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구별을 무대로 83가지 꿈을 이뤄가는 ‘쾌락주의자 유목민’
[단독]지구별을 무대로 83가지 꿈을 이뤄가는 ‘쾌락주의자 유목민’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3.02.2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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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면 당신의 인생은 ‘명작’이 된다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Special Interview

 

김수영 작가
 

지구별을 무대로 83가지 꿈을 이뤄가는 ‘쾌락주의자 유목민’

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면 당신의 인생은 ‘명작’이 된다

 

 

 

 

‘인생의 3분의 1은 한국에서 살았으니 다음 3분의 1은 세계를 돌아다니고, 마지막 3분의 1은 가장 사랑하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김수영 작가. 런던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2007년부터 세계 매출 1위 기업 ‘로열 더치 쉘’ 영국 본사에 입사해 연 800만 달러의 매출을 책임지는 카테고리매니저로 근무한 그녀는, 지난 7년간 70여 개국에서 46가지의 꿈을 이뤄왔다. 2010년 출간된 그녀의 73가지 꿈 리스트를 담은《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에 대한 영감을 심어주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2011년 6월부터 365일 동안 25개국을 여행하며 365명의 삶과 꿈을 담은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한 그녀의 현재 꿈 리스트는 83가지로 늘어났다.

 

 

‘골든벨 소녀’로 유명한 김수영 작가는 중학교도 중퇴한 소위 ‘문제아’였다. 검정고시로 1년 늦게 실업계인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해 1999년 실업계고 최초로 골든벨을 울리고 연세대에 당당히 합격하면서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연세대 졸업 후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입사했지만 몸에서 암 세포가 발견된 그녀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을 쭉 써내려갔고,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꿈의 파노라마’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꿈의 파노라마’ 365명의 꿈을 담다

 

 

365명의 삶과 꿈을 담은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과거 90년대 노래 가사 중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노랫말이 있어요. 저는 이 말을 조금 바꿔서 ‘네가 너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고 표현하거든요. 이 말처럼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학교 누구, 어느 회사의 누구라고 자기 자신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마다 자기 자신의 고유한 색깔과 특징이 있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지난 1년 동안 365명의 꿈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에게 물어본 첫 번째 질문이 ‘당신은 누구십니까?’ 였어요. 그렇게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묻고 꿈을 나누는 여정을 떠났던 겁니다.”

 

 

그럼 수영씨께도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김수영씨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마케터이자, 기업가이자, 작가이자, 여행가이자, 사진작가이자, 아티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요가 강사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인도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라는 점입니다(웃음). 하지만 이 많은 수식어 중에서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수식어는 ‘지구별을 무대로 83가지 꿈을 이뤄가는 쾌락주의자 유목민’이예요.

 

 

외국에 나가 ‘꿈의 파노라마’를 진행하다 보면 국내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점도 많이 느낄 거라고 생각됩니다.

“네. 인도에서 꽃을 파는 소녀를 만났어요. 그 소녀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더니 ‘빵과 우유’라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제가 빵과 우유는 꿈이 아니다, 너의 꿈이 무엇이냐고 되물었지요. 그랬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또 같은 대답을 내놓더라고요. 그 친구에게는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없는 ‘생존’ 자체가 꿈이었어요. 많은 이들이 이 소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까워 하지만 저는 그들도 그 소녀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다 보니 결국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꿈은 잊어버리는 거죠. 꿈이라는 것은 ‘나의 존재의 실현’이지 생존이 아닙니다. 당시 그 소녀를 보면서 이런 부분을 많이 느꼈어요.”

 

 

‘꿈 전도사’가 말하는 ‘꿈 이야기’

 

 

수영씨가 생각하는 ‘꿈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꿈은 인생의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방향이라는 것은 ‘시작점’과 ‘종착점’이 있다는 얘기에요.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이고 내가 꾸는 꿈이 종착점인데,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래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반기문 같은 UN사무총장이나 오바마 같은 훌륭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런 대답은 저 멀리 건너편만 희미하게 보이는 큰 강을 건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건너가는지 몰라서 그냥 허우적거리다가 마는 것이지요. 꿈은 인생의 방향입니다. 자기 자신을 알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꿈의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들이대야 합니다. 사실 제가 ‘골드만삭스’나 ‘로얄 더치 쉘’ 같은 세계적인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도 한두 번 노력해서 된 것이 아니에요. 100번 정도 도전한 결과거든요. 들이대다 보면 100번에 한 번 정도는 기회가 주어져요. 제 꿈 중에 하나가 발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였잖아요. 그것도 발리우드 영화계의 거장 ‘야시 초프라’의 영화에요. 전 그때 인도에 무작정 날아가서 100명에게 들이대자는 각오로 현지의 여러 영화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했죠. 결국 저는 야시 초프라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꿈을 이뤘는데, 100명에게 들이댄 결과 단 하나의 끈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꿈을 꾸고 싶은 많은 이들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저의 어머니가 저에게 원한 최선의 미래는 여수 공장에 취직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꿈꾸는 세상은 훨씬 더 자유로운 것이었지요. 저는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나’라는 사람이 먼저 되고 싶었어요. 어미새가 아무리 알을 품어도 결국 알을 깨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누군가가 ‘내 알’을 깨주기만 바란다면 계란 프라이나 메추리알, 장조림 밖에 안 되는 거예요.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여러분을 둘러싼 알을 깨뜨리고 나와야만 한 마리 새가 될 수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나 자신이 선택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모님 말만 듣지 말고 좀 ‘개겨’ 보세요. 괜찮아요. 아무도 안 죽습니다(웃음).”

 

 

누군가는 꿈을 꾸고 싶어도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꿈을 찾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그럼 이렇게 대답해요. “삽질을 좀 해봐(웃음).” 저도 제가 원하는 걸 찾기까지 10년 동안 삽질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20여개의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렇게 번 돈으로 호주 교환학생으로 가서 호주에서 김밥사업도 추진했었어요. 20여 개국으로 배낭여행을 하며 갖은 고생을 다했고요. 하지만 저는 그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 자신을 만났고 세상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펙을 쌓기 위한 교육비에 돈을 많이 지출하시는데 저는 그 돈으로 여행을 가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냥 보고 듣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배낭을 메고 직접 의식주를 해결하며 봉사활동 등과 같이 체험하는 여행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가만히 있는데 내가 뭘 원하는지 찾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계속 삽질을 하다가 보면 땅 속에 석유가 있을 수도 있고 다이아몬드 원석이 있을 수도 있어요.”

 

 

자신의 인생을 명작으로 만들다.

 

 

과거 방황의 시기를 뒤로 하고 실업계고 최초로 골든벨을 울리는 ‘골든벨 소녀’로 전국에 알려지게 됩니다.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고등학교 시절 신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관한 기사를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제가 전투적으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생사의 현장을 오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기자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기자가 되어서 세상의 변화를 알려줘야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이었지요. 당연한 얘기지만 기자가 되려면 대학을 가야 했고, 대학을 가려면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래서 고1때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하는 공부라 그런지 쉽지 않았어요. 문제집 살 돈도 없어서 쓰레기통에서 주워오고 그랬거든요. 머리위로 축구공이 날아다니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에 대한 열정이 생기니까 공부가 되더라고요. 여러 과정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했던 것은 ‘흔들리지 않는 목표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도 수영씨는 ‘골드만삭스’에 입사하는 등 자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셨어요. 무엇이 그렇게 수영씨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주나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동아일보에서 인터넷 기자를 하면서 첫 번째 꿈을 이뤘지만 그 후에 꿈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보면 인생의 방향이 많이 바뀐 것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가 꿈이 있던 시절과 없던 시절의 삶은 확 달라졌습니다. 꿈이 없던 시절에는 방향이 없었지만 삶의 방향이 생기고 나니 점점 더 나아지는 거예요. 삶이 진보하는 그런 변화가 있었거든요. 꿈은 하나인 것보다 많은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꿈을 꾸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큰 꿈 하나만 가지고 있으며 막막하지만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으면 그 꿈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줄 거예요. 그렇게 한걸음씩 내딛는 걸음이 꿈을 하나씩 이루는 과정이고, 결과적으로 더욱 큰 꿈에 도달 할 수 있는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수영씨를 멘토로 삼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네. 평소에도 메일이나 SNS 멘션을 통해 그런 질문들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는 질문들에는 온갖 구구절절한 불평불만들이 있습니다. 그 불평불만을 떠나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남들과 다른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무엇인지, 그것에 대해 어필을 해야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 대화가 되는 겁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자신의 멘토가 되어주길 원한다면,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강하게 어필하고 다가가야만 그런 관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꿈에 대한 수영씨만의 진솔한 생각을 전해주세요.

“전 세계 70개국을 다니다 보니 세상에는 많은 아픔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햇빛이 들지도 않는 슬럼가 2평 남짓한 공간에서 한 가족이 살기도 하고, 나라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에 반해 우리는 의식주 걱정 없이 잘 살면서 나에게 닥친 어려움이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처럼 생각을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한 권의 책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구에는 70억 권의 책이 있는 거예요. 그중에 어떤 책들은 명작이 되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가 되겠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화한 어머니와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 공부 열심히 해서 잘 먹고 잘살다가 죽었다’ 이런 책들의 작가가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은 재미가 없어요. 살다보면 내가 원치 않는 시련의 순간들이 오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그 시련의 순간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서 거기서 명작과 졸작이 판가름이 나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삶의 비극이 닥치지만 그 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고, 실패를 승리로 만드는 과정이 있을 때 인생은 비로소 명작이 된다고 생각해요. 죽기 전에 ‘나의 인생’이란 책이 출간됐을 때 명작이 되려면 변명을 줄이세요. 그래야 나중에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꿈은 꼭 써야 이뤄집니다. 글로 쓴 꿈은 스스로와의 ‘인생 계약서’와 마찬가지에요. 지금이라도 여러분들의 꿈을 써 보시고 크게 한번 외쳐 보세요. 나의 꿈은?! 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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