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호 개편, 보행자들에게 초록 불을 밝히다
교통신호 개편, 보행자들에게 초록 불을 밝히다
  • 조명연 기자
  • 승인 2014.04.01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조명연 기자]

 

[Traffic Focus] 횡단보도 체제 개편

 

 

교통신호 개편, 보행자들에게 초록 불을 밝히다

 

보행자 중심의 교통신호로 거듭나다

 

 

대한민국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이 매년 증가해 2011년에는 10명 중 4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1위에 위치해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신호로 개편 중에 있다. 차량 신호를 조금씩 줄이면서 보행자 신호를 더 늘리는 이번 교통신호 개편은 과연 어떠한 효과를 나타낼지 향후가 주목되고 있다.

 

 

위험에 노출된 보행자

최근 10년간 보행자 교통사고를 살펴보면 사고 발생은 2008년부터 조금씩 상승하고, 사망자는 매년 꾸준히 감소한다는 도로교통공단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보행자 사고는 2011년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221,711건으로 5,229명이 숨지고 341,391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2010년도에 비하면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고 있다.

보행자 교통사고율은 매년 감소하지만 전체 사고자 중에서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9.1%로 매우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중 무단횡단으로 사망한 사람은 553명이다. 교통안전공단은 2012년 서울시 보행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단횡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 10명중 4명(43%)이 최근 3개월 이내 무단횡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인원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것이다.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로는 51%가 ‘횡단보도가 너무 멀어서’라고 답했고 23%는 ‘차가 오더라도 충분히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중에서 보행자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기준 36.6%로 OECD 회원국 평균 17.8%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는 국민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교육과 보행자로 하여금 교통신호를 지키면서 횡단보도를 이용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할 때이다.

 

 

보행자의 천국을 만나다

우리나라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많은 것이 보행자 인식 때문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교통문화 선진국의 대표주자인 미국을 살펴보자면, 미국의 교통신호는 모든 것이 보행자 중심으로 되어 있다. 모든 차량은 보행자가 지나갈 때는 신호나 횡단보도에 관계없이 서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좌회전 신호는 모두 비보호신호로 되어 있으며, 우회전은 직진 신호에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신호 체계는 모두 보행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는 ‘뉴욕 길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건너가는 보행자는 관광객뿐이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보행자의 천국으로 볼 수 있다.

신사의 나라인 영국의 교통신호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교통신호를 가장 먼저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는 영국에서는 일반적인 횡단보도가 아닌 여러 종류의 횡단보도가 사용되고 있다. 첫 번째로, 'Zebra crossing'라고 불리어 지는 횡단보도이다. 우리나라 횡단보도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흰색 줄이 그어져있는데 이곳은 신호등이 없고, 대신 보행자가 이곳에서 길을 건널 채비를 한다면 자동차는 무조건 멈춰야 된다. 보행자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여실이 보여주고 있는 교통신호이다. 두 번째로 'pelican crossing'이다. 이곳은 흰색 줄이 없고 횡단보도임을 알리는 흰 점만이 라인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는 파란불이 켜져야만 보행이 가능한데 옆에 보행버튼을 누른다면 파란불이 빨리 켜져서 건널 수 있게 되어있는 시스템이다. 세 번째는 'puffin crossing'이다. 이 신호에서는 센서가 부탁되어 있어 보행자가 길을 건너가야지만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국간 복지의 천국이라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의 교통신호 체계는 단순하면서 명료하다. 자전거와 보행자의 신호가 따로 존재하며, 신호는 보행자가 파란불 버튼을 눌러야만 들어온다. 그리고 보행자가 있다면 모든 차들은 일단 정지 하는 것이 스웨덴의 특징이다.

교통신호 선진국들의 체계를 본다면 모두 보행자 위주의 신호들이 존재하면서, 운전자들의 인식이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르다. 운전자들도 횡단보도를 건너고, 주변의 누구라도 보행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운전자 입장에서 운행한다. 이러한 인식이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보행자 사고율이 높은 것이 아닌가라고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짧아진 빨간 불, 빨라진 초록 불

최근 서울시에서 보행자 중심의 신호개편으로 변화되고 있다. 큰 변화는 주지 못하지만 점차적으로 개편한다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시에서는 보행자신호를 길게 자주 줘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줄이고, 차량의 속도를 낮춰서 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을 계획으로 삼았다.

신호체계 변경의 핵심은 건널목 보행자 대기시간을 줄인다는 것이다. 110초를 기다려야 하는 4차선 도로의 건널목은 25초의 보행자 신호를 받고 건널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신호체계를 50초에 25초 보행신호를 한번 주고, 35초에 다시 한 번 보행신호를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른 건널목의 경우에는 80초를 기다려야만 보행신호 30초가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인해 주행신호를 50초로 줄이면서 보행자의 편의를 높였다. 서울시는 이런 방식으로 약 360곳의 건널목이 보행자 중심의 신호체계로 바꾸면서 보행자 중심의 신호체제를 자리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차량 운전자들은 차가 정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이 같은 여론에 직접 조사한 결과, 횡단보도 신로는 교통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산출했다. 그리고 단지 한 번 더 서야하는 ‘불편’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횡단보도 앞에 있는 교차로에서 차량들이 정체를 하기 때문에 횡단보도 한번을 주던 두 번을 주던 통행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며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들은 발표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도심 전체를 보행자 중심으로 신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행자 사망률이 39.1%(2012년 기준)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은 좁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어 보행자 사고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변화되는 신호 체계

서울시는 한 발 더 나아가 도심의 차량 운행을 억제해 환경오염과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가도로를 철거하거나 횡단보도와 보행자 전용 도로도 늘리면서 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이 같은 정책은 유동인구가 많은 세계 도시들의 차량 억제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영국 런던은 지난 2003년부터 도심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있고, 프랑스 파리도 센 강변 자동차 전용도로 일부를 폐쇄하는 등 도심의 차량 진입을 억제하고 있다. 2010년 차량 정체 등 교통 혼잡으로 인한 손실이 28조5천억으로 추산된다.

반면 2012년 기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은 23조5천9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교통 혼잡으로 인한 손실비용과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비용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다. 또한 보행자가 신호교체를 위해 기다리는 손실비용은 아직까지 산출된 바 없다. 차량 지체와 혼잡만을 따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도심 교통 문제는 차량을 우선할 것인지, 사람을 우선할 것인지 가치판단의 문제다. 조속한 정부의 방침이 필요한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