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체질개선으로 국가개조 노리는 박근혜 정부
내각 체질개선으로 국가개조 노리는 박근혜 정부
  • 경준혁 기자
  • 승인 2014.06.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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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수준에 그친 공약 이행률, 박근혜 2기 속도낼까
[이슈메이커=경준혁 기자]
[Cover Story II] 박근혜 정부, 공약 이행은?


내각 체질개선으로 국가개조 노리는 박근혜 정부

1/4 수준에 그친 공약 이행률, 박근혜 2기 속도낼까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 이후, 부산, 대구, 울산 등에서는 당선자들의 매니페스토 실천 선언이 이어졌다. 선거에서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고 당선 후 공약을 지켜 나갈 것을 촉구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시도된 뒤, 당선자들의 시정활동을 감시하고 공약 이행률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침이자 제도가 되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매니페스토 운동의 범위는 정부의 국정 운영도 포함된다.




현 정부에서 모습 감춘 정책 설계자들

  출범 1년 4개월을 맞이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를 위한 출발점으로 인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교체에 이어 지난 13일까지 7개 부처 수장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됐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이 선임되는 등 경제와 교육에 걸쳐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진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관료들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반영된 이번 개각을 통해 ‘박근혜 1기’라 불리는 내부 인사들이 대거 교체되고 ‘박근혜 2기’ 정부가 새로운 면면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박근혜 2기’ 출범을 지켜보며 표하는 우려 중 하나는 정부에서 추구하던 공약들이 계속해서 이행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공약 설계자들이 지금 정부에선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 대선 캠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형태다. 대선 당시 김종인 전 위원장은 박근혜 캠프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했고, 안대희 전 위원장은 정치쇄신 공약을 진두지휘했었다.

  정책 설계자들이 사라진 현재, 한 언론매체의 공약 분석 결과 경제민주화 부문은 약 20% 정도의 이행에 그쳤고, 검찰 개혁은 25%, 정치 쇄신 공약 5개는 모두 진전이 없었다. 개혁적인 두 인물을 영입해 만들어 낸 핵심 공약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행률을 보인 것이다. 한 전문가는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의 상당수 법안들이 국회에 묶여있으며, 통과한 7개 법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취임 1년간 공약이행 27%

   나라살림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당시 내놓은 공약 201개 중 현재 완료되거나 이행중인 공약은 65개에 불과하다. 축소되거나 후퇴한 공약은 37개에 달하며, 아예 폐기된 공약도 2개 존재한다. 특히 특별히 강조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은 5개 중 1개만이 이행 중이다. 또 장애인, 어르신, 비정규직 등 이른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공약 22개 가운데 이행된 것은 5개에 불과하고, 미이행되거나 예산문제로 축소·후퇴된 공약이 15개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공약 이행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 당시 주요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문재인 당시 후보의 공약 경쟁시 주요 쟁점은 바로 ‘경제민주화’와 ‘반값등록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밖에도 ‘무상의료’, ‘군복무 축소와 전시작전권 회수’, ‘검찰개혁’, ‘대북정책’이 당시 언급된 주요 공약들이었다.

  우선 반값등록금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소득계층별 차등지원하고 차등지원에 대한 지원반영으로는 하위 20%는 전액 지원, 하위 20~40%는 75% 지원, 하위 40~60%는 50% 지원, 하위 60~80%는 25%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에 대한 이행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올초 국회는 반값등록금 이행에 대한 예산집행을 내년으로 미뤘으며,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나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공약 자체의 현실성에 대한 문제도 계속 제기돼오고 있다. 정부가 4조 원을 지원하고 대학 장학금이 2조 원을 지원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사립 대학교들이 아무런 협의사항 없는 정치인들의 공약을 그대로 이행할 것인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주요 공약인 ‘무상의료’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비용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며, 건강보장률을 100% 2016년까지 보장하겠다’는 당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5년 간 14조 원이라는 거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더구나 경상남도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의 사전협의 요청이 없었다며 무상의료에 대한 ‘사실상 폐기’를 선언했다. 

  ‘군복무’ 문제와 ‘전시작전권 회수’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유보되거나 아직 진행 중인 상태다. 군복무 18개월 단축은 중장기 과제로 유보되어 있는 상태고, 전시작전권은 2015년까지 환수를 계획했으나 최근 다시 연기됐다. ‘검찰개혁’ 부분의 경우에는 검찰에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조사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건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대북정책’ 또한 일방적인 ‘핵 폐기 우선’ 원칙만을 고수하고 있어 상호간 소통이 중단된 상태이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당시 가장 강조했던 공약 중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됐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차등 지급’되거나 기초연금과 ‘연계’되어 시행될 전망이다. 






박근혜 2기 출범, 새로운 약속 ‘국가개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책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화두는 ‘국가개조’였다. 4월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내각 전체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국가개조’를 한다는 자세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국가 개조란 ‘개혁’이나 ‘개선’, ‘혁신’과 달리 모든 것을 다 뜯어 고치겠다는 보다 급진적인 단어다. 국가개조라는 큰 틀 안에서 이번 내각 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를 뚜렷이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박근혜 2기’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후보자의 경우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정부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난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최경환 후보자는 평소 시장친화적 정책을 주장해왔다. 부동산 규제완화, 고환율 정책변화, 주주친화적 정책 및 자본시장 활성화 등 최 후보자의 ‘성장 및 체감’ 중시 정책들은 자본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사건 전후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약 이행 촉구는 계속해서 있어왔다. 일부에서는 ‘인기성 공약’, ‘空約(빌 공)’에 불과했다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매니페스토 운동’의 핵심 요점은 ‘실천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라’는 것과 ‘공약 미이행시 유권자의 손으로 심판하라’는 것이다. 이제 막 출범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중이다.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혁신하려는 박근혜 2기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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