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열되는 비만 관련법규 논쟁
세계적으로 가열되는 비만 관련법규 논쟁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03.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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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세계적으로 가열되는 비만 관련법규 논쟁

국가적·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노력



 


 

소설 ‘돈키호테’를 지은 세르반테스는 ‘빵만 있다면 웬만한 슬픔은 견딜 수가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음식이 주는 위로와 중요성을 강조한 이 말은 오늘날 매체와 문화를 선도하는 ‘먹방’, ‘쿡방’ 열풍인 국내 현실에 어울린다. 지난 10년 사이, 국내 초고도 비만 인구는 2배를 뛰어 넘었다는 통계가 발표돼 화제가 됐다. 오늘날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그에 따른 관련 법규의 입법 절차가 논의되고 있다.




비만, 개인에서 국가의 문제로 확대돼

세계 각국에서 비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머물던 비만이 국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발전한 데에는 각국의 정치 및 경제 구조와 연관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비만 문제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어졌다.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롯해 과도한 스트레스, 편리함을 추구하는 생활양식 등으로 인해 한국도 비만 국가의 대열에 서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관리대책위원회가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도 비만율이 지난 2002년 2.6%를 기록한 데 비해 2012년에는 1.6배 증가한 수치인 4.2%를 기록했다. 오늘날에도 국내 고도 비만율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한 국가 및 개인의 비용 지출이다. 통계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지난 2009년 4,900억 원에서 5년이 지난 2013년에 7,200억 원이라는 증액된 수치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은 비만과 정크 푸드 등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법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식품과 농업분야의 보조금과 세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원을 많이 소요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식품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식문화를 개선해 나가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OECD는 고지방 음식, 정크 푸드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비만세 추진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이에 2014년 10월, 한국에서 출범한 비만관리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구성돼 국내 고도비만, 소아비만 등의 안건으로 비만 퇴치를 위한 홍보 캠페인을 펼쳐왔다.
 


▲비만관리대책위원회에서는 비만 예방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와 경제에 타격을 주는 비만 문제의 위험성

비만이 심장, 혈관 질환, 암 등 다양한 성인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사회적 통념이 된지 오래다. 비만의 위험성을 인지한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하고 국내의 대한비만학회에서도 만성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비만이 가져오는 국가적?경제적 손실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2015년 8월 개최된 국제 심포지엄 ‘아시아의 비만 실태와 관리전략’에서는 ‘한국인의 비만 관련 진료비 현황’이 발표됐다. 국내의 비만 관련 치료비용은 천문학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고혈압과 당뇨, 뇌졸중 등 비만 관련 질환에 투입되는 진료비는 2013년 기준으로  3조 7,000억 원에 달했다. 비만 자체에 대한 의료비용도 한 해 약 5억 원으로 나타나 향후 건강보험 진료비의 상당 부분이 비만 관련 질병 치료에 투입될 거라는 예측도 나왔다.
 
세계에서도 비만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명백한 국가적 타격으로 분류했다. 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비만 인구를 21억 명으로 추산했을 때, 비만 관련 경제적 손실은 매년 2조 달러(한화 2,340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인도의 연간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액수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의 경제적 손실이 흡연의 2조 1,000억  달러, 전쟁?테러의 2조 1,000억 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또한, 비만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문제로 붉어진다. 미국의 코넬리대학교 경제학과 존 콜리 교수는 비만인 사람이 채용과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도 한 해 40억 달러 이상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에서도 이와 비슷한 통계가 발표됐는데 비만 직장인과 일반 직장인 간의 임금 격차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 문제에 대처하는 각국의 움직임

세계 각국은 오늘날 비만에 대한 논의에서 그치지 않고 입법을 추진하거나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비만 국가인 미국은 각 주마다 편차는 있지만 당분이 함유된 음료나 패스트푸드에 판매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명 ‘비만세’를 적용해왔다. 뉴멕시코, 유타주에서는 ‘정크푸드세’, ‘소다세’로 불리기도 한다. 원주민 자치구역인 ‘나바호 인디언보호구역’에서는 2015년 4월부터 정크 푸드에 2%의 판매세를 붙이고 있다. 과일과 채소에 부과된 판매세 5%는 면세됐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탄산음료에 대한 퇴치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각 주마다 법률의 효용성 논란으로 폐지되거나 축소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행 중인 주도 존재한다. 유럽에서도 비만세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한 예로, 헝가리는 소금, 설탕, 지방이 함유된 가공식품에 부가세를 적용하는 ‘햄버거법’을 시행해 판매되는 제품 한 개당 10포린트(한화 40원)을 부과한다. 반면, 비만세에 대한 법률이 추진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 덴마크는 지난 2011년, 지방이 함유된 식품과 청량음료 및 주류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인접국가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등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 1년 만에 폐지됐다.
 
최근에는 비만세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국민을 위해 우회정책을 펴는 도시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뉴욕시는 ‘식품 조달법’을 통해 로컬푸드 및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구입하도록 장려했다. 관련 책임자는 공공투자를 받아 지역 내에 식품 공급량을 확대하고 음식의 질을 향상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도 올해부터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 ‘탄산음료’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탄산음료가 빠진 자리에는 생수나 무설탕 저칼로리 음료가 들어갈 예정이다. 높아져 가는 비만 인구를 대비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미래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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