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러시아 월드컵 Ⅱ] 러시아 경제 재도약의 ‘지렛대’ 될지 주목
[이슈메이커_ 러시아 월드컵 Ⅱ] 러시아 경제 재도약의 ‘지렛대’ 될지 주목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7.1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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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러시아 경제 재도약의 ‘지렛대’ 될지 주목
 
막대한 투자 대비 기대 수익에는 물음표
 
ⓒ크렘린궁 홈페이지
ⓒ크렘린궁 홈페이지

 

월드컵과 같은 국제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해당 국가에게 막대한 투자에 부합하는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쟁이 계속돼 왔다. 러시아 정부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08억 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건설 사업이나 관광산업 성장을 통한 경제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의 기대만큼 월드컵이 경제에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월드컵 개최의 파급효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월드컵 대회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의 정상들을 만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국빈방문 했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감산 완화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국가 이미지 제고와 홍보, 발전가능성 이미지 향상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다양한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친다. 아울러 국가 경제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골드만삭스는 월드컵 주최국과 우승국 모두 단기적으로 증시가 호황을 맞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통해 4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돼 0.74% 포인트의 GDP 상승효과를 얻었다. 독일 역시 2006년 월드컵 개최로 GDP가 0.3%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광수입으로만 4억 달러를 벌었고, 유니폼 등 각종 기념품 판매로 30억 달러 수입을 올렸다. 더불어 청와대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 자료를 통해 “1조 4,000억 원의 소비 지출을 통해 1분기 GDP 성장률을 0.2%p 가량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한 중국도 외교정책의 연장선으로 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 이후 위축됐던 러시아 경제는 국제 유가의 안정적인 상승을 바탕으로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한 단계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소비 동향 예측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으로 7월부터 두 달간 지난 4년간 동일 기간 러시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430만 명보다 최대 50만 명이 많은 해외 방문객을 유치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러시아 정부는 월드컵 기간 외국인에 대한 비자면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호텔 숙박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모스크바의 경우 호텔 숙박비가 무려 200%나 오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효과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월드컵에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막 100일을 앞두고 자신의 축구 기술을 자랑하는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테러와 훌리건들의 폭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본인이 직접 경기장 안전 문제를 점검하기도 했다. ‘강한 러시아’를 슬로건으로 내건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자국민에게 이를 홍보하기에 이만한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가져오는 부작용
하지만 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과거 월드컵을 치른 해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같이 과도한 물가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대회 준비 부족 실태와 불안한 치안이 알려지면 국가 이미지 훼손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당시 “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는 가운데 사회적 소요가 반복된다면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잠재적 혜택을 거의 얻지 못할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많은 나라가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지출을 한 뒤 수익을 얻지 못하고 적자에 시달린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박광우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대한 과잉 투자가 유로존을 일대 수렁에 빠트린 그리스 재정위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러시아 역시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며 경기장 건립과 인프라 확장 등으로 무려 11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월드컵 개최를 통해 벌어들일 기대 수익이 준비에 들어가는 기회비용을 압도하지 못한다고 밝혀 우려를 자아낸다. 고가의 토지 매입이나 경기장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사후 유지관리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역시 지난 대회 개최에 약 12조 원 정도를 지출했지만 기대 수익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새로 확충된 인프라 등이 향후 경제에 무척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이미 22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푸틴 개인 권력을 유지의 도구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시선들이 많다. 실제 4년 전 소치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러시아는 50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막대한 지출과 대규모 부패를 용인한 올림픽”이라는 비난을 받은 전력이 있다. 러시아 월드컵이 자국민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줄 것인지,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4년 후 카타르 대회 성공의 초석이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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