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Culture II] 천년의 시간이 남긴 예술의 가치, 중세미술
[History Culture II] 천년의 시간이 남긴 예술의 가치, 중세미술
  • 방성호 기자
  • 승인 2014.02.1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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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방성호 기자]



천년의 시간이 남긴 예술의 가치


신(神)을 찬미한 교회미술



▲ 로마네스크 양식 - 중세 유럽에서 11세기부터 12세기 중엽에 걸쳐 발달한 그리스도교 미술 양식이다. 이 건축 양식은 바실리카 양식에 비잔틴적 및 이슬람적 전통과 켈트, 게르만적 전통의 영향을 받아 성립되었으며 유럽 각지에서 볼 수 있다. 이탈리아의 피사 대성당, 영국의 런던 탑 등이 그 대표적 건축물이다.



로마제국이 서·동로마제국으로 분열 후, 서로마제국이 붕괴되고 뒤에 이어지는 5세기에서 15세기까지의 약 1,000년을 중세시대라 일컫는다. 이 시대의 시작과 끝에는 종교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만큼 종교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시대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전 시대에 비해 인간중심이 아닌 신성, 혹은 경건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 시대를 주도했던  미학적 세계관은 사실적 묘사보다 일종의 내러티브를 담고 있는 신비한 느낌을 주로 삼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르네상스 시대를 예술적 자양분을 충분히 마련한 중세시대 미술의 면면을 살펴보자. 




고딕건축의 집대성, 샤르트르 대성당

중세시대를 미학적 양식으로 크게 나누어 본다면 비잔틴 양식,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고딕양식으로 12세기에서 15세기 무렵까지 서유럽 각지에 널리 퍼진 미술 양식이다.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서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바로 프랑스 샤르트르 지방에 위치한 샤르트르 대성당(Cathedrale Notre-Dame de Chartres)이다. 건축 기술, 조각, 그리고 스테인드글라스(채색 유리 장식) 등에서 혁신적인 면모를 보였는데, 이들 모두 13세기 건축의 표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9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대성당은 1145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194년 화재로 상당 부분이 소실되어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초에 걸쳐 고딕 양식으로 재건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이는 연대적으로 고딕 양식 중에서도 전성기에 속한다.

  고딕 양식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교회 건축인데, 이 양식은 하늘나라(천국)에 가려는 중세인들의 열렬한 신앙심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다. 높은 천장과 수직 첨탑에 아치 양식을 가미하고 크고 긴 창문을 아름다운 채색 유리로 꾸며 내부가 밝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샤르트르 대성당의 두 개의 대조적인 첨탑은 완공 이후 곧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장미창(rose window)’으로 일컫는 아름다운 채색 유리 장식은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장식패턴으로 인정받고 있다.





  샤르트르 대성당의 미술사적 의의는 전성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그 모습이 거의 변형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소중히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대성당의 관람 포인트는 건축물 외형뿐만 아니라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스테인드글라스와 교회의 정문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들이다.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모두 합치면 약 10,000여 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시기의 미술은 회화 및 조각에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교회건축이라는 일종의 종교적 사명감에 의해 건축된 건물들이 유독 유명하다. 샤르트르 대성당 이외에 노트르담, 랭스, 아미앵, 루앵 등이 대표적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중세미술의 절대자를 향한 상징성

중세미술을 흔히 막강한 교회의 권력으로 인해 억압된 미술이라 해석한다. 특히 기독교는 사람의 영혼과 육체를 대립적인 관계로 보고 있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육신이 속해 있는 ‘현세’를 죄악의 세계로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중세인들에게는 인간에게 선하고 의미 있는 것들, 그리고 종국에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는 진리는 오직 신으로부터만 나온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던 신앙적 내용을 성상의 형태로 제작했을 때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분분하게 갈라졌었다. 결국 이러한 대립이 이른바 ‘성상파괴운동’으로 거센 폭풍을 몰고 오게 된다. 성상을 옹호했던 이들은 눈으로 보이는 세계를 단순히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신앙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상을 모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신성을 가진 그리스도는 ‘인류구원’이라는 거룩한 프로젝트를 위해 인성을 취한 후 이 땅에 왔고, 그의 뜻을 이룬 다음 다시 신적인 상태로 회귀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을 입고 나타났던 그리스도의 그 모습은 성서를 통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처럼 성상도 신의 본질을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성상제작이 기독교적 교리로 환원되었을 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성상숭배를 옹호했던 이코노듈(iconodule)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비잔틴 제국의 황제 레오 3세는 반대자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1,2차에 걸친 대규모 성상파괴운동을 일으키고 만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참답고 숭고한 종교적인 예술작품은 인간의 눈으로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이고 무형무색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도 없는 그 무언가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중세미술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시대적 양상이다. 이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자연과 사물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하기 보다는 그것이 담고 있는 정신적인 상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중세미술에서는 색채와 빛이 강조되는데,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화려한 금색으로 표현한 ‘모자이크’, 또는 자연광을 이용한 채색 유리 기법인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면 이러한 중세시대의 성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색과 빛을 이용해 절대적이고 완전한 신의 예지를 찬미한다”, 바로 이것이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존재를 동경하며 사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중세시대 미술의 가장 큰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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