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칼럼] 사실혼 관계와 법적분쟁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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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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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관계와 법적분쟁 판례
 
 
ⓒ법률사무소 고려 김도윤 변호사

 

2000년대 초반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갑작스럽게 동거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다. 이전에도 암암리에 연애를 하는 남녀가 동거하는 경우가 많았겠지만 위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서인지, 아니면 시대가 바뀌며 결혼 및 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인지 동거문화가 물밑에서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에 따라 동거로 인한 분쟁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1999년부터 결혼과 단순동거 외에 시민연대계약(PACS, 이성 또는 동성 성인간의 시민결합제도)을 통하여 동거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결혼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같이 세금, 사회보장, 유산 상속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남녀 간의 동거가 사실혼에 이를 정도에 이르면 이를 법적으로 보호해주고 있다. 사실혼이란 주관적으로 혼인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법률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에 있는 남녀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단순 동거만으로는 사실혼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으며 보통 약혼이나 혼인을 한 이후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사실혼은 일방 당사자가 사실혼을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일방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지위를 가지지만, 사실혼의 경우에도 일방 배우자의 유책사유로 인하여 사실혼이 파기되었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며 사실혼 기간 중 형성된 부부공동재산이 있다면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일방 배우자가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사실혼배우자에게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 사례는 혼인기간이 약 1개월 남짓 유지된 사실혼관계가 해소된 경우로서 원고(아내)와 피고(남편)은 약 7년여 간 교제를 하다 1999. 5. 5.경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생활을 시작하였으나 결혼 초부터 원고와 피고는 친정에 먼저 전화하기, 시어머니에게 효도하기 등 사소한 문제로 다투기 시작하다 건강이 좋지 않은 시어머니를 피고가 신혼집에 모시게 되면서 갈등이 폭발하여 결국 1999. 6. 7.경 원고가 친정에 가버림으로써 원고와 피고의 사실혼 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이 사례의 쟁점은 1. 사실혼 해소 시 결혼식 비용 및 혼수구입비용, 예물 및 예복 가액 상당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 2. 사실혼 해소 시 결혼 후 동거할 주택구입 명목으로 교부한 금원을 전액 반환해야 하는가이다.
 
쟁점 1.과 관련하여 법원은 ① 결혼식 비용, ② 혼수구입비용, ③ 예물 및 예복 가액 상당 비용을 나누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먼저 ① 결혼식 비용과 관련하여, 법원은 『 당사자가 결혼식을 올린 후 부부공동체로서 실태를 갖추어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사회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단시일 내에 그 관계가 해소되어 그 결혼식이 무의미하게 되어버린 경우에는 결혼식에 소요된 비용은 무용의 지출이라고 보이므로 그 비용을 지출한 당사자는 사실혼관계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89. 2. 14 선고 88므146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며, 결혼식 비용은 사실혼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으로서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② 혼수구입비용에 대해서는 『혼인생활에 사용하기 위하여 결혼 전후에 원고 자신의 비용으로 구입한 가재도구 등을 피고가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원고의 소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반환을 구하거나 원상회복으로 반환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0므1257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며, 사실혼 관계 파탄 시 이미 구입한 혼수는 이를 구입한 일방 당사자에게 소유권이 있으므로 만약 본인이 이를 점유하고 있다면 그대로 보유하면 되고, 상대방이 이를 점유하고 있다면 소유권에 기하거나 원상회복으로 그 반환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③ 예물 및 예복 가액 상당 비용과 관련하여 『혼인의 전후에 수수된 혼인예물ㆍ예단은 혼인의 성립을 증명하고 혼인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수수되는 것으로서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것인바, 혼인이 단기간 내에 파탄된 경우에는 혼인의 불성립에 준하여 증여의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보는 것이 신의칙에 부합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혼인예물ㆍ예단이 그 제공자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한편 혼인관계 파탄에 과실이 있는 유책자에게 그가 제공한 혼인예물ㆍ예단을 적극적으로 반환청구할 권리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0므1257 판결등 참조)』고 판시하며,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으로서 예물, 예복의 반환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쟁점 2.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와 결혼 후 생활할 주택을 구입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지급한 금원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주택구입 대금이 사실혼 파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반환되어야 하되 사실혼 파탄에 원고와 피고의 잘못이 동등하여 과실비율이 50%이므로 원고가 지급한 금원 중 50%만 반환하면 된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원고가 결혼 후 동거할 주택구입 명목으로 피고에게 금원을 교부함으로써 피고가 자신의 명의로 주택을 소유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향후 그 주택의 시가상승으로 인한 이익까지 독점적으로 보유하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결혼생활이 단기간에 파탄되었다면 형평의 원칙상 위 금원은 원상회복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액 반환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0므1257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며, 원심을 깨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주택구입대금을 원상회복으로서 전부 반환하여야 된다고 판단했다.
 
결혼식을 한 이후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는 사실혼의 부부가 파탄에 이르게 된다면 결국 결혼식 및 신혼집 등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은 원상회복 또는 손해배상으로서 각자에게 반환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위 판례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신혼집 구입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한 경우에는 주택의 시가상승으로 인한 이익까지 고려하여 형평의 원칙상 원상회복으로서 전액 반환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위 판례는 곱씹어볼 만하다.

(제공=법률사무소 고려 김도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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