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뿔난 국회종사자들, 대나무 숲에 모이다
[이슈메이커] 뿔난 국회종사자들, 대나무 숲에 모이다
  • 박유민 기자
  • 승인 2018.06.1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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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유민 기자] 

여의도 옆 대나무 숲

뿔난 국회종사자들, 대나무 숲에 모이다

정치권 미투운동부터 갑질폭로까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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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정치권 미투 운동이 본격 가열화 됐다. 이어 한 언론사에서 폭로한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이슈까지 가세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청와대에도 ‘미투 바람’이 불어 닥쳤다. 청와대 익명 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한 보좌관의 성폭행 폭로와 함께 청와대 인사들의 성폭행·추행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 정치인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국회 내부 ‘미투 운동’ ‘갑질 폭로’
‘금뱃지들’ 내부 직원끼리 갈등도 치열


 

ⓒ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여의도 옆 대나무 숲’은 지난 2016년 12월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로 국회의 사무처직원이나 보좌진, 정당 사무처 관계자 등 국회 재직자들을 위한 익명게시판이다. 처음 만들어졌을때부터 화제가 되었다가 ‘여의도 옆 대나무 숲’이 본격적으로 화두에 오르게 된 것은 올해 3월, 한 국회 보좌관의 성추행 증언이 안 전 지사 사건과 정 의원사건에 가세하며 ‘미투 운동’물결위에 급물살을 탔다. 이에 여성 정치인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보좌관들에게 사과하라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국회종사자들의 고충과 불만이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여의도 옆 대나무 숲’을 통해 국회종사자들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회관에서 벌어지는 의원들의 사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보좌진들의 온갖 갑질, 성추행 등 국회의원들의 사적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하루에도 많게는 5건에 이르는 장문의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그러다 대나무숲 운영자는 약 3주만에 돌연 운영을 중단했다. 소모적인 논쟁 때문에 운영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던 운영자는 잠정적으로 게시판을 폐쇄했다가, 5월 대나무 숲이 다시금 재탄생했다. 지난 3월에 비해 페이지 좋아요 수치상승과 더불어 더 많은 게시글들이 올라오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5월 2일 오전에는 “보좌진들에게 고한다. 모 의원실에서 비서직 하다가 짤려놓고 로스쿨 다녀왔다며 기존의 보좌직원들 무시하는 안하무인인 사람들, 제발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글에 다시 익명으로 “한심한 글쓴이에게 고한다. 이런 글을 써봤자 편견과 열등감만을 보여준다. 묵묵하게 일하라. 익명 뒤에 숨지 말고”라는 식의 댓글이 이어지며 ‘갑질 적당히 해라’는 입장과 ‘본인의 피해의식 아니냐’는 의견이 맞붙으며 익명게시판 내 갈등도 치열해보였다. 익명게시판 내용에는 국회의원들과 보좌진들의 다양한 갑질 퍼레이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잔 심부름을 시킨다’는 이야기부터 ‘수도세, 행정세, 텃밭 가꾸도록 비서 시키지 좀 말아라’는 이야기까지 정치권 인사들의 다양한 갑질 사례들을 두고 ‘금배지들 갑질 논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어 업무시간 중 잡일을 하거나 사적인 일을 보는 것에 대한 보좌진 성토 글도 많았다. “아프리카TV, 유투브 이런 것 접속 안 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루 종일 게임 관련된 동영상 본다” “온종일 카카오톡 띄워놓고 SNS관리하다니. 밖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포장하는 게 너무 부끄럽다”는 회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의정활동에 매진해야 할 보좌진들이 근무태만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또 “회식문화 강요하지 말아라” “회관 안에 캐쥬얼 차림으로 돌아다녔는데 정장 입은 남자들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훑어본다. 너무 불쾌했다” 라는 의견 등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적인 불만들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비공식적 이야기 통해 좀 더 나은 국회되는 계기 삼길


ⓒpixabay

“모든 일상이 다 정치라지만 이 곳에서의 생활은 정치 스릴러 같을 때가 있다”라는 한 직원의 이야기처럼, 언론을 제외하고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적이고 비공식적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의도 옆 대나무 숲’이라는 익명게시판을 통해 국회 또한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미투운동’ ‘갑질폭로’ ‘워라밸’등의 키워드와 멀리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당한 일들을 수면 위로 이끌어내는 일을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대나무 숲 운영진들의 말처럼 여지껏 공론화되지 않았던 국회 내부의 이야기들이 분출되며 국회 직원들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정치를 시행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게 되길 바래본다. 또한 내부에서 바라보는 국회와 외부에서 바라보는 국회의 온도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들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좀 더 긍정적인 측면으로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전망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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