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공화국Ⅰ] 성부터 계층까지 심화되는 갈등
[갈등공화국Ⅰ] 성부터 계층까지 심화되는 갈등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01.06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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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성부터 계층까지 심화되는 갈등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비롯된 문제들

 

▲ⓒpixabay

 

‘미스박’, ‘닭년’, ‘시집이나 가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등장한 표현들이다. 이 같은 여성폄하 표현에 대해 여성 집회참가자들을 불쾌함을 표현했고, 집회 주최 측 역시 이와 같은 발언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일부는 해당 사태의 주범이 여성이라고 여성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들에게 협력했던 재벌들을 비난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로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성과 남성​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때 아닌 여성혐오가 등장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이 여성인 것은 맞지만, 이 점이 여성혐오로 이어지는 건 옳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한 가부장적인 발상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몇 년 사이 성을 둘러싼 사건사고로 성 갈등이 고조됐다. 일례로 여성혐오로 발생됐던 강남역 살인사건은 많은 여성들의 분노를 불러왔고, 이에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운동이 전개되는 계기가 됐다. 반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했던 부산 지하철 여성 칸 도입 안은 남성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이는 역차별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는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와 메갈리아(이하 메갈) 간의 갈등이다. 지난 2010년 무렵 등장한 일베에 여성혐오가 노골적으로 게재되자 메갈은 ‘미러링’(반대로 따라하기)을 내세워 맞대응했다. 문제는 이들 간의 갈등이 남혐·여혐을 고조시켰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성에 대한 혐오는 자신과 다른 부분에 대해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며, 이 같은 흑백논리가 성에 대한 혐오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해당 커뮤니티 간의 갈등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한남충, 성게녀 등 모두가 대한민국 국적을 소지한 시민인데 왜 제 얼굴에 침 뱉기를 반복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성별을 떠나 상대 비하발언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 보기 안 좋다’라는 등 해당 커뮤니티의 도를 넘은 행태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도를 넘어선 성 비하발언에 대해 보다 엄격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특정 종교·인종·국적 등을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한 사람을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해 평균 2~3년간의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국회를 중심으로 성별이나 종교, 특정지역 등을 비하·모욕, 위협적 발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추진이 이뤄졌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는 여혐의 등장에 대해 “국내 여성인권은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지표에서 보자면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즉, 여성인권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관습에 익숙해진 남성들의 잘못된 인식과 경제적 어려움이 혐오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pixabay

 

성 갈등에 이어 계층 갈등까지 점차 심화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민 1,007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사회신뢰도와 공정성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응답자가 스스로 체감하는 경제적 계층에 대해 ‘중간층’이라는 응답이 4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하층(34.3%), 하층(9.6%), 중상층(8.5%), 상승(0.4%)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40.2%가 ‘중간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리고‘가능성이 낮다’는 29.0%, ‘매우 낮다’는 15.0%로, 국민 10명 중 8명은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계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 즉, 수저론이 공론화 된 것이다. 
 

  특히, 경제불황이 가져다 준 취업난으로 수저론이 더욱 심화됐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스펙이라고 하더라도 부모 인맥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흙수저와 금·은수저가 나뉘게 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금·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자녀는 이럴 것이라는 개인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 교수는 “불공정한 사회 행태는 사회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계층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최근 발생한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에서 보여줬던 시민들의 분노는 사회의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이기도 합니다. 원리·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사회가 구현된다면 계층 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될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성 갈등이나 계층 간의 대립은 나와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다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을 통해 나와 다름을 인지하고, 다름을 이야기해 나가는 것이 해당 갈등을 조금이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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