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심플이 대세다!
요즘은 심플이 대세다!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7.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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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는 심플 트렌드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Simple] 심플




억지웃음과 억지감동을 강요하는 예능프로그램은 사라지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심플예능’이 부상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사연과 함께 합창단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에 감동을 유발하던 ‘남자의 자격’은 폐지되고, 아이들이 천방지축으로 뛰어노는 ‘아빠 어디가’는 성공가도를 달린다. 비단 예능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억지와 의미부여, 복잡하고 통합적인 ‘기존의 것’들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며 심플한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심플’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억지웃음과 억지감동을 강요하던 예능이 심플해졌다

지난 3월, KBS2의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남자의 자격’의 폐지가 결정됐다. 폐지에 이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같은 아이템의 ‘재탕, 삼탕’ 활용으로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했으며 억지 감동을 의도했다는 것이다. 30~50대

남성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작한 남자의 자격은 합창단 방송 이후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들의 뜻밖의 강세로 인해 시청률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한 번 성공했던 아이템인 ‘합창단’으로 시청률을 다시 잡으려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세 번이나 합창단 아이템으로 몇 주씩 같은 내용이 계속되자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느꼈고 남자의 자격은 점점 하락세를 걷게 되었다. 결국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으로 ‘아빠! 어디가?’가 방송 시작과 동시에 큰 인기를 누리게 되자 폐지의 수순을 밟았다.

억지와 식상함을 강요하던 예능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뿐이 아니었다. 1박2일은 ‘설악산 종주’편에서 억지감동을 유발했다는 평가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최근 무한도전은 뮤지컬 형식의 ‘무한상사’편을 방영하며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직장인의 애환을 잘 표현했다”, “처음엔 웃음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엔 짠함으로 마무리, 볼만했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었다” 등 호평을 보낸 반면, 일각에서는 “억지 감동을 유발했다”, “무한도전은 웃기기만 하는 게 어울린다”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무한도전은 이전에도

레슬링, 봅슬레이 등의 장기프로젝트에서 억지감동을 유발한다는 일부의 의견이 있어왔다.

최근 가장 ‘Hot’한 예능 프로그램은 부활의 신호탄을 올린 ‘일밤’이다. 예능계의 쌍두마차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진행하는 동시간대 프로그램들과의 경쟁에서 몇 년째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밤은 내부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일요일 저녁 동시간대 시청률 1, 2위를 차지하며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 아빠들과 아이들이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주제이지만 아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고, ‘진짜 사나이’는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Best3 안에 드는 군대 이야기가 이렇게 인기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90년대 후반 ‘서세원쇼’를 선두로 토크쇼가 대세를 이루던 예능프로그램은 2000년대 들어 스튜디오에서 출연자들이 대결을 하는 형식으로 추세가 변화해갔다. 2005년 무한도전이 등장한 뒤로 최근까지 ‘리얼예능’이 트렌드였지만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리얼함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는 “자극적인 것에 지쳐있을 시청자에게 MSG를 첨가하지 않은 담백한 재미를 전하고 싶다”며 제작의도를 밝혔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통한 셈이다.

심플예능의 또 다른 특징은 ‘착한 예능’이라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는 악역이 있다. 예능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과거 리얼예능들은 독설이 오가고 사생활 폭로가 이어지는 것에 웃음 코드를 맞췄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악역이 되는 것이었다. 무한도전은 ‘무한 이기주의’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쓰며 멤버들 간의 반목과 배신에 코드를 맞추기도 했다. 이에 반해 최근 각광 받는 심플예능들은 아이들의 순진무구함, 전우애 등을 바탕으로 착한 예능을 보여주고 있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에는 악역이 없다. 어떠한 콘셉트 연출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평론가 공희정 씨는 ‘진짜 사나이’의 인기에 대해 “인간 본성의 찌질한 측면을 과감하게 노출. 덕분에 귀에 박히도록 들은 군대 이야기도 새롭다”고 말했다. 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심플예능의 인기 비결이다.


깔끔하면서 고급스러운 ‘심플・모던 인테리어’가 뜬다

최근 선우은숙, 박해미, 알렉스, 김준희 등 집을 공개한 연예인들은 필요한 가구만으로 공간을 차지하게 한 ‘심플・

모던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심플・모던’이란 직선재단의 기준이 되는 심플 디자인으로 군더더기를 생략하는 라인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적인 패션의 총칭으로, 인테리어분야에서는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新造形主義) 등을 원천으로 하여 장식성을 배제하고 기능성과 구조만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자과 김난도 교수는 2013년 트렌드로 북유럽 스타일을 강조한 바 있다.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이고 기능성이 높은 북유럽 스타일 가구들은 심플인테리어의 인기와 더불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케이블TV 온스타일에서는 모델 장윤주가 직접 꾸민 자신의 집이 방송됐다. 장윤주는 스스로 “정말 잠만 잘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 침실, 책꽂이와 책상이 전부인 화이트톤 서재, 장식이 거의 없는 부엌 등 심플하면서도 절제된 인테리어를 직접 구상했다고 소개했다. KBS2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는 가수 알렉스의 집이 공개되어 화제가 됐다. 컴퓨터와 소파만 배치한 심플한 거실에 전직 요리사 출신인 만큼 다양한 조리도구가 청결하면서도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과거에는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거대하면서도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침대,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커튼 등 화려하고 디테일이 많은 인테리어가 상류층을 대변했다.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에서 90년대 이전의 고급 가정집을 찾아본다면 화려한 무늬와 다채로운 색의 가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색깔, 곡선과 직선의 충분한 활용, 다양한 디테일 등 좁은 공간에서는 활용할 수 없는 인테리어에서 최근에는 색감의 범위를 최소화하며 다기능 가구를 활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멋들어진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심플・모던 인테리어로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1인가구의 수가 증가하며 넓은 집보다는 혼자서 살기 편한 작은 집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심플인테리어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색감의 범위를 최소화하며 통일감을 주고 다기능 가구를 배치해 사용한다. 특히 통일된 색감은 집을 좀 더 넓게 보이는 효과를 주며 다기능 가구는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 해준다. 인테리어 업체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간단한 조작, SNS를 통해 친구들과의 대결까지, 심플게임

출근길에 지하철에 오른 정종권(29・남)씨는 자리에 앉지 못해도 지하철 벽에 기대어 스마트폰을 들고 ‘쿠키런’ 앱을 실행한다. 몇 번의 터치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는 신기록 점수를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에게 보낸다. 퇴근길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탄 최혜리(29・여)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스마트폰 게임인 ‘다함께 퐁퐁퐁’을 실행하더니 친구들에게 ‘발도장’을 보낸다. 이처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양 손 혹은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쥔 채로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언제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람들은 이동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긴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의 특징은 ‘단순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퍼즐 게임, 그저 앞으로 나아가며 장애물을 피할 뿐인 게임, 카드 트레이딩 게임 등 게임 플레이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조작이 쉬운 게임이 주를 이룬다. 국민게임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한 번쯤은 설치를 해봤을법한 게임 ‘애니팡’은 가로세로의 동물 모양을 맞춰 지워나가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애니팡은 SNS인 카카오톡과의 연계로 친구들과 점수경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 후 수많은 게임들이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설치되었다. 캐릭터가 앞으로 나아가며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목적인 ‘쿠키런’, ‘윈드러너’ 등의 게임과 ‘모두의 게임’, ‘다함께 퐁퐁퐁’ 처럼 여러 가지 퍼즐게임을 즐기며 점수를 경쟁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 등 쉬운 조작이 특징인 게임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언제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즐기며 친구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기존의 게임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9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인기를 누려온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는 다양한 유닛을 활용해 적진을 파괴하

는 것이 목적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유닛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건물 테크트리와 각각 다른 기능을 보유한 유닛들의 효율적인 운용이 필요한 게임으로 ‘프로게이머’라는 직군을 태어나게까지 했다. PC방 신드롬까지 만들어낸 PC게임의 시대였던 90년대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국산 게임인 ‘리니지’ 등의 게임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게이머가 플레이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했으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일부 게임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생업도 제쳐두고 파고들게 만들었다.

이에 비해 최근 유행하는 스마트폰 게임은 ‘심플게임’이라고 할 만큼 조작도 쉽고 난이도도 쉽다. 그동안 컴퓨터 게임을 비롯한 게임들은 게임에 관심이 있고 기존에 즐겨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입문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를 증명하듯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대부분은 1020세대 남성이었다. 스마트폰 게임을 기존의 게임과 비교해본다면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게임의 방식과 목적만 안다면 눈으로 볼 수 있고 손가락으로 만질 수 있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게다가 SNS와 연동하여 주위 사람들과 점수 경쟁을 하는 것은 새로운 승부욕의 접근 방법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특히 SNS와 연동한 스마트폰 게임은 연락이 뜸한 주위 사람들과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되는 역할도 수행하기까지

해왔다.

스마트폰 게임을 주축으로 하는 심플게임들이 대화나 교류가 적어지며 가족이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사회에서 가족 간의 교류의 장으로써의 역할 또한 하고 있음이 더 다양한 세대들에게 주목을 받는 동기가 됐다. 할머니는 손녀에게 애니팡 하트를 카카오톡 메시지와 함께 보내고, 손녀는 카카오톡으로 답장을 보낸다. 재미를 즐기기 위한 것이 게임이지만 스마트폰 게임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사람들이 관계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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