적인 매력을 선물했던 문화 거리는 상업화에 의한 어려움을 겪으며 점차 그 모습을 잃어갔다. 최근에는 의식 있는 사람들의 주도로 과거의 모습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지만 이미 너무 크게 자리 잡아버린 대기업과 대형 프랜차이즈로 인해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 대안으로 최근에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문화 메카의 개척자는 대부분 구 문화중심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기존의 자리에서 쫓겨나듯 내몰린 사람들이다. 그들은 옛 모습을 그리며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예전의 향수와 편안함을 찾아 방문하는 사람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新문화공간, 대중들의 관심 Up


  젊은 인디 예술가들이 홍대의 번화함을 피해 모인 곳은 홍대에서 멀지 않은 연남동이다. 교통의 발달과 게스트하우스의 영향, 한적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예술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이들을 위한 소규모 카페와 가게가 하나 둘 자리 잡으며 현재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사람들에게 홍대의 번화함을 떠나 아늑한 분위기로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학로에서 멀지 않은 성북천 주변은 ‘오프 대학로’로 가난한 연극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오프 대학로는 미국의 ‘오프 브로드웨이(Off Broadway)’를 표방한 명칭으로 상업화된 대학로 문화에 반발해서 생겨났다. 이곳에는 예전 대학로에 있던 극단과 연습실, 소극장이 밀집해있으며 지금도 조금씩 이동하는 중이다. 이들은 연극인 협동조합을 만들고 지역에 자리 잡기 위해 지역민들과의 교류에도 힘쓰고 있으며 상업적, 대중적인 연극이 아닌 초심에 충실한, 예술정신에 입각한 연극을 올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공연에 임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세로수길’ 또한 대기업에 점령당한 가로수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전부터 가로수길을 지키고 있던 여러 소규모 가게들은 점차 세로수길로 점포를 이전하고 있으며, 한적한 산책과 함께 만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식당과 카페들은 방문하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육군중앙경리단(현 국군재정관리단)의 이름을 딴 경리단길은 이태원의 번잡한 분위기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태원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살아있으면서도 한산하고 작은 가게들이 위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어간 사람들은 이 터전을 또 다시 대형 프랜차이즈와 자본의 습격으로 잃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문화중심지가 그 모습을 잃어가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큰 손실이며, 문화적 다양성이 매몰된다는 점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여론의 관심과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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