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란 사람의 몸을 편하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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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준 기자
  • 승인 2013.02.23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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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를 파고들어야 세계 1등 기술이 나온다
[이슈메이커=박병준 기자]

[한국의 인물-가스센스연구부문]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종욱 교수

우리는 알루미늄 캔부터 전자제품,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매일 알루미늄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는데 공기 중의 습기에서 기인하는 수소성분이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종욱 교수와 연구팀은 이 문제해결을 위한 수소센서와 계측시스템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다. KAIST에서 열린 ‘EEWS 사업기획 경진대회 2012’에서 녹색기술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과학자라면 한 분야만 파고들어야 전문가가 되고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알루미늄 용탕용 수소센서와 계측시스템 개발
알루미늄은 반응성이 좋기 때문에 가열해서 녹이면 공기 중의 수분(H2O)에서 산소를 잡아내 알루미늄을 산화시키고 수소는 알루미늄 내부로 침투하게 된다. 침투한 수소는 알루미늄이 식어서 고체가 되어감에 따라 내부에 기포를 만들고 결국에는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게 된다. 알루미늄 제품 제조의 이러한 문제점을 착안한 박종욱 교수는 2002년도부터 미국에서 알루미늄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수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려면 남아 있는 수소를 계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 교수는  수소이온 전도체 튜브 안에 수소 기준물질을 집어넣어 튜브 바깥과 안쪽의 전압을 재는 방식으로 첫 번째 수소계측 센서를 만들었다. 튜브를 알루미늄 용탕에 집어넣고 튜브 안에서 발생되는 수소압력을 기준으로 튜브 바깥의 전압을 비교하여 수소가 얼마나 녹아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방법은 현재 독일의 FOSECO사가 상용화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 교수는 미국 켄터키에 있는 세계적인 기업 KB Alloys에서 제품 실전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수소계측센서 구조상의 문제로 실패를 맛봤다. 그는 가열되는 알루미늄의 온도가 700도를 넘으면 튜브의 밀봉이 깨져서 튜브 안의 수소가 새는 점을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장에서 문제를 직면해보니 실험실에서 연구한 것과는 차이가 있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700도로 가열된 튜브를 빼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소이온전도체라는 성질을 잃게 되어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를 추가로 말했다. 센서 하나가 50만원인데 50회 밖에 사용 못하는 점 때문에 이런 구조로는 어렵겠다고 생각한 박 교수는 튜브 안의 파우더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에서 개방된 구조의 공기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을 고안하여 Park-Rapp probe라 명명하였다. 그는 공기를 사용하면 밀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산소이온전도체와 수소이온전도체를 이종접합해서 수소이온전도체가 변질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박 교수는 50회 밖에 사용 못 하던 기존 센서와 달리 새로운 타입의 센서는 1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어서 기존보다 수명이 2배 이상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1만원이던 측정단가가 5천원 이하로 줄어들어서 생산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개발한 새로운 타입의 수소센서가 이번 ‘EEWS 사업기획 경진대회 2012’에서 녹색기술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 교수는 세계 최고의 국산제품 중 하나로 카오스라는 기업의 음주측정기를 개발에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 교수가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모바일센서IT융합 연구센터 MOSAIC 연구원들

 

 

1등을 만드는 것은 한 분야를 평생 연구하는 노력
박종욱 교수는 25년 동안 가스센서 연구에 박차를 가하였다. 센서가 재미있어서 연구한다는 그는 “앞으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제가 연구개발한 제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학자들이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과학자평가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논문으로 과학자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과학자들을 연구가 아니라 논문만 쓰다가 은퇴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으로만 과학자를 평가하니까 연구를 하고도 상업적인 결과가 나오지를 않습니다. 연간 15조 이상이 국가예산에서 연구비로 책정되는데 결과가 없으니 다 낭비하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박 교수. 또한 그는 과학기술은 1등이 아니면 인정을 못 받는 것이라며 과학자는 한 분야 연구를 계속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 교수의 가스센서 연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모바일센서IT융합 연구센터 MOSAIC의 센터장으로 스마트폰 기반 자가 건강·환경 진단 종합 솔루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그의 끊임없는 연구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키고 있다. 이공계 연구는 사람의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는 박 교수. 그의 말처럼 과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취재/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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